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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뉴스 | 한밤 괴성에 뿔로 위협, 결국 총 들었다…안마도 꽃사슴 습격사건

중앙일보 기자 입력25-05-09 17:44 수정 25-05-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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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안마도 주민 3명이 녹용 채취를 목적으로 섬에 들여온 사슴 10마리가 야산에 버려진 뒤 개체수가 1000여 마리까지 늘어나면서 밭작물과 묘지 등을 파헤치는 등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영광군




폭발적인 번식력으로 주민들을 위협해온 꽃사슴이 총기 포획이 가능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된다. 야생화된 사슴떼로 인해 인적·물적 피해를 호소해온 자치단체들은 사슴에 대한 포획 시기와 규모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9일 전남 순천시·영광군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야생생물법 시행령 개정안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면 단체장의 허가를 받고 총기 등을 이용해 포획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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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안마도 주민 3명이 녹용 채취를 목적으로 섬에 들여온 사슴 10마리가 야산에 버려진 뒤 개체수가 1000여 마리까지 늘어나면서 밭작물과 묘지 등을 파헤치는 등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영광군



주민 6배 ‘937마리’…무덤 파헤친 ‘안마도 사슴’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게 된 계기는 ‘안마도(鞍馬島) 사슴’ 사건이다. 1985년 주민 3명이 녹용 채취용으로 기르던 사슴이 야산에 버려진 후 개체 수가 90배 이상 불어났다. 1990년대 녹용 수요 감소로 방사된 10여마리가 지난해 말에는 937마리까지 늘어난 상태다.


섬에 유기된 사슴떼는 지난 40여년간 안마도를 위협해왔다. 야생화된 사슴이 수십마리씩 무리를 지어 다니며 섬 곳곳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사슴들은 온갖 농작물과 산림을 짓이겨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무덤까지 파헤쳤다.


안마도 주민들은 “사슴들이 밭작물을 마구 짓이기거나 먹어대는 바람에 사실상 농사를 포기한 상태”라고 했다. 여의도 면적(2.9㎢)의 두 배인 5.8㎢ 섬에 사슴의 천적이 없는 것도 개체 수 증가에 한몫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무리는 바다를 헤엄쳐 인근 섬에서까지 번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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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괴성·뿔로 위협 “40년간 횡포”


사슴이 야행성 동물이라는 점도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했다. 밤마다 수십마리씩 뛰어다니며 괴성을 지르는 바람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사슴 무리를 길에서 맞닥뜨릴 때면 날카로운 뿔로 주민을 위협하는 일도 벌어졌다.


섬 주민 150여명은 사슴떼의 횡포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축산법상 사슴은 ‘가축’으로 분류돼 임의로 포획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축은 정해진 도축 절차에 따라야 하고, 동물보호법에 따라 사냥도 금지돼 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2023년 7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권익위는 무단으로 유기한 가축 처리에 대한 제도 개선을 권고했고, 환경부는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다. 현재 국내에선 멧돼지와 고라니, 가마우지 등 18종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연내 야생생물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야생동물포획단을 활용해 꽃사슴을 포획할 방침”이라며 “사슴을 안전하게 섬에서 반출할 수 있도록 가축 전염병 검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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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단지에 출몰한 사슴떼. 뉴스1



사슴떼, 아파트단지까지 출몰


순천시도 환경부의 유해야생동물 지정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용당동의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큰 뿔이 달린 사슴이 출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천 사슴은 2010년대 초반 농장에서 탈출한 4마리가 봉화산에서 번식하면서 개체 수가 60∼70마리로 늘어났다.


순천시에 따르면 사슴들은 봉화산 둘레길 주변을 한가롭게 돌아다니거나 인근 동천까지 내려오기도 한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둘레길을 걷다 운이 좋으면 사슴도 만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반면 상당수 시민들과 누리꾼 등은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되는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는 반응이다. 꽃사슴은 평소 온순하지만 짝짓기 시기 등에는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데다 차량 로드킬 등에 대한 우려도 높다.


‘사슴 난동’ 소방대원 부상…수원 2명 중경상


앞서 순천에서는 2023년 4월 봉화산 인근에서 사슴이 난동을 부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어깨와 무릎 등에 상처를 입었다. 경기도 수원에서는 지난해 11월 사슴이 시민 2명을 습격해 중경상을 입히기도 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야생생물법 개정안 시행 등이 확정되면 용역과 자문 등을 거쳐 포획·관리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순천은 ‘생태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한 만큼 일방적인 소탕보다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영광=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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