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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전과자 새 출발 돕는 '사면 지원금' 전액 삭감… 현장 '혼란'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25-11-08 11:07 수정 25-11-0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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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0만 달러 지원 내년 3월 종료… 18개 단체 프로그램 중단 위기


"취업·주거 차별"… 범죄 기록에 발목 잡힌 사람들 '시름'


범죄 이력을 지우고 사회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을 돕던 연방 정부의 사면 신청 지원금이 내년 3월 전액 삭감될 예정이다. 2022년부터 전국 18개 비영리단체에 2,220만 달러를 지원해 온 이 프로그램이 중단되면서, 범죄 기록으로 인한 차별에서 벗어나려던 사람들과 이들을 돕던 단체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이번 결정으로 현장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BC주 존 하워드 소사이어티는 이 지원금으로 한 번에 200명 이상을 돕는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었지만, 지원이 끊기면서 수요가 계속 늘고 있음에도 프로그램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레이터 밴쿠버 엘리자베스 프라이 소사이어티도 연방 기금이 끊기면 사면 신청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범죄 기록이 있는 이들은 일자리, 주거지, 교육 기회를 찾는 데 있어 광범위한 차별에 직면한다. 사면은 법정 기간 동안 재범 없이 성실히 생활한 이들의 기록을 가려줘 사회 복귀를 돕는 핵심 장치다.


연방 정부가 2022년 신청 수수료 자체를 약 650달러에서 50달러로 크게 낮췄지만, 신청서 작성과 각종 서류 발급에 드는 부대 비용은 여전히 250달러에서 500달러 사이다. 한 지원 단체 관계자는 "일부 신청자들은 보조 주택조차 감당할 수 없어 쉼터에 거주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수백 달러의 부대 비용은 여전히 거대한 장벽이라고 현실을 전했다.


지원이 다시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묻자, 연방 공공안전부는 공정하고 접근하기 쉬운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내놨다. 하지만 2025년 연방 예산안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정부의 태도는 프로그램의 실제 성과와는 다르다. 캐나다 가석방 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추가 예산이 지원된 뒤 사면과 기록 정지 건수가 실제로 늘었다. 1970년 이후 59만 6천 명 이상이 사면을 받았고, 이 중 95%는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사회에 잘 정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지원 단체들은 자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기 위해 기록 정지를 신청하는 미혼모들, 그리고 오래전 범죄 기록 때문에 취업 마지막 단계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소량의 대마초 소지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사람들도 기록 정지를 신청하고 있다.


BC주 던컨에 사는 데릭 크라우스(49) 씨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1994년부터 2009년까지 앨버타주 등에서 차량 절도죄로 여러 차례 복역했다. 하지만 2009년 “더 이상 이런 삶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뒤로는 15년 넘게 단 한 번도 법을 어긴 적이 없다.


마약 익명자 모임의 도움으로 삶을 완전히 바꾼 그는 지금 우유 배달 트럭 운전사로 일하며 아내와 11개월 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캐나다 제7 스텝 소사이어티의 도움이 없었다면 복잡한 기록 정지 절차를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소 창문 너머로 나무만 보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는 지금의 가족과 삶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크라우스 씨가 사면을 간절히 바라는 이유는 미국을 자유롭게 여행하기 위해서다. 그는 과거의 범죄 이력 때문에 미국 입국이 한 번도 허용된 적이 없었다며, 기록 정지가 성공해 국경을 넘는 날이 오면 교도소의 철문이 열리고 진짜 자유를 얻는 순간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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