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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 젊은 거미손 이광연, 눈부신 선방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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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6-10 02:00 조회6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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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가운데)이 승부차기 직전에 골키퍼 이광연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MBC 캡처]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이 스릴 넘치는 역전승을 거뒀다”고 했고, 미국 NBC는 “혈투(wild match)”라고 표현했다. 골키퍼 이광연(20·강원FC)이 ‘미친 선방 쇼’를 펼치며 ‘어게인 1983’을 이뤄냈다.
 
9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2019 U-20 월드컵 8강전. 이광연은 연장전까지 비록 3실점 했지만, 유효슈팅 7개 중 4개를 막아내면서, 최종 승부를 승부차기까지 몰고 갔다. 이광연은 승부차기에서도 슛을 1개 막아내고, 두 차례 실축을 유도하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9일 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 승부차기 때 한국 첫 번째 키커 김정민이 실패하자 골키퍼 이광연이 포옹하며 다독이고 있다. [연합뉴스]

1, 2번 키커 김정민(리퍼링)과 조영욱(서울)이 연이어 실축하면서 승부의 추는 세네갈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11m 룰렛’이라 불리는 잔인한 승부차기에서도 이광연은 ‘멘털 갑’이었다. 실축한 김정민을 따뜻하게 안아줄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이광연은 2-2 상황에서는 세네갈 네 번째 키커 디아 은디아예의 슛을 막아냈다. 방향을 정확히 읽고 오른쪽으로 다이빙했다. 이광연은 유니폼의 왼쪽 가슴에 달린 호랑이 엠블렘을 입에 물면서 기뻐했다.
 
한국이 3-2로 앞선 가운데 세네갈의 다섯 번째 키커 카뱅 디아뉴는 이광연이 지킨 골문을 열지 못했다. 디아뉴의 슛은 크로스바 위로 크게 벗어났다. 이른바 ‘네가 가라 4강 슛’.
 

이광연이 9일 U-20 월드컵 세네갈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 승리를 이끈 뒤 기뻐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스페인전 승리를 이끈 이운재처럼 이광연은 이날 환한 미소를 보여줬다. [연합뉴스]

이광연의 신들린 선방을 펼치는 데는 막내 이강인(18·발렌시아)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이강인은 승부차기 직전 두 살 많은 선배 이광연의 양 볼을 잡고 눈을 마주친 뒤 “하면 되잖아”라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이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경기 후 이광연은 “강인이가 ‘형은 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그래서 나도 선수들에게 ‘나를 믿고 자신 있게 차라’고 했다”며 “승부차기를 할 때는 무조건 상대 선수의 눈을 보는데, 세네갈 마지막 키커가 시선을 피하더라. 자신이 없어 보였는데 골문 바깥으로 찼다”고 말했다.
 
인천대 출신 이광연은 올해 K리그1 강원에 입단해 서브 골키퍼를 맡고 있다. 키는 1m84㎝로 크지 않지만, 동물적인 순발력으로 U-20 대표팀 주전 수문장을 꿰찼다. 5경기 연속 풀타임들 뛰며 철벽 방어 쇼 펼치고 있다.

9일 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 후반 추가 시간 이지솔(4번)이 동점 헤딩골을 넣은 뒤 벤치의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 [연합뉴스]

 
수비수 이지솔(20·대전)도 ‘언성 히어로(Unsung Hero·이름 없는 영웅)’였다. 이지솔은 0-1로 뒤진 후반 14분 페널티 지역 라인 바로 앞에서 상대에게 밀려 넘어졌다. 이지솔의 재치있는 플레이는 비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으로 선언됐다. 이지솔이 동점 골을 이끌어낸 셈이다.  
 
이지솔은 또 1-2로 뒤진 후반 48분 마지막 찬스에선 이강인의 왼쪽 코너킥을 머리로 돌려 넣어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렸다. 이지솔은 “강인이에게 짧게 올려달라고 얘기했다. 말도 안 되는 골이었다”며 “정정용 감독님을 믿고 뛰었다. 정 감독님의 별명은 ‘제갈용’”이라고 말했다. 제갈공명처럼 지략가란 의미다.
 
대표팀은 전세기를 타고 루블린으로 이동해 12일 에콰도르와 준결승전을 벌인다. 이광연은 “전세기를 타고 4강전에 가겠다는 꿈을 이뤘지만, 아직 꿈 하나가 남았다”고 말했다. 마지막 남은 꿈은 물론 우승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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