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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양의지와 마스크 경쟁…베탄코트 “팀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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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5-31 02:00 조회6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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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키움과의 경기에 포수로 출전한 NC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포수로 등록한 건 그가 처음이다. [양광삼 기자]

1998년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생긴 뒤, 한국 무대를 밟은 선수는 382명이다. 포수는 외국인에게 허락되지 않은 포지션이었다. 투수와 호흡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21년 만에 ‘불문율’이 깨졌다. 주인공은 NC 다이노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다. 지난해까지 포수 문제로 고민했던 NC는 KBO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32)에 ‘포탄코트(포수+베탄코트)’까지 가세하면서 선전 중이다.
 
베탄코트를 29일 창원 NC파크에서 만났다. 표정이 밝았다. 시즌 초의 부상과 부진에서 탈출한 덕분이다. 원했던 포지션인 포수로 출전하고 있다는 기쁨이 컸다. 양의지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으면서, 15일부터 베탄코트가 자주 포수 마스크를 쓴다.
 
NC는 베탄코트가 포수로 출전한 8경기에서 5승 3패, 괜찮은 성적이다. 캐칭·블로킹·경기 운영 등 어느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상대 도루도 6번 중 3번 막았다. 국내 정상급 포수의 도루 저지율이 30% 정도라는 걸 감안하면 매우 훌륭하다. 노볼-2스트라이크에서도 적극적으로 상대를 공략하는 투수 리드가 무엇보다 눈에 띈다.
 
베탄코트는 인구 400만 명의 나라 파나마 출신이다. 파나마의 최고 스포츠는 야구다. MLB 최다 세이브(652개)의 주인공 마리아노 리베라(50·은퇴)가 파나마 출신이다. 5세 때 야구를 시작한 그의 포지션은 처음부터 포수였다. 베탄코트는 “포수를 하게 된 정확한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처음부터 포수였다. 내 야구 인생 전체가 포수”라고 말했다.
 
16세이던 200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한 베탄코트는 2013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는 처지였고, 2016년부터는 투수를 겸업했다. 최고 시속 100마일(약 161㎞)의 강속구를 던졌다. 투수, 포수, 내야수, 외야수를 오갔고, 한 경기에서 4개 포지션을 소화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오로지 포수에 쏠려 있었다. 베탄코트는 “투수는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팀이 원했기 때문에 거절하지 않았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포수였다”고 말했다.
 
2018년을 마이너리그에서만 보낸 베탄코트는 같은 해 12월 한국행을 결심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모두 KBO리그를 안다. 제이미 로맥과 서로 아는데, (로맥이) SK와 계약한 뒤 (KBO리그에) 관심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NC로 간 건 포수로 뛸 수 있어서다. KBO에 등록된 베탄코트의 포지션도 포수다. 비니 로티노(전 넥센), 윌린 로사리오(전 한화) 등도 잠깐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포수로 등록한 건 베탄코트가 처음이다. 그는 “외국인 포수가 이상할 수 있겠지만, 잘 해낼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베탄코트는 NC가 양의지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사실을 몰랐다. 그는 “다른 포지션으로 뛸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양의지가 오는 건 몰랐다”고 했다. 실제로 베탄코트는 한국에 온 뒤 포수로는 거의 뛰지 못했다. 지명타자·1루수·우익수를 오가면서, 수비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게다가 부상까지 겹쳐 2군도 한 차례 다녀왔다. 이동욱 감독은 베탄코트를 1군으로 올리면서 “완전치 않은 몸으로 1루를 맡겨 미안했다”고 말했다.
 
베탄코트는 늘 팀이 먼저다. 그는 “(한국에) 야구를 하러 왔다”며 “몸 상태가 항상 100%일 수는 없다. 근육이 찢어지거나 뼈가 부러지지 않는 이상, 뛰는 게 선수”라고 했다. 그는 “양의지는 정말 좋은 선수다. 어떤 팀이든 그를 원할 것”이라며 “포수로 못 나간다고 화나거나 기분 상하진 않았다”고 했다.
 
두 달간의 기다림 끝에 포수 마스크를 쓴 베탄코트에게 이동욱 감독은 전폭적인 믿음을 보냈다. 외국인 선수지만 벤치에서 사인을 내지 않는다. 베탄코트가 직접 투수에게 볼 배합을 요구한다. 그는 “전력분석팀이 항상 상대 타자에 대한 자료를 준비해준다”고 말했다. 베탄코트의 플레이를 본 양의지는 “앞으로 자주 지명타자로 나설 것 같다”며 웃었다.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개막전에서 2019 프로야구 첫 홈런을 때렸다. 이 홈런은 새로 개장한 창원 NC 파크 1호 홈런이었다. 베탄코트는 “전날 비디오게임을 하면서 문득 ‘내일 첫 홈런을 치면 좋겠다’는 상상했는데, 실제로 이뤄져 정말 기뻤다. 창원구장 첫 홈런이란 사실도 뿌듯했다”고 웃었다.  
 
외국인 선수가 고생하는 것 중 하나는 한국 문화다. 음식 문제로 체중 감량을 겪는 사례도 있다. 베탄코트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는 “부상과 부진을 겪을 때 동료들이 나를 격려해줬다. 지구 반대편에서 온 나를 가족처럼 대해준다”며 “나도 한국 선수들과 함께하려고 문화를 익힌다”고 했다. 이어 “직접 요리도 하고, 라면 같은 매운 음식도 잘 먹는다”며 웃었다. 구단 통역은 베탄코트가 “밥 주세요, 소금 주세요” 등 한국말을 잘한다고 설명했다.
 
NC는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33)가 활약한 팀이다. 후임자들은 자연스럽게 그와 비교된다. 이에 대해 베탄코트는 의연하다. 그는 “테임즈는 테임즈이고, 나는 나”라며 “각자의 길이 있다”고 했다. “테임즈처럼 MLB에 돌아가고 싶지 않냐”고 묻자 “현재로선 내년에 관한 생각은 전혀 없다. NC에서 최선을 다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생년월일 1991년 9월 2일
국적 파나마
포지션 포수, 1루수, 외야수
체격조건 키 1m84㎝, 체중 98㎏
연봉 총액 100만 달러
올해 성적 타율 0.270, 8홈런, 27타점(29일 기준)

 
 
창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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