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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 고개 숙이지마 슛돌이, 이강인 충분히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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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6-16 02:00 조회8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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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U-20)월드컵 결승에서 이강인이 우크라이나에게 실점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강인(18·발렌시아)이 아쉬운 준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충분히 잘했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16일 폴란드 우치의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1-3 역전패를 당했다. 이강인은 선제골을 터트렸고 수차례 날카로운 킥을 선보였다. 하지만 한국남자축구 최초의 FIFA 주관대회 우승을 이뤄내지는 못했다. 
 
이강인은 경기 후 팀동료 한명 한명을 안아줬다. 그런 뒤 주저앉았다. 
 

16일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결승에서 이강인이 전반 페널티 킥을 넣고 동료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인은 전반 5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긴장된 순간에도 침착하게 왼발슛으로 골망 오른쪽을 흔들었다. 킥 차는 과정에서 한차례 주춤하면서 골키퍼 안드리 루닌(20·레가네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루닌은 2018-19시즌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한 뒤 스페인 레가네스로 임대된 선수다.
 
전반에 투톱으로 나선 이강인은 전반 중후반에 한칸 내려서 플레이메이커로 움직였다. 우크라이나는 이강인 밀착마크를 했다. 한국은 블라디슬라프 수프리아하(디나모 키예프)에게 내리 2실점했다.  
 
1-2로 뒤진 후반에 이강인은 중원에서 패스를 뿌려주면서 공격을 풀어갔다. 이강인은 후반 25분 왼쪽 코너킥 찬스에서 택배처럼 정확한 크로스로 이재익(강원)의 헤딩슛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재익의 헤딩이 골키퍼 루닌 선방에 아쉽게 막혔다.
 
이강인은 후반 39분 왼쪽 측면에서 또 한번의 크로스를 올렸다. 하지만 오세훈(아산)의 헤딩슛이 골키퍼에 잡혔다. 이강인은 동점골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우크라이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 개인기를 막지 못하고 후반 44분 세번째 실점을 했다. 이강인은 자신의 롤모델인 박지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는 못했다.  
 

16일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릴 U-20 월드컵 결승에서 이강인이 전반 페널티 킥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날아라 슛돌이 시절 축구천재라 불린 이강인은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 소속이다. 이강인은 지난 4월 대표팀 첫 소집 때 "목표는 우승"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보냈다. 하지만 이강인은 2살 많은 형들 사이에서 리더 역할을 했다.  
 
이강인은 이번대회에서 2골-4도움을 올렸다. 세네갈과 8강전에서 1골-2도움 원맨쇼를 펼쳤다. 에콰도르와 4강전에서는 상대 허를 찌르는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이강인은 결승전을 앞두고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골든볼 후보로 꼽혔지만, "다른 거 없어도 되니 우승만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강인은 준우승을 기록했지만 대회 최우수선수(MVP) 격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축구팬들은 한국남자축구 최초의 FIFA 주관대회 우승을 보지 못했지만, 그동안 한국에서 보지 못한 재능과 마주했다. 이강인은 놀라운 볼 간수와 탈압박을 보여줬다. 발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단 것처럼 정확하 패스를 뿌렸다. 빠른 발을 지닌 차범근(66)과 손흥민(27·토트넘), 많이 뛰는 박지성(38)과는 다른 유형이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결승전 후 "대신 울어주고 싶다. 처음에 우승이 목표라고 했을때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하지만 과정이 좋았고, 결과를 충분히 냈다.  제 마음속에서는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과 아약스, 스페인 레벤테 등이 이강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18살 이강인의 축구는 이제 막 시작됐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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