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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뉴스 | '뽀빠이 아저씨' 이상용 81세로 별세…"병원 다녀오던 중 쓰러져"

중앙일보 기자 입력25-05-09 10:46 수정 25-05-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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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이상용은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신했다. [중앙포토]



근육질 팔을 자랑하던 ‘뽀빠이 아저씨’, 방송인 이상용이 9일 오후 2시 30분께 별세했다. 81세. 소속사 이메이드 관계자에 따르면 이상용은 이날 서울 서초구 자택 인근에 있는 병원에 다녀오던 중에 쓰러져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세상을 떠났다. 관계자는 “전날에 같이 행사를 다녀오며 감기 기운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날 줄은 몰랐다”고 중앙일보에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고인은 1944년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 도둔리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문사 기자였던 아버지가 일제 말기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 집을 떠난 사이에 임신을 알게 된 어머니가 어렵게 키웠다고 전해진다. 가난한 집에 자라 3세 때 문고리를 잡고, 5세 때 겨우 걸음마를 했을 정도로 약골이었다.


병약한 고인이 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11세 때 삼촌이 건넨 아령이었다. 가방에 도시락은 없어도 아령은 챙겨 다녔을 정도로 운동에 진심이었다. 이후 고등학교 때 보디빌딩을 시작해 ‘미스터 대전고’를 수상했고 고려대에 진학한 후엔 ‘미스터 고대’에 등극했다. 고려대 응원단장으로 활동했다.


2019년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고인은 “60년이 넘도록 하루 두 시간 운동을 거른 적이 없다. 어지간한 거리는 차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닌다. 술, 담배, 커피도 태어나 단 한 번도 입에 대지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약하게 태어난 내가 가장 건강한 뽀빠이가 됐다는 건 정말 뿌듯한 일”이라고 밝혔다.


데뷔는 1971년 CBS 기독교방송이다. 이후 1973년 MBC ‘유쾌한 청백전’의 보조 MC로 출연해 건강한 외모와 패기 있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1974년엔 KBS 어린이 프로그램 ‘모이자 노래하자’를 진행하면서 본격적으로 ‘뽀빠이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고 인기를 누렸다.


고(故) 송해에 앞서 KBS ‘전국 노래 자랑’ 사회(1985~1986년)를 맡기도 했다. 송해 장례식에서 고인은 중앙일보에 “국보를 도둑맞은 기분이다. 데뷔했을 때 내게 ‘키 큰 사람 이기는 법은 책 보는 거다, 머리로 이기자’ 하셔서 여태까지 책 읽게 해주신 분”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MBC 병영 위문 프로그램인 ‘우정의 무대’는 1989년부터 횡령 누명 사건이 벌어진 1996년까지 진행했다. “뒤에 계신 분은 어머니가 확실합니다”, “고향 앞으로” 등의 유행어를 만들며 대한민국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고인의 횡령 의혹은 큰 충격이었다. 고인이 설립한 심장병 어린이 수기집 출판·후원 단체인 ‘뽀빠이 훼미리’, 불우아동을 돕는 ‘어린이보호회’(현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등에서 횡령을 했다는 이유로 누명을 썼다가 3개월만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이상용은 억울함과 충격에 미국으로 건너가 하루 14시간씩 관광버스를 타는 여행사 관광가이드로 일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그의 입담에 관광객이 크게 늘었지만 “국민이 당신을 보고 싶어 한다”는 아내의 설득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엔 시골에서 논일과 밭일을 하며 일당 2만5000원씩을 벌었다. 고인은 인터뷰에서 아내와 아이들을 건사하기 위한 가장의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회상했다.


방송에 복귀한 후엔 개그우먼 문영미와 음반 ‘이상용의 폭소열차’(1999)를 발매했고, 지방 방송국의 여러 음악프로그램 MC를 맡으며 활동을 이어갔다. 2009년엔 무대가 그리운 65세 이상 원로 가수 24명으로 구성된 ‘뽀빠이 유랑극단’을 창단했으며, 2019년엔 유튜브 채널 ‘뽀빠이 이상용TV’를 개설해 일상 영상도 몇 차례 공개했다.


선행도 꾸준했다. 외출할 때마다 1000원짜리 100장을 챙겨 폐지 줍는 어르신에 용돈을 드리는 것이 일상이라고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으며, 환우를 위해 1800만원을 조건 없이 지원한 일화도 알려졌다.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밝힌 고인의 마지막 꿈은 ‘너희가 100세를 알아?’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100세 건강을 전파하는 일이었다.


고인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 횡령 사건으로 입원했을 땐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위로를 받았고 평소엔 ‘돈이 없어도 비굴하지 말고 돈을 벌어도 건방지지 말라. 친구가 다 떠나도 외로워하지 말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성내지 말라. 돈을 다 잃어도 애달파하지 말라. 아침에 눈 뜨면 살아 있음에 감사하라’고 스스로를 위해 기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1호실에 차려질 예정이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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