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애보츠포드 총기 업체, 수단 내전 무기 공급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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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캐나다 외교부 정책 준수" 구체적 답변 회피
2004년부터 수단 무기 금수… "수출 후 모니터링 약해"
수단에서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혐의를 받는 민병대 신속지원군(RSF)의 손에 캐나다 총기 제조업체의 로고가 새겨진 무기가 들려있는 것이 확인됐다.
2023년 4월 발발한 수단 내전은 의료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세계 최대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했다. 이 분쟁으로 약 15만 명이 사망하고 1,200만 명 이상이 실향민이 된 것으로 추산된다.
수단군의 마지막 보루였던 다르푸르 지역 엘파셰르는 인종 청소 혐의를 받는 RSF에 500일 넘게 포위되었다가 지난 10월 26일 함락됐으며, 이후 민간인 학살 보고가 뒤따랐다.
온라인에 게시된 여러 사진을 검증한 결과, RSF 전투원들의 손에서 BC주 애보츠포드에 본사를 둔 총기 생산업체 '스털링 크로스 디펜스 시스템스(Sterling Cross Defense Systems)'의 로고가 박힌 소총이 발견됐다. 늦어도 2023년부터 이 회사의 'XLCR' 저격용 소총이 수단 전역의 전투원들 손에 들려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인됐다.
수단 내 위치를 특정하거나 현지 휘장 및 위장 무늬 대조를 통해 검증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특히 탄창 삽입구 바로 위에 새겨진 독특한 스털링 크로스 로고 디자인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2024년 10월 5일 수도 하르툼 전투 당시 RSF가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한 영상에는, 한 전투원의 어깨에 걸쳐진 현대식 정밀 소총에서 스털링 크로스 로고가 선명하게 포착됐다. 날짜가 명시되지 않은 또 다른 인스타그램 사진에도 사막 위장복을 입은 RSF 전투원이 동일한 로고의 소총을 들고 있었다. 현재까지 스털링 크로스 로고가 등장하는 사진이나 영상은 최소 9건이 확인됐다.
스털링 크로스는 수단에서의 활동 내용이나, RSF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의심 국가에 무기를 팔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회사는 캐나다 외교부의 정책과 수출입 허가법을 지킨다고만 밝혔다. 캐나다 외교부도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2008년에 설립된 스털링 크로스는 처음엔 해외 군대에 무기를 중개하는 회사로 시작했다. 2011년부터는 민간용 시장에 진출해 소총과 탄약을 생산하면서도 중동 등과의 해외 거래를 이어왔다. 이 회사는 2017년까지 캐나다 국방부에 약 18만9,000달러 상당의 탄약을 납품하기도 했다. 문제가 된 ‘XLCR’ 소총은 2019년부터 만들어졌으며, 당시 회사 인스타그램에는 수단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로고가 새겨진 소총 77정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수단 분쟁에서 외국 무기의 확산이 전쟁을 장기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터키와 이란의 드론 외에도 미국, 영국, 캐나다의 부품이나 완제품 무기가 UAE를 통해 RSF의 손에 들어갔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캐나다는 2004년부터 수단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분쟁 연루 단체에 대한 제재도 가하고 있다. 스털링 크로스 소총의 수단 유입 경로는 불분명하지만, UAE 등이 캐나다 장비를 우회 수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캐나다는 RSF를 지원하는 UAE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무기와 시스템을 수출하며, UAE는 자체 방위 산업이 취약해 수입 무기로 이 지역 민병대를 지원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캐나다 회사 '스트레이트 그룹'이 생산한 장갑차가 수단에서 RSF에 의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으나, 2012년 이 회사가 UAE에 공장을 열면서 캐나다 생산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규제를 피했다.
2019년 캐나다는 국제무기거래조약에 가입해 무기 수출 허가 규정을 강화했으나, 여전히 수출 추적 시스템에 구조적 허점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류상 규칙은 엄격하지만, 무기가 일단 출고된 후 모니터링이 약하고 중개인을 통할 경우 최종 사용처 추적이 불투명해진다는 것이다.
무역 데이터 플랫폼 임포트지니어스를 통해 캐나다, UAE, 수단 간의 수출 기록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자료는 없었다. 캐나다는 미국과 달리 세부 무역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이런 불투명한 구조가 기업의 책임을 약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 법에는 UAE를 ‘통제 대상국’으로 지정하거나, ‘중개인 통제 목록’을 통해 재수출 조건을 붙이는 등의 방법이 있다. 하지만 UAE가 해외 유령 회사를 통해 지원을 보내는 방식을 쓰고 있어, 이런 제도가 실제로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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