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홍역으로 딸 잃은 어머니… "이건 남 얘기가 아니다"
관련링크
본문

홍역 백신 기피 속 사망 사례…“내 딸은 95% 안에 없었다”
10년 뒤 찾아온 치명적 뇌질환…의식 잃고 끝내 숨져
면역 취약층, 치명적 합병증 위험…의사들 “집단면역 시급”
생존자도 후유증 평생 지속…“백신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캐나다 전역에서 홍역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 어머니가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절실히 호소하고 있다. 딸을 잃은 경험이 너무도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레베카 아처 씨는 딸 르네의 물건이 놓인 선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르네는 생후 5개월이던 2013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홍역에 감염됐다. 당시 백신을 맞을 수 없는 나이였고, 유행을 피할 방법도 없었다.
병원 치료 후 회복된 르네는 이후 10년간 아무 문제 없이 성장했지만, 바이러스는 뇌 속에 남아있었다. 10년 뒤, 발작 증상이 나타났고 말을 잃고, 음식을 삼키지 못하고, 의식마저 사라졌다. SSPE라는 드문 합병증이었다. 치료법도 없고 대부분 사망에 이른다. 결국 르네는 생명유지장치를 끄는 결정 끝에 세상을 떠났다.
현재 캐나다 전역에서 홍역이 다시 확산 중이다. 팬데믹 이후 백신 접종률이 낮아졌고, 앨버타주에서는 3월 이후 313건, 사스카츄완주는 지난주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온타리오주는 올해만 1,453건을 기록했다. 대부분 백신 미접종자다.
SSPE는 홍역 10만 건 중 10건 이하로 드물지만, 15개월 이전 감염자에겐 발병률이 609명 중 1명꼴로 올라간다. 대부분은 발병 후 수개월 내 사망한다.
홍역은 고열과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하게 시작되지만,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뇌염, 폐렴, 청력 손실 등 합병증 위험이 높다.
생존자라고 해서 모두 건강을 회복하는 것도 아니다. 미국 미주리주의 바버라 레온하르트 씨는 1950년대 백신이 없던 시절 홍역에 감염돼 한 달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 다시 걷기까지 수개월이 걸렸고, 지금도 근육 약화로 고통받고 있다.
아처 씨는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접종률이 최소 95%는 돼야 하지만, 우리는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우리 아이는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이야기를 전하는 이유는 다른 부모가 같은 일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고 호소했다.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