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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 달구벌이 축구로 달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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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4-08 02:00 조회5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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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성남전에서 DGB대구은행파크를 가득 채운 1만2000명의 대구 팬들. [사진 대구 FC]

 
“그 동네가 야구장 이사가고 한동안 상권이 싹 다 죽었다 아입니꺼. 낮에도 휑~했다고. 그런데 축구경기장 새로 짓고 요즘 들썩들썩해요. 주변 땅값도 많이 올랐다카데.”
 
대구에서 만난 택시운전사 김원복씨는 “지난달 DGB대구은행파크가 문을 연 뒤 사람들이 몰리면서 인근 지역에 활기가 돈다”고 했다. 축구 경기장이 자리 잡은 북구 고성동 일대가 대구 FC 열풍을 타고 대구시에서 스포츠·레저 문화를 대표하는 지역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지난 3월 9일 개장한 DGB대구은행파크는 2015년까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안방으로 사용하던 대구 시민야구장 바로 옆에 있다.
 

DGB대구은행파크 홈 경기 풍경. 관중석에 빈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 대구 FC]

 
지난 6일 대구와 성남 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6라운드 경기 취재를 위해 DGB대구은행파크를 찾았다. 옛 대구시민운동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로 지은 축구 전용구장이다. 대구 시민들이 ‘디팍’ 또는 ‘대팍’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핫 플레이스’다. 티켓박스 바로 옆 구단 팬숍에는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대구 유니폼을 사려는 축구 팬들이 길게 줄을 섰다. 
 
대학생 윤찬영씨는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 선수를 좋아하는데, 원하는 사이즈의 유니폼을 사고 이름과 등번호까지 마킹하려면 무조건 일찍 와야한다”면서 “기회가 되면 유니폼에 조현우 선수 사인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구단은 올 시즌 앞서 치른 두 차례 K리그 홈 경기에서 1000벌이 넘는 유니폼을 팔았다. 지난달 17일 울산 현대전에선 500벌의 유니폼이 30분 만에 ‘완판’됐다. 이날 성남전을 앞두고 구단이 700벌의 유니폼을 긴급 공수했는데, 그중 500여 벌이 팔렸다.
 

성남전을 앞두고 현장에서 판매한 270여 장의 티켓은 10분만에 모두 팔렸다. [사진 독자 조유진씨]

 
관중석은 입추의 여지 없이 꽉 찼다. 4경기 연속 매진이다. 1만2000석 중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원정 팬 몫으로 비워두는 400석을 제외하고 1만1600석이 모두 팔렸다. 
 
지난달 대구가 홈 경기 매진 행진을 이어갈 때 일부 축구 관계자들이 “날씨가 따뜻해지고 프로야구가 개막하는 4월이 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걱정했는데, 그건 기우였다. 김홍섭 대구 경영기획부 대리는 “온라인으로 팔고 남은 270석 가량의 티켓을 현장 판매했는데 10분 만에 완료됐다”면서 “매진을 알린 이후에도 ‘어떻게든 표를 구할 방법이 없느냐’는 문의전화가 이어졌다”고 했다.  
 
구단은 선수 가족용 티켓 등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짜 표’를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구단주인 권영진 대구시장도 홈 경기에 표를 사서 들어온다. 이날 관중석 분위기를 취재하던 중 본부석이 아닌 일반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김병지 해설위원과 마주쳤다. 김 위원은 “대구에 왔으니 대구 법을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본부석이나 VIP석이 아닌 일반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전하는 김병지 해설위원. [사진 송지훈 기자]

 
‘디팍’의 명물로 떠오른 ‘쿵쿵골 응원’의 쾌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모든 팬이 박자에 맞춰 관중석 바닥을 두 번 구른 뒤 골! 을 외치는데, 알루미늄 바닥이 뿜어내는 소리와 진동이 엄청났다. 
 
특히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간격이 7m 밖에 되지 않아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렸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조현우는 “팬들이 함께 발을 구르는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울 땐 소름이 돋는다. 유럽 리그 경기장에 선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조광래 대구 사장은 “당초 경기장 건축 예산이 320억원이었는데 설계에 없던 지붕을 추가하느라 200억원을 더 썼다”면서 “지붕은 비를 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경기장 내부의 소리와 빛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서 경기 관람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축구전용구장 건립과 경쟁력 있는 선수단 구성을 통해 '대구 FC의 봄'을 이끌어낸 주인공으로 첫 손에 꼽힌다. 대구 구단 엠블럼 앞에서 포즈를 취한 조 대표이사. [연합뉴스]

 
디팍의 매진 행렬은 구단 매출 급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남전 당일 티켓 판매 수입은 1억1000만원. 유니폼 판매액도 4000만원 대에 이르렀다. 이동준 부장은 “올 시즌 홈 경기 입장권 수입 목표를 10억 원으로 잡았는데, 4경기(챔피언스리그 포함) 만에 절반 가까이 도달했다”면서 “목표를 얼마나 더 올려잡아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시는 디팍을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구심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상락 대구광역시장 민원보좌관은 “경기장 주변의 제조업 공장들이 떠난 자리에 분위기 좋은 카페와 식당이 생기면서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있다”면서 "경기장 인근 지하철 3호선 북구청역의 명칭을 '북구청(DGB대구은행파크)역'으로 변경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7일 성남 FC와 경기를 앞두고 대구 FC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를 가득 채운 축구팬들. [사진 대구 FC]

프로축구 대구 FC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 전경을 보여주는 파노라마샷. [사진 대구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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