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미군 '탈영병'이 캐나다 '전쟁 영웅'으로... 감춰진 70년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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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중 캐나다군 합류, 불타는 전차에서 지휘관 구출 '특급 공훈'
유족·연대, 미 정부에 '명예 제대' 및 캐나다에 훈장 격상 공식 요청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캐나다군 소속으로 싸운 미국인 밀라드 ‘텍스’ 앨리슨 씨의 묘소가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초라하게 방치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탈영병’이라는 꼬리표 탓에 최고 영예인 빅토리아 십자훈장 후보에 올랐음에도 끝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채 잊힌 영웅으로 남은 것이다.
현재 오클라호마주 노먼의 한 공동묘지에 안장된 앨리슨 씨의 묘비에는 그의 업적을 기리는 표식 하나 없다. 단순한 명패만이 세월에 묻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유족과 그가 속했던 브리티시 컬럼비아 연대 관계자들은 “그의 전투 행적은 최고 훈장을 받기에 충분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앨리슨 씨가 법적으로 ‘미 육군 탈영병’ 신분이었던 점이 훈장 거부의 결정적 이유였다고 본다. 당시 캐나다군 수뇌부가 훈장 수여 사실이 공개될 경우 동맹국인 미국과의 외교 마찰을 우려해 훈장 등급을 낮췄다는 것이다.
앨리슨 씨는 1941년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에서 미 육군 하사로 복무 중이었으나, 미국의 중립정책에 실망해 “세계를 구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캐나다로 건너가 입대했다. 이후 28기갑연대 소속으로 독일 퀴스텐 운하 전투에 투입된 그는, 포화 속 철교를 건너며 적 거점을 돌파했다.
당시 전투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열차를 방패로 삼아 돌진했고, 적의 근접 공격에도 리볼버 권총과 수류탄으로 맞서 싸웠다. 이어 불길에 휩싸인 지휘관의 전차로 뛰어들어 벨 대위와 부상병을 구출했다. 화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끝까지 전선을 지켜냈고, 자주포 2대를 격파하며 적군 50명을 사살했다.
지휘관의 추천서는 “그의 용기와 희생은 전우 모두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기록했지만, 그는 결국 빅토리아 십자훈장이 아닌 ‘현저한 공로 훈장’만을 받았다.
전쟁 후 그는 캐나다인 아내와 함께 텍사스로 돌아가 평범한 노동자로 살았으나, 1948년 미 육군 탈영 혐의로 체포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그를 구했던 벨 대위와 투굿 중령 등 캐나다 참전동료들이 일제히 항의 서한을 보내 그의 명예를 지켰다.
그러나 군법회의는 유죄를 선고했고, 그는 ‘완전 명예 제대’ 대신 ‘명예로운 조건부 전역’ 처분을 받았다. 1976년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의 묘는 여전히 이름 없는 무덤으로 남았다.
최근 그의 손자는 캐나다 정부와 지역 의원, 찰스 3세 국왕에게 서한을 보내 훈장 격상과 명예 회복을 촉구하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연대 역시 오클라호마 현지에 캐나다 참전용사 규격 묘비를 세우기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며, 잊힌 영웅을 다시 역사 속에 세우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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