캐나다 | 거래 끊기고 매물 쌓여… 메트로 밴쿠버 주택 시장 냉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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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기 어려워졌다”…임대 수익 악화에 투자자도 이탈
금리 낮지만 매수 주저…2025년 봄 시장, 예년과 다른 흐름
메트로 밴쿠버 주택 시장에 제동이 걸렸다. 2025년 4월 거래량은 예년보다 크게 줄었고, 시중에 나온 매물은 최근 7년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수요는 줄었는데 공급만 쌓이면서 시장이 정체되고 있다.
레니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4월 주택 거래량은 1월 대비 34% 증가에 그쳤다. 과거 10년간 평균 증가율인 79%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계절적으로 봄에는 거래가 늘어야 하지만, 올해는 예외였다.
미국과의 통상 갈등, 연방 자유당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연방 선거를 둘러싼 불안감 등이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낮은 금리도 수요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거래는 줄었지만 매물은 계속 늘고 있다. 레니에 따르면, 현재 메트로 밴쿠버에는 약 1만6,000세대의 신규 및 분양 주택과 2만4,000세대의 기존 주택이 매물로 나와 있다. 총 4만 세대에 달하는 물량이 시장에 쌓인 것이다.
예전에는 콘도 한 세대가 1~2주 만에 팔리곤 했지만, 이제는 2~3개월이 지나도 거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도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분양을 앞둔 프로젝트들은 자금 부족으로 착공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신규 분양 단지들도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 이미 공사가 끝난 주택을 팔지 못하면,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다음 사업으로 넘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재고가 남은 상태로는 다음 프로젝트에 착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광역 밴쿠버 부동산협회는 지금이 매수자에게 유리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낮은 금리와 넘치는 공급 덕분에, 원하는 조건에 맞춰 협상할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UBC 소더 경영대학원의 탐 데이비도프 부교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매수자가 여유가 있다면 호가보다 5~15% 낮은 가격을 제안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레니의 라이언 벌린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가격은 전반적으로 정체 상태”라고 밝혔다. 일부 개발사는 가격을 조정하고 있지만, 전체 시장이 급락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벌린 씨는 향후 주택 시장 회복의 조건으로 정치와 경제의 안정성을 꼽았다. “캐나다의 경제 방향과 미국과의 통상 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는, 매수자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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