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LA 다저스)이 7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8승을 올리고, 평균자책점도 1위를 유지했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과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4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진은 7개나 잡았고 볼넷은 1개만 줬다. 투구수는 106개였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8회에 2사까지 잡은 후, 주자를 1루에 두고 내려왔다. 다저스 팬들은 또 자리에서 일어나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류현진에게 박수를 보냈다. 다저스가 2-0으로 이겨 류현진은 시즌 8승(1패)째를 올렸다. 
 
류현진은 1회부터 삼자범퇴로 메츠 타선을 돌려세우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전날 9회 말에 4점을 올리며 9-8 대역전승을 기록한 다저스 타선도 1회부터 힘차게 돌아갔다. 1회 말 상대 선발 좌완 제이슨 바르가스를 상대로 선두타자 크리스 테일러가 3루타를 치고 나간 후, 맥스 먼시가 적시 2루타를 날려 선제점을 올렸다.  
 
그러나 이후부터 다저스 타선이 활활 터지지 않았다. 득점 기회를 잡고도 홈을 밟지 못했다. 그 사이 류현진은 위기를 맞이했지만, 깔끔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이날 득점권에서 메츠 타선을 5타수 무안타로 막았다. 시즌 득점권 피안타율은 무려 0.048(42타수 2안타)이다. 
 
류현진은 2회 초 1사에서 토드 프레이저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카를로스 고메스에게 안타를 내주면서 1사 주자 1, 2루가 됐다. 그러나 주자가 있으면 더욱 집중력이 높아지는 류현진이다. 그는 아데이니 에체베리아를 2루수 인필드플라이로 잡고 토마스 니도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 초에도 선두타자 피트 알론소에게 2루타를 허용해 위기에 몰렸지만, 프레이저, 고메스, 에체베리아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8회에는 2사를 잡고 주자를 1루에 두고 내려왔지만, 이어 나온 켄리 잰슨이 도미닉 스미스를 삼진으로 잡아 류현진에게 실점을 막아줬다. 
 
7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65에서 1.48로 더 낮아졌고 평균자책점 1위를 계속 유지하게 됐다. 규정 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투수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투수는 류현진뿐이다. 다저스 타선은 류현진이 내려간 후 다시 터졌다. 8회 말 2사 주자 2루에서 키케 에르난데스가 적시타를 날려 한 점을 추가하면서 류현진의 8승을 도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이 등판할 때마다 완급조절, 모든 (스트라이크) 존의 활용, 상대 타자들에게서 소프트 콘택트(강하게 맞지 않는 것)를 유도하는 실행 능력을 보게 된다"면서 "메이저리그 투수라면 다들 주무기는 하나씩 있지만 상대팀도 그걸 안다. 류현진은 그런 상황에서 헛스윙을 만들어내고, 타격 존 아래로 던질 수 있는 엘리트"라고 칭찬했다. 
 
5월에 벌써 8승을 거둔 류현진은 "지금 이상하게 잘 되고 있다. 안 아프다는 전제로 20승 목표로 세웠는데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