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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잠수함 예산 '실종'에도 韓·獨 치열한 수주전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25-11-09 11:41 수정 25-11-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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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크 카니 총리가 거제도의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신형 잠수함을 시찰하고 있다. 



한화 "2032년 납품", 독일 "가격 언급 일러"


국방장관 "가격 미정", 2025년 예산엔 '0원'


마크 카니 총리는 독일의 잠수함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한국에서 실제 잠수함에 승선했지만, 800억 달러가 넘는 2025년 연방 예산안에는 잠수함 도입을 위한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캐나다 왕립 해군은 12척의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 구매를 추진 중이며, 연방 정부는 경쟁을 독일의 티센크루프 해양 시스템(TKMS)과 한국의 한화오션 두 회사로 좁힌 상태다.


캐나다는 현재 4척의 노후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 중 단 1척만이 운용 가능한 상태다. 전체 함대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부품으로 간신히 유지되고 있어 2035년까지 노후화로 퇴역할 위험에 처해 있다.


캐나다 국방장관은 8일 오타와에서 열린 예산 관련 기자회견에서 “아직 잠수함 가격이 확정되지 않아 예산에 반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달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새 잠수함 도입 예산은 캐나다의 NATO 군비 지출 목표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3월 31일까지 GDP의 2%를 국방비로 달성할 예정이며, 2035년까지 3.5%와 5% 목표를 향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연말 안에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협상 결과를 미리 예단하고 싶지 않다”며 협상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협상이 마무리되고 계약이 체결되면 그에 맞는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방 관계자들은 2025년 예산안에 잠수함 관련 예산 규모가 전혀 언급되지 않은 점이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이 시점에서는 잠정적인 예산 규모라도 제시돼야 한다”며 “정부 계약은 자금이 확보된 뒤에만 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잠수함 구매를 위한 재원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예산안에는 잠수함 구매 예산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규모 군 장비 구매를 전담할 새 기관인 국방투자청(DIA) 설립 예산은 배정됐다. 전직 은행 임원 출신인 새 청장은 11월 12일부터 업무를 시작해 독일과 한국 기업과의 잠수함 구매 협상을 이끌 예정이다.


잠수함 건조와 유지보수를 모두 포함하는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계약은 캐나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외 조달 사업이 될 전망이다. 복수의 조달 관계자들은 잠수함 계약 규모가 1,000억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의 대부분은 함정 유지보수에 할당될 것이다.


캐나다 왕립 해군이 요구하는 대략적인 윤곽은 이미 알려져 있다. 해군은 확장된 항속 거리와 내구성을 갖추고 북극에서 작전 가능한 함대를 원한다. 또한 스텔스 기능, 지속성, 치명성을 갖추고 캐나다의 3개 대양 모두에서 운용 가능해야 한다.


국방장관은 계약을 따내는 회사가 캐나다산 철강 사용, 자국 기술 및 전문 지식 활용과 같은 산업적 이익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낙찰자는 정해진 일정 내에 잠수함을 인도해야 하며, 다른 국가의 함정과의 상호 운용성도 입증해야 한다.


계약서에는 잠수함의 유지보수를 캐나다에서 수행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지만, 납기 지연을 우려해 국내 건조 의무 조항은 없다. 잠수함 한 척을 완성하는 데는 약 6년이 걸린다.


캐나다 해군 참모총장은 “현재 캐나다에는 잠수함을 직접 건조할 기술력과 설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기술을 이전받은 한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첫 잠수함은 독일에서 건조됐고, 두 번째는 독일 설계를 기반으로 한국에서 만들었다. 그 수준에 이르기까지 35년 이상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는 지금 빠르게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군 사령관은 독일과 한국 모두 2035년까지 캐나다에 최소 1척의 잠수함을 인도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장관과 총리는 두 나라의 조선소를 방문해 함정을 직접 살펴봤다.


지난 10월 두 사람은 한화가 캐나다에 제안한 KSS-III 잠수함 내부로 내려가 구조와 장비를 확인했다. 한화 측은 캐나다에 2035년 이전에 잠수함을 인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여전히 전쟁 휴전 상태에 있다. APEC 전후 몇 주 동안 북한은 바다로 여러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위협은 한국이 군수 생산에서 효율성을 갖추도록 요구한다. 총리 방문 기간 동안 한화 관계자들은 축구장 900개 크기에 로봇 기술과 함께 3만 1,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거제 조선소에서 연간 40척의 해군 및 상선이 건조된다고 강조했다. 잠수함은 1년에 1척꼴로 조립 라인에서 나오고 있다.


한화는 카니 총리에게 2032년까지 첫 번째 잠수함을 인도하고, 2035년까지 3척을 추가로 인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캐나다 해군이 노후 잠수함을 조기에 퇴역시켜 유지보수와 수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측은 함정을 조기 교체할 경우 캐나다가 약 1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추가로 8척을 매년 1척씩 인도해 2043년까지 총 12척의 잠수함을 모두 납품하는 일정도 제안했다.


한화는 캐나다에 제공할 잠수함 한 척의 건조 비용을 약 20억 달러로 예상했다. 또 인도 전 단계에서 캐나다 해군이 한국 잠수함에 탑승해 함께 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화 측은 다른 경쟁사들은 이 일정에 맞춰 훈련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화는 10여 개가 넘는 캐나다 업체와 양해각서를 맺고, 그들의 기술을 잠수함과 선박에 적용하기로 했다. 거제에서는 밥콕 캐나다, CAE, 가스톱스 등 캐나다 협력사 관계자들이 일주일 전 진수된 KSS-III 잠수함을 둘러본 뒤 현장을 방문한 카니 총리를 맞이했다.


두 달 전인 8월, 카니 총리는 독일 킬에 있는 TKMS 조선소를 방문했다. 그는 바다에 떠 있는 잠수함이 아니라 생산 라인에 있던 잠수함에 올라서, 미니어처 모형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TKMS는 2027년에 완성될 최신형 Type 212CD 잠수함을 캐나다에 제안하고 있다. 이 회사는 독일과 노르웨이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2027~2028년 사이에는 매년 최소 3척의 잠수함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독일이 6척, 노르웨이가 4척을 주문한 상태다.


하지만 한화가 구체적인 비용을 제시한 반면, TKMS는 예상 가격 공개를 미루고 있다. TKMS의 CEO는 “우리는 숫자를 쉽게 말하지 않는다”며, 정확한 계산을 위해 캐나다 정부의 공식 제안요청서(RFP)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잠수함이 30만 개가 넘는 보안 관련 부품으로 구성된 복잡한 무기라며, 그중 하나라도 결함이 생기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나다가 어떤 성능과 구성을 원하는지 알아야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며, 11월 말까지 제안요청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TKMS는 독일과 노르웨이 국방장관과 함께 캐나다 연방 정부에 제안을 제출했다. 이들 장관과 TKMS CEO는 계약을 수주할 경우 잠수함 생산 공장의 일부를 캐나다로 이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TKMS 측은 캐나다에 제조 공장을 짓는 데 3년에서 5년이 걸리고, 인력 훈련에 추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이 노후화로 잠수함이 고장 나기 전에 받을 수 있도록, 첫 6척은 독일에서 건조하고 다음 6척은 캐나다에서 건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는 또한 비용 절감을 위해 유지보수 시설 청사진을 캐나다에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독일이 자국 해군 함대를 위해 캐나다 전투 관리 프로그램과 캐나다산 민간 항공기를 구매하겠다고 제안했다는 보도도 있다.


TKMS가 잠수함 예상 가격 공개를 주저하는 가운데, 독일 국방장관은 212CD 모델이 더 비쌀 수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2주 전 캐나다 국방장관과의 회담 후 기자들에게 “한국도 훌륭한 잠수함을 만들지만, 우리는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차이가 1~2달러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믿을 수 있는 파트너십이 무엇인가”라고 덧붙였다.


유럽 측은 아시아 순방에 앞서 캐나다 국방장관을 만나, 캐나다가 자국의 잠수함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NATO와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국방장관은 “우리는 함께 정비하고, 함께 개발하며, 승무원을 함께 훈련하고, 앞으로는 함께 항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도 NATO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폴란드는 한화로부터 로켓 발사기와 미사일을 도입했으며, 발트해 순찰을 위해 KSS-III 잠수함 구매를 검토 중이다. 캐나다와 한국은 최근 2주 사이 국방 협력을 강화했다. 양국은 방산 산업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국방·안보 협력 파트너십’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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