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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야구하는 여자들 '이화플레이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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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5-25 02:00 조회5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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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플 화이팅!!”
 

지난 11일 이천꿈의구장에서 열린 ‘2019 이천 전국 사회인 야구대회’에 참가한 이화플레이걸스 소속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운동장 한 쪽에 누웠다. 이들은 한국여자야구연맹소속 유일한 대학 동아리 팀이다. 장진영 기자

 
‘2019 이천 전국 사회인 야구대회’가 진행된 지난 12일. 경기도 이천 꿈의 구장에서 한국여자야구연맹 챔프 리그 소속 ‘이화플레이걸스’와 ‘팀어센틱’의 경기가 열렸다. 푹 눌러쓴 모자 뒤로 긴 머리를 질끈 묶은 양팀 총 열 여덟명의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 섰다. 지난 2012년에 창단된 이화플레이걸스는 이화여자대학교의 야구 동아리로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하는 팀이다. 아직 이루지 못한 ‘1승’의 염원을 담아 크게 화이팅을 외치고 경기를 시작했다.    
 

선수들이 경기기 시작전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감독을 맡고 있는 한지윤 선수가 역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졸업생으로 팀에 함께하고 있는 전은아 선수(오른쪽). 장진영 기자

여자 사회인 야구리그에는 총 41개의 팀이 활동하고 있다. 경기력으로 챔프, 퓨처 2개의 리그로 나눠 운영된다. 매년 선덕여왕배, LG배, CMS기 등의 토너먼트 대회와 각 지역에서 펼쳐지는 리그전에 임한다. 모두 순수하게 야구에 대한 열정만으로 모인 사람들이다. 그중 이화플레이걸스는 유일한 대학 동아리 팀이다.  
 
 

이날 경기는 상대팀인팀 어센틱의 압승이었다. 최종 스코어는 32:5. 이화플레이걸스는 3회 콜드 패했다. 장진영 기자

득점에 성공한 선수들이 얼싸안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날 경기는 상대팀인 팀어센틱의 압승이었다. 최종 스코어는 32:5. 3회 콜드 패였다. 그러나 이화플레이걸스의선수 중에 침울한 표정을 짓는 사람은 없었다. 실책한 선수를 안아주고, 삼진을 당했을 땐 “부채춤을 추는 것 같아!”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더그아웃에서는 끊임없이 “화이팅!”’을 외쳤다.  

첫 안타로 1루에 출루한 이예린 선수. 장진영 기자

 

8년간 팀의 주전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혜원 선수가 수비를 하고 있다. 김 선수는 작년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다. 장진영 기자

최유은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연습 배팅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화플레이걸스 16명의 선수는 실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현재 감독직을 맡은 한지윤(22) 선수는 “초등학생 때부터 리틀 야구단에서 남자아이들과 야구를 했다. 대학에 진학해 운명처럼 이화플레이걸스를 만났다. 작년까지는 국가대표로 활동했는데 올해는 우리 팀에만 열중할 생각이다”라고 했고, 야구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 직접 뛰어들게 됐다는 최유은(26) 선수는 “실제로 뛰어보니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 2루 수비를 하는데 내 글러브에 공이 들어온 직후 주자가 베이스를 밟는 순간 짜릿함을 느꼈다. 뛰어보니 규칙만 알고 야구를 볼 때보다 디테일한 것들이 많이 보였다. 경기력 향상에도 많이 도움된다.”라며 야구를 직접 체험하는 순간을 표현했다.  
 
 

공수교대 중에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들은 "직접 뛰어보니 규칙만 알고 야구를 볼 때보다 디테일한 것들이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야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이 팀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유격수를 맡은 김희수(24) 선수는 몇 년 전 학내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미디어데이를 통해 플레이걸스의 매력에 빠졌다. 당시 플레이걸스는 미디어데이의 호스트를 맡았었다. 오지원(23) 선수는 고등학생 시절 읽은 만화책에서 야구에 흥미를 느꼈다. 주인공 포지션을 따라 투수를 지원했지만 들쑥날쑥한 제구력 탓에 3루수를 맡고 있다. 원하던 포지션은 아니지만 오 선수는 동료들과 야구 이야기를 실컷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신입생 이윤주 선수는 이날이 데뷔전이었다. 장진영 기자

 
팀에는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한다. 재학생이었던 선수들이 졸업 후에도 팀을 떠나지 못한 탓이다. 8년 차 최고참 포수 김혜원(31) 선수는 “처음엔 학생들로만 이뤄진 팀이었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장비 갖추기도 힘들었고 체계적인 훈련은커녕 연습할 공간도 부족했다. 그래서인지 후배들에게는 그런 힘듦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고 싶다”고 했다. 원래 내야 수비를 주로 했던 김 선수는 오랜 시간 지원자가 없었던 포수를 맡고 있다. 후배들을 든든하게 지켜준다는 생각으로 2년째 포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화플레이걸스 선수들은 ‘야구하는 별난 여자들’이 아닌 ‘그냥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봐주길 원했다. 이예린(22) 선수는 “바운드된 공에 얼굴을 맞거나 베이스를 밟으면서 발목을 삐끗하는 정도는 남자들도 야구를 하면서 빈번하게 겪는 일이에요. 아픈것보다 야구가 좋기 때문에 감수하는 부상들은 남자나 여자나 똑같지 않을까요”
 

이화플레이걸스는 1회부터 상대팀에게 많은 점수를 내주었다. 그러나 선수들의 분위기에는 열정만이 가득차 있었다. 장진영 기자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상대팀에게 인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들은 한목소리로 바라는 바를 말했다. “우리 팀을 보면서 한 명이라도 ‘나도 야구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여자 대학 동아리 팀이 만들어져서 같이 경기를 할 수 있으면 더 좋고요”

왼쪽 윗줄부터 오지원, 김희수, 박보미, 이윤주, 김혜원, 한지윤 아랫줄 왼쪽부터 이지민, 이예린 ,정은아, 최유은 선수. 장진영 기자

 
 
이화플레이걸스는 8년간 시즌을 소화하면서 아직 1승을 이뤄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조급해하지는 않는다. 야구를 있는 그대로 뜨겁게 사랑하는 그녀들은 말한다. “이화플레이걸스는 조금 느리더라도 절대 뒤로 가진 않아요!”
 
사진·글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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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하는 인터뷰'의 줄임말로, 인물과 그가 소유한 장비 등을 함께 보여주는 새로운 형식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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