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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뉴스 | 교황청 근위병이 유대인에 침 뱉는 시늉…"노골적 혐오, 충격적"

중앙일보 기자 입력25-11-11 09:35 수정 25-11-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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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스위스 근위대. EPA=연합뉴스

교황청의 한 스위스 근위병이 성 베드로 광장을 찾은 유대인 여성들에게 침을 뱉는 시늉을 해 자체 조사를 받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작가 겸 연극 감독 미할 고브린은 지난달 28일 교황청에서 열린 노스트라 아에타테(Nostra Aetate·우리 시대) 선언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종교 간 화합을 강조하는 이 행사에 고브린은 유대인 대표단의 일원으로 자리했다.

고브린은 이튿날 또 다른 유대인 학자 비비안 리스카와 공개 미사를 위해 성 베드로 광장의 옆문으로 들어섰을 때 한 스위스 근위병이 경멸 섞인 목소리로 "유대인들"이라고 말했다고 오스트리아의 한 기독교 매체와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이 근위병은 고브린 등이 항의하자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며 두 여성 쪽으로 침을 뱉는 시늉을 했다고 한다. 고브린은 이 매체에 "바티칸 안에서 이런 일이? 우리는 완전히 충격에 빠졌다"며 "이는 유대인 혐오를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고브린 등은 교황청에 문제를 제기했고 관리자로부터 자체 조사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사과를 받았지만 깊은 상처로 남았다고 밝혔다. 근위대 대변인은 10일 해당 근위병이 내부 조사에 회부됐다고 밝히며 "스위스 근위대는 어떠한 형태의 반유대주의와도 완전히 거리를 둔다"고 강조했다.

빨강·노랑·파랑 줄무늬의 알록달록한 유니폼으로 유명한 스위스 근위대는 교황청이 보유한 유일한 군사 조직으로, 청내 치안과 교황의 안전을 담당한다.

216대 교황 율리오 2세(1443∼1513)가 1503년 즉위 후 스위스에서 200명의 용병을 파견받아 근위대를 창설한 게 시초로 알려져 있다. 스위스 국적을 가진 19∼30세 사이 미혼의 남성 가톨릭 신자인 데다 키가 최소 174㎝ 이상하여야 하는 등 자격이 엄격하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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