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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김식의 야구노트] ‘전설’ 매덕스 닮아가는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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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5-14 02:00 조회6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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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13일 워싱턴과의 홈 경기에서 8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등 눈부신 피칭으로 5승째를 거뒀다. 류현진은 ’노히트노런이 깨져 아쉽지만 실망하지는 않는다. 다음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8회 초 피칭을 마치고 뚜벅뚜벅 더그아웃으로 걸어오는 류현진(32·LA 다저스)을 향해 다저스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8회 1사까지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헤라르도 파라에게 2루타를 맞았다. 대기록이 깨진 뒤에도 두 타자를 잡고 2-0 리드를 지켰다. 8이닝 동안 1안타·1볼넷 무실점. 다저스가 6-0으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5승1패), 평균자책점 3위(1.72)에 올랐다.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3위다.
 
이날 류현진은 올 시즌 가장 많은 공(116개)을 던졌고,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3경기 연속 8이닝 이상 투구(25이닝 1실점)를 기록했다. 지난 8일에도 다저스 팬들은 애틀랜타와의 홈 경기에서 완봉승(9이닝 4피안타 무실점)을 거둔 류현진을 향해 뜨거운 갈채를 보냈다. 13일 류현진의 피칭은 ‘앙코르 공연’ 같았다. 그의 피칭을 감상한 팬들은 ‘커튼콜’ 같은 박수를 보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투구는 거장 같았다(Masterful). 어떻게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지 잘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거장·명인을 뜻하는 마스터(Master)라는 표현은 류현진 등판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다.
 

다저스 시절 그레그 매덕스.

이날 등판에 앞서 미국의 ESPN은 ‘새로운 그레그 매덕스? 건강한 류현진이 거의 근접했다’는 제하의 분석기사를 냈다. 다저스의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36)은 “류현진 같은 유형의 투수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매덕스”라고 답했다. 러셀은 2006년과 2008년 다저스에서 매덕스의 공을 받았다.
 
올해 53세가 된 매덕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86년 빅리그에 데뷔해 2008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355승227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다. 1988년부터 2004년까지는 17년 연속 15승 이상을 거뒀다.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세 가지 사실은 세금, 죽음, 매덕스의 15승”이라는 말이 미국에서 유행했다. 매덕스는 프로페서(Professor) 또는 마스터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의 포심패스트볼(직구)은 최고 시속 145㎞ 정도였다. 그러나 주무기인 투심패스트볼뿐 아니라 모든 변화구를 완벽하게 제구하며 타자를 농락했다. 컨트롤이 좋은 투수는 정면승부를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매덕스는 이름에서 유래한 또 다른 별명 ‘미친 개(Mad dog)’처럼 공격적으로 싸웠다.
 
매덕스와 류현진의 공통분모는 여기에 있다. 류현진은 1회 초부터 마스터 같은 피칭을 했다. 1번 타자 애덤 이튼에게 던진 포심패스트볼은 시속 140㎞였다. ‘느린 패스트볼’ 다음에 체인지업으로 2구 만에 이튼을 투수 땅볼로 잡았다. 2번 타자 브라이언 도저에게는 컷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류현진은 3번 타자 후안 소토에겐 커브와 커터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3구째 포심패스트볼(148㎞)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1회 초 류현진이 던진 공은 단 10개. 그중 볼은 1개밖에 없었다. 강속구 없이도 속도와 방향·구종을 자유자재로 변주하며 워싱턴 타선을 요리했다.
 

미국 ‘어머니의 날’인 1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시구자로 나선 류현진의 모친 박승순씨(왼쪽 둘째) 등 선수들 어머니. [사진 다저스 트위터]

매덕스는 투심패스트볼에 크게 의존했지만 류현진은 포심패스트볼 제구에 더 집중한다는 점이 다르다. 방법은 조금 달라도 결과는 같다. 힘이 아닌 정확성·효율성·공격성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다. 류현진은 새 시대의 매덕스 같은, 거장의 피칭을 보여줬다.
 
매덕스는 동시대의 강타자 배리 본즈(통산 762홈런, 빅리그 1위)를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3구 삼진을 잡겠다고 달려들었다. 본즈 뿐 아니라 약물의 힘을 빌린 타자들의 방망이를 잘 이겨냈다. 그래서 매덕스는 볼넷을 내주지 않는 투수로 유명했다. 매덕스가 풀타임을 던지며 가장 적은 볼넷을 내준 시즌이 1997년이었다. 당시 볼넷 20개(삼진 177개)를 허용했다. 볼넷/삼진 비율로 계산하면 8.85다.
 
워싱턴전에서 볼넷 하나를 허용하고도 류현진의 삼진/볼넷 비율은 18.00(54/3)에 이른다. ‘약물의 시대’에서 싸운 매덕스와 달리 류현진은 ‘초스피드 시대’에서 경쟁하고 있다. 불펜투수는 물론 선발들도 시속 100마일(161㎞)을 던지는 2019년, 류현진은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각종 투수 지표 최상위권에 올랐다. 기립박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류현진을  클레이턴 커쇼(31)가 꼭 끌어안았다. 얼마 전까지 ‘지구 최고의 투수’라고 불린 커쇼도 류현진에게 경의를 표했다. 아시아인 빅리그 최다승(124승) 투수 박찬호(46)는 “요즘엔 커쇼가 류현진을 보고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에게 쏟아진 말말말

 
“류현진이 사이영상 도전자로 자리매김 했다.”
(LA 타임스)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괴물이 다저스타디움을 점령했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류현진은 뛰어난 제구와 구속 변화로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코리 시거)
“한국 괴물” 
(다저스 구단 공식 트위터에 한글로)

 
 
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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