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6천 세대 입주 코앞인데… 옆집 ‘몰슨 부지’는 8년째 방치
관련링크
본문

산업용지 규제에 묶여 개발 발목 잡힌 1억8500만 달러 땅
주택가 속 산업용지 섬으로 전락한 밴쿠버 옛 맥주 공장
밴쿠버 버라드 다리(Burrard Bridge) 남단, 스쿼미시 원주민 부족의 초대형 임대 주택 단지인 ‘세나크(Senakw)’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1단계 공사인 3개 타워가 마무리에 들어가며 당장 내년 초 첫 입주가 시작된다. 2030년대 초반까지 총 6,000세대가 들어설 이 거대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는 사이, 바로 옆 8에이커(약 9,800평) 규모의 옛 몰슨(Molson) 맥주 공장 부지는 개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2016년 부동산 개발사 콩코드 퍼시픽이 1억8,500만 달러에 매입한 이 땅은 2019년 공장 폐쇄 이후 텅 빈 상태다. 핵심 쟁점은 토지 용도다. 메트로 밴쿠버 당국이 이곳을 ‘산업용지’로 묶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은 세나크의 초고층 주거 단지와 공원, 자전거 도로로 급변했지만, 이 부지만 여전히 ‘굴뚝 산업’ 시절의 규제 적용을 받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는 심각하다. 과거 철로가 연결되어 물류 이동이 원활했던 시절과 달리, 현재 이 지역은 주거 밀집 지역으로 변모했다. 좁아진 도로와 늘어난 자전거 도로 탓에 대형 화물 트럭의 진입조차 쉽지 않다. 몰슨 사가 칠리왁의 고속도로 인접 부지로 공장을 이전한 결정적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심 한복판 알짜배기 땅이 주거 단지에 포위된 ‘산업용지 섬’으로 전락해 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콩코드 퍼시픽은 이곳을 주거와 첨단 업무 시설이 결합한 ‘퀀텀 파크’로 재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피터 웹 콩코드 퍼시픽 부사장은 “기존 맥주 공장 대비 10배 이상의 고용 효과를 내는 첨단 기술 기업 유치와 수천 세대의 주택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며 “8년 넘게 기다려온 이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도심 접근성과 주거난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변화의 조짐도 감지된다. 밴쿠버 시의회는 지난 여름, 스카이트레인 역세권이나 도심 요충지에 위치한 저이용 산업용지 5곳의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몰슨 부지를 포함해 마린 게이트웨이 인근 등이 포함됐다. 최근 PCI 개발 그룹이 마린 게이트웨이 인근에 산업 시설과 주거 타워를 결합한 복합 개발을 제안한 것이 선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용도 변경을 위해서는 밴쿠버 시뿐만 아니라 광역 행정 기구인 메트로 밴쿠버 이사회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각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얽힌 이사회에서 산업용지 축소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실제로 델타, 랭리, 써리 등은 메트로 밴쿠버의 경직된 토지 이용 규제에 불만을 제기해 왔다.
세나크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약 9,000명의 인구가 유입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세나크와 몰슨 부지가 연계 개발될 경우 밴쿠버의 새로운 제2 도심인 ‘센트럴 브로드웨이’의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단순한 아파트 건립이 아닌, 일자리와 주거가 공존하는 복합 단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