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메트로 밴쿠버 21개 도시 "6개로 합치자" 재점화
관련링크
본문

출처=Metro Vancouver
하코트 전 수상, 써리-화이트락 등 통합 제시
세금·임금 문제에 정치인 반발… ‘산 넘어 산’
“정체성 훼손” vs “행정 효율”…찬반론 팽팽
마이크 하코트 전 BC주 수상이 메트로 밴쿠버 내 21개 지방자치단체를 6~8개로 통합하는 파격적인 행정구역 개편안을 제안하면서, 수년간 잠잠했던 광역 밴쿠버 통합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행정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찬성론과 지역 고유의 정체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반대론이 맞서며 격론이 예고된다.
이번 통합론은 최근 메트로 밴쿠버의 방만한 운영 실태를 지적한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하코트 전 수상이 제시한 구체적인 통합 시나리오에는 △써리-화이트락 △랭리 시-랭리 타운십 △메이플릿지-핏 메도우즈 △트라이시티(코퀴틀람, 포트코퀴틀람, 포트무디)-앤모어-벨카라 △노스쇼어 전체(보웬 아일랜드, 라이온스 베이 포함)를 각각 하나의 도시로 묶는 방안이 포함됐다.
하코트 전 수상의 제안을 넘어, 일각에서는 더욱 과감한 통합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델타, 써리, 화이트락, 랭리, 애보츠포드를 묶는 ‘사우스 오브 프레이저’시, 밴쿠버와 버나비, 뉴웨스트민스터를 통합하는 ‘메가 밴쿠버’시 등이 그 예다.
하지만 이러한 청사진이 현실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현실적인 장애물은 세금 문제다. 상대적으로 재산세율이 낮은 지역의 주민들은 세율이 높은 지역과의 통합에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수십 명의 시장과 시의원들이 자리를 잃게 된다는 점도 통합의 걸림돌이다. 예를 들어 ‘사우스 오브 프레이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6명의 시장과 46명의 시의원은 단 한 명의 시장과 10~14명의 시의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현직 정치인들의 거센 반대가 불 보듯 뻔한 대목이다.
또한, 통합 시너지를 통한 예산 절감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기 다른 지자체 소속 공무원 노조의 임금을 통합 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맞춰주는 ‘임금 평준화’ 과정에서 인건비 부담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 반대론의 가장 주된 근거는 각 도시가 수십 년간 쌓아온 고유한 역사와 정체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이에 대해 찬성론자들은 이미 써리 내에서도 왈리와 사우스 써리의 특성이 다른 것처럼, 대도시 내부의 동네별 격차가 크기 때문에 행정 경계는 인위적인 선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결국 행정구역 통합 논의는 행정 효율성이라는 실리와 지역 정체성 보존이라는 명분 사이에서 어떤 가치를 우선할 것인지에 대한 지역 사회의 깊은 고민과 합의가 필요한 문제로 귀결될 전망이다.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