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원들 전원 불참한 가운데 野 의원들 이준원 차관 상대로 질의

김영춘 위원장 "김 장관 증인 선서는 인정…인사말은 생략"

국회 국정감사 첫날인 26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에서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이 출석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열렸다. 해임안 가결에 반발하며 국감 일정 거부를 선언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시작부터 김 장관을 겨냥,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기선제압에 나섰지만,국감은 비교적 순탄하게 개시됐다. 

야당으로부터 해임 건의를 받은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예정대로 국감에 출석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이 국감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는 것을 막지는 않았지만, 장관의 결단을 촉구하며 질의는 차관에게 하기로 했다.

앞서 김 장관은 이날 오후 10시 정각 정부세종청사에 마련된 국정감사장에 굳은 표정으로 들어섰다.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지만 김 장관은 장관석에 앉아 준비된 자료를 읽으며 의원들의 입장을 기다렸다. 

오전 10시10분 야당 의원들이 입장했다. 야당 의원들이 자신의 자리 앞을 지나치자 김 장관은 일부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옅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김영춘 농해수위원장과 야당 의원 9명만이 국감에 참석했고, 여당 의원 자리인 회의장 왼쪽 줄은 텅 비었다. 

김 위원장은 회의 진행을 시작하며 정상적으로 국감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감을 앞두고 농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감사위원들은 엄중하게 감사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야당은 김 장관의 국감 출석 자체를 막지는 않았지만 질의는 이준원 차관에게 하기로 했다. 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감에 불참한 여당을 비판하고 김 장관의 결단을 촉구했다.

농해수위 야당 간사인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쌀값 대란이 농촌에 휘몰아치고 있고, 그에 대해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과연 자격 없는 장관이 이 어려움을 헤치고 우리 농촌을 구할 수 있을지 참으로 걱정이다. 김 장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같은당 김철민 의원은 "김 장관은 해임된 게 아니더라도 국무위원의 자격이 없고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의 사태를 스스로 초래한 만큼 장관직에서 자진사퇴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20대 국회 첫 국감이 여당 의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조속히 국감이 국회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농해수위는 증인 선서를 김 장관에게 하도록 했지만 국감 질의는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에게 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해임안이 가결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불수용하고 있고, 법률적으로 장관으로 있기 때문에 국감 증인 대표 선서는 장관이 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증인선서문을 읽는 것 외에는 다른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자리를 지켰다. 김 위원장은 증인 선서후 통상적인 기관장 인사말을 생략한 채 오경태 차관보로부터 업무보고를 진행하도록 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