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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 다음 월드컵 너희들이 책임져라, 축구 황금세대 ‘손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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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6-17 02:00 조회8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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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9일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손흥민(가운데)과 이강인(오른쪽), 백승호(왼쪽)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많은 축구팬들은 다음 월드컵 때 손흥민과 이강인, 백승호가 호흡을 맞추는 이른바 손강호 라인을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뭐하러 울어요. 전 후회 안 합니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강인(18·발렌시아)의 말이다. 취재진이 ‘혹시 울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한국은 16일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 결승전에서 1-3으로 졌다. 이강인이 전반 5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 34분과 후반 8분, 후반 44분에 잇따라 세 골을 내줬다. 이강인은 경기 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대신 “최선을 다해 후회는 하나도 없다.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강인을 비롯한 젊은 태극전사들이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U-20월드컵 결승전이 끝난 뒤 은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회 대표선수들은 한국 남자축구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치(폴란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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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전인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현 U-20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궈낸 대표 선수들은 사생 결단의 각오로 뛰었다. 당시 멕시코 고지대에 대비해 마스크를 쓰고 훈련하다 호흡이 가빠 쓰러지기도 했다.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사명감에 짓눌렸던 세대다.
 
20대 중반의 나이,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손흥민(27·토트넘)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펑펑 눈물을 흘렸다.

16일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결승에서 이강인이 전반 페널티 킥을 넣고 동료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그 다음 세대인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Generation Z)’는 다르다. ‘Z세대’는 알파벳 마지막 글자 Z처럼 20세기의 마지막 세대로 1995년 이후 출생자를 말한다. 18~20세(1999~2001년생)가 주축인 U-20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자체를 즐겼다.
 
한국 축구 ‘Z세대’는 대회 기간 내내 ‘흥’이 넘쳤다. 훈련장은 클럽을 방불케 했다. 가수 싸이의 ‘챔피언’이 울려 퍼졌고, 선수들은 승리한 뒤 버스에서 ‘떼창’을 했다. 세네갈과 8강전, 긴박한 승부차기 순간에도 골키퍼 이광연(20·강원)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선수들은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 승리한 뒤엔 정정용(50) 감독을 쫓아가 물을 뿌렸다.
 
그러나 16일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선 체력적인 한계에 부닥친 듯 선수들의 몸놀림이 무거워 보였다. 유럽 특유의 측면 공격에 수비가 허물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준우승을 차지한 뒤에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막내형’이라 불린 이강인은 결승전이 끝난 뒤 두 살 많은 선배 이광연의 볼을 어루만지며 “형이 자랑스러워. 고개 숙이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한국축구 Z세대는 집념도 대단했다. 골키퍼 이광연은 4강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도 몸을 던져 슈팅을 막아냈다. 사진은 16일 결승에서 패한 뒤 이강인이 울음을 터뜨린 이광연 골키퍼를 위로하는 모습. [연합뉴스]

  
6명이 아홉 골 ‘진정한 원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한국 남자축구가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를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수퍼스타 이강인이 있다지만 다른 선수들의 기량을 믿지 못했다. ‘골짜기 세대’ ‘낀 세대’라 부르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남자축구 최초로 FIFA 주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표팀 21명 중 6명은 2부리그 K리그 2 소속이고 대학생도 2명이나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똘똘 뭉쳐 예상을 뒤엎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이강인 원맨팀’이 아닌 ‘진정한 원팀’이 이뤄낸 값진 결과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아홉 골을 넣었는데 골을 넣은 선수가 6명(이강인·오세훈·조영욱·최준·이지솔·김현우)이나 됐다.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23),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처럼 한국 축구도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을 실력으로 보여줬다.

16일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결승 뒤 열린 시상식에서 대회 최우수 선수에 선정된 한국의 이강인 골든볼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회에서 2골-4도움을 기록한 이강인은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이제까지 국내 선수가 받은 최고상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4강을 이끈 수비수 홍명보(50)가 받은 브론즈볼(MVP 3위)이었다.
  
이강인 “제가 아닌 팀이 받은 것”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1979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2005년), 폴 포그바(프랑스·2013년) 등이 골든볼을 수상한 뒤 월드 스타로 발돋움했다. 18세 선수가 골든볼을 수상한 것은 2005년 메시 이후 14년 만이다. 이강인은 “골든볼을 받은 건 형들과 코치진 덕분이다. 제가 아닌 팀이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인과 정정용 감독. 2002년 월드컵에서 2골을 넣으며 한국의 4강행을 이끌었던 안정환 해설위원은 더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야기를 안 해도 된다. 앞으로는 2019년 이야기를 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강인에 대해 이제는 세계로 뻗어 나가는 일만 남았다고 했다. [뉴스1]

 
‘리틀 태극전사’ 덕분에 대한민국은 지난 3주간 행복했다. 17년 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기억하는 축구팬들은 이날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거리응원을 펼쳤다. 새벽 1시에 킥오프한 결승전의 TV 3사 시청률은 합계 42.49%를 기록했다. 맥주 판매와 치킨 배달이 급증했다.
 

지난 3월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손흥민이 경기가 끝난 뒤 이강인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인과 아이들’은 한국 축구의 ‘황금 세대’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강인을 비롯한 선수들은 내년 7월 도쿄 올림픽(23세 이하 출전) 출전이 가능하다. 만약 동메달 이상을 따면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3월 A대표팀에 발탁됐던 이강인은 오는 9월 열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두고 다시 A대표팀에 뽑힐 가능성도 있다. 많은 축구팬들은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킬패스를 찔러주는 장면을 머릿속에 그린다. 손흥민-이강인과 수비형 미드필더 백승호(22·지로나)가 함께 뛰면 한국 축구의 ‘손-강-호’ 라인이 구축된다.  

U-20월드컵

 
우치=송지훈 기자, 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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