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organize'가 'organise'로… 카니 총리의 '수상한' 영국식 철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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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장·사적 위원회 공식 표기와도 충돌… "총리실 입성 첫 주부터 지시"
'유럽화' 정책에 옥스퍼드·영국 시민권 배경… 뿌리 깊은 '영국 사랑'
2025년 연방 예산안에서 때아닌 '철자법 논란'이 불거졌다. 마크 카니 총리의 지시로 'organize'가 'organise'로, 'harmonize'가 'harmonise'로 바뀌는 등 미국식 'ize' 어미가 영국식 'ise'로 전면 교체된 것이다.
492페이지 분량의 이번 예산안은 캐나다의 기존 관행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캐나다 영어는 전통적으로 'colour'(영국식)와 'analyze'(미국식)를 혼용하며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예산안은 오직 영국식만을 고집했다.
이러한 표기는 캐나다 권리 및 자유 헌장의 'recognize' 표기나, 캐나다 사적 및 기념물 위원회가 관리하는 2,000여 개 기념물의 'authorized' 표기와도 충돌한다. 심지어 2017년 정부 공식 '언어 포털'이 캐나다 표준으로 'organize' 등 미국식 'ize'를 채택한다고 명시한 내용과도 어긋난다.
이러한 변화는 카니 총리의 개인적 성향과 정치적 지향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유당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총리실 입성 첫 주부터 모든 공식 서한에 영국식 철자와 "격식 있는 정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에는 7년간의 영란은행 총재 경력, 옥스퍼드 대학 수학, 영국 태생의 아내, 영국 시민권 취득, 새빌 로 정장 애용 등 그의 뿌리 깊은 '영국 애호' 성향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카니 총리는 2021년 저서에서도 영란은행 본사를 "대영제국 수도의 스타일"이라 칭하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또한 캐나다를 유럽연합(EU) 궤도 안으로 편입시키고 '유로비전 참여'까지 모색하는 등 전반적인 '유럽화' 정책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적대적인 미국 행정부에 맞서 공식 언어의 '탈미국화'를 시도하는 정치적 항의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미국으로부터의 문화적 독립을 위해 영국의 문화적 종속성을 강조하는 것은 다소 아이러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캐나다 영어 철자법은 영국식과 미국식이 섞여 있어서 일관성이 없다고 여겨진다.
대중의 인식과 달리 캐나다 영어가 항상 미국화의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100년 전 널리 쓰이던 미국식 'honor'는 2000년대 들어 영국식 'honour'로 거의 대체되었으며, 'jewelry' 같은 단어는 당시의 대미 감정에 따라 사용 빈도가 오르내리기도 했다.
한편, 철자 논란과는 별도로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두고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보수당 대표 피에르 폴리에브는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이번 적자가 역사상 가장 크고 부담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 주장은 기본적으로 사실이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물가 상승률을 조정한 수치로는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 시절이 더 심각했다. 1984년 트뤼도 정부의 380억 달러 적자는 2025년 가치로 환산 시 1,020억 달러에 달하며, 당시 국내총생산(GDP)의 8%를 차지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마지막 해의 적자는 25억 달러(현재 가치로 약 450억 달러)로, 2025년 예산안의 780억 달러보다 금액은 적지만 당시에는 GDP의 20%에 달해 경제 부담은 지금보다 훨씬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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