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임영희 선수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며 오열에 가까운 눈물을 쏟았다. 임영희는 이번 시즌 종료 후 현역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위 감독은 18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에 패배한 뒤 인터뷰를 통해 “통합 6연패를 하면서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6연패도 달성해봤다”며 “아쉽다기보다는 결과적으로 진을 빼놔서 삼성생명에게 미안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때까지 위 감독은 담담함을 유지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맏언니 임영희 얘기를 꺼내며 서서히 그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사실 조금 미안한 건 영희가 오늘 경기가 마지막이었는데…”라며 “아침에 슈팅 연습하면서 영희한테 말을 건네다 ‘이게 마지막일 수가 있다’는 생각에 울컥했다”고 했다.
 
 
위 감독은 “영희한테는 진심으로 고맙다는 소리를 하고 싶다”며 말을 잇지 못할 정도의 ‘폭풍 눈물’을 줄줄 흘렸다.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그는 “영희한테 미안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끝내주는 것이 더 부담을 안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 마흔이 돼서도 나한테 쌍욕 먹으면서 내색 안 한 것이 이 자리를 빌려 정말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며 “감독 생활을 하면서 영희라는 선수를 만나서 정말 즐거웠다”고 했다.  
 
위 감독은 “마지막까지 잘해줘서 정말 고맙고 6연패 하면서 많이 힘들었는데 내색 안 해준 것도 고맙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여느 해보다 일찍 시즌을 마치게 된 위 감독은 “영희 없어도 강팀이라는 소리 들을 수 있도록 잘하겠다”고 다짐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