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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김식의 야구노트] 맏형 추신수, 그가 출루하면 텍사스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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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4-23 02:00 조회3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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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LA 에인절스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추신수를 환영하는 텍사스 우드워드 감독. 그는 개막전에서 최고참 추신수를 제외했다가 나중에 수차례 사과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지난달 초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가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한 레스토랑. 추신수(37)는 텍사스의 베테랑 선수 10여 명과 저녁 식사 자리를 만들었다. 근사한 음식을 산 추신수는 “올 시즌 우리 팀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가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애드리안 벨트레(40)가 은퇴한 뒤 추신수는 텍사스 클럽하우스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식사 자리는 일종의 비공식 미팅(closed door meeting)이었다. 팀 내에서 추신수가 어떤 지위를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클럽하우스의 리더는 공식적인 직책이 아니다. 팀에 따라 누가 리더인지 확실치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리더십이 확고하면 팔로십도 생기기 마련이다. 올 시즌 텍사스 선수들은 추신수의 플레이와 야구를 대하는 자세를 따르고 있다.
 
텍사스는 22일(한국시각)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홈경기에서 11-10으로 이겼다.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12승8패)다. 지구 선두 시애틀과 불과 1.5경기 차이다. 이 경기를 중계한 현지 해설진은 “텍사스 타자들이 달라졌다. 투수의 공을 많이 본다. 주요 타자들의 출루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추신수는 1번 타자로 나서 1회 말 2루타를 날리며 상대 선발 콜린 맥휴를 흔들었다. 이후 텍사스 타선은 안타 1개(사구, 3루타, 희생타)만 추가하고도 3점을 얻었다. 추신수는 3회와 6회 말에는 볼넷을 얻어 후속 타자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추신수는 4회와 8회 범타로 물러났지만 끈질기게 투수와 싸웠다. 3타수 1안타·3득점을 기록한 추신수의 타율은 0.318(아메리칸리그 11위), 출루율은 0.430(8위)으로 올랐다. 휴스턴 투수들은 추신수에게 안타를 1개만 맞았지만 5타석 동안 공을 24개나 던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22일 “추신수는 이닝의 선두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 0.478(23타수 11안타), 출루율 0.613을 기록 중”이라고 소개했다. 크리스 우드워드(43) 텍사스 감독도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놀라운 일이다. 추신수가 선두타자로 나서면 그 이닝의 공격이 달라진다”며 “추신수는 2루타를 치거나 볼넷을 얻는다. 볼카운트 싸움을 한다”고 감탄했다.
 
올해 부임한 우드워드 감독은 지난달 29일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추신수를 제외했다. 상대 선발이 좌완 존 레스터이기 때문에 좌타자 추신수 대신 우타자 헌터 펜스를 기용했다.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에서 빠진 건 11년 만이었다. 젊은 새 감독의 첫 라인업 카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당시 우드워드 감독은 “개막전도 한 경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막전은 베스트 멤버가 나서는 게 전통이자 관례다. 클럽하우스의 리더가 개막전에서 빠지자 텍사스 내부에서는 상당한 동요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드워드 감독은 불과 며칠 만에 자신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추신수는 기량이 좋을 뿐 아니라 동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선수다. 빅리그에서 성공한 아시아 선수들이 여럿 있었지만, 아시아인 리더는 추신수가 사실상 처음이다. 우드워드 감독은 일주일 만에 추신수에게 직접 사과했고, 인터뷰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추신수도 서운한 감정을 툭툭 털고 열심히 뛰고 있다.
 
추신수는 스프링캠프 기간 새벽 5시에 출근하는 등 37세 나이에도 가장 부지런하게 뛰고 있다. 우드워드 감독은 최근 댈러스 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지금까지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준비를 잘한다. 그는 이타적인 마음으로 팀을 이끈다. 추신수의 뛰어난 타격은 우리 팀이 갖고 있는 최고의 자산”이라고 밝혔다.
 
추신수는 지난해 말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타자가 초구를 건드려서 아웃되든, 투수에게 공을 여러 개 던지게 한 뒤 아웃되든 개인 기록(타율)은 똑같다. 대신 그런 노력이 더해지면 상대 투수를 일찍 끌어내리고, 팀이 이길 확률이 커진다”며 “이런 얘기를 젊은 선수들과 자주 한다. 시즌 때는 더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럽하우스 리더의 의도대로 텍사스 타선은 그렇게 변하고 있다.
 
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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