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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 “형님들~미친 듯 달려봅시다” 강인이의 결승전 앞 단톡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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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6-18 02:00 조회6,3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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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오세훈·이재익·이지솔·최준·이규혁(왼쪽부터)이 은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티셔츠에는 ‘PRIDE OF ASIA(아시아의 자존심)’란 글귀가 적혀 있다. [김경록 기자]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은 바로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2019 폴란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이 17일 금의환향했다. 중앙일보는 21명의 선수 중 5명을 서울 서소문 본사에서 만났다.
 
아르헨티나와 일본을 헤딩골로 울린 오세훈(아산 무궁화), 에콰도르와의 4강전 결승골 주인공 최준(연세대),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버저비터 헤딩골을 터트린 이지솔(대전), 한국의 철벽 수비를 책임진 이재익(강원), 결승전 후반 35분 처음 출전해 감격의 눈물을 쏟은 이규혁(제주)이다. 스무 살 동갑내기 5명은 축구 실력만큼 유쾌한 입담을 뽐냈다.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 이규혁, 이지솔, 이재익, 오세훈, 최준(뒷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이 17일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감독 ‘백성’ 명언 며칠 밤 준비한 듯
 
한국에 오니 축구 열기가 느껴지나요.
오세훈: 폴란드에서는 실감이 안 났는데, 공항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환영해 주시니 실감이 나네요.

이규혁: 치고 나오네. 이 말에 동감.
 
대회 전부터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는데 모두 그랬나요.
5명 모두: (모두 손 들며) 네 맞아요.

이규혁: 대회 전부터 ‘필’이 좋았어요. 한 경기 한 경기 치를 때마다 점점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이길 수 있었어요.

이재익: 많은 전문가가 예선 탈락할 거라고 했어요. 그렇지만 우린 우승한다고 생각하고 대회에 출전했어요.

안정환 해설위원이 영화 수퍼맨 주인공 클라크를 닮았다고 극찬한 오세훈. 그는 헤딩으로만 2골을 터트렸다. 김경록 기자

 
안정환 해설위원이 ‘오세훈은 영화 수퍼맨의 주인공 클라크를 닮았다’고 했는데.
오세훈: (씨익 웃으며) 잘 보신 것 같네요. 영상을 통해 봤어요.

이지솔: (오세훈을 바라보며) 전북 공격수 문선민 선수를 닮았다고 했는데, 대회를 다녀오니 잘생긴 중화권 배우 왕대륙을 닮았다고 하시더군요.(웃음)
 
이지솔 선수는 8강전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었고, 최준 선수는 4강전에서 결승골을 넣었어요. 둘 다 이강인(18·발렌시아) 선수의 어시스트를 받았는데.
이지솔: 마지막 기회라서 강인이한테 ‘형한테 짧게 올리라’고 했어요. 세네갈과의 8강전 같은 경기를 또 할 수 있을까요. 말도 안 되는 경기였다고 생각해요.

최준: 4강전에서 강인이가 프리킥 직전에 표정 연기를 했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고 보는 게 맞을 거 같아요. 강인이와 눈이 맞았어요.

우크라이나 언론은 최준은 대학생, 오세훈은 경찰팀 아산 무궁화 소속이라며 놀라워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최준은 외국에서는 아예 공부만 하는 학생인줄 알더라며 웃었다. 아산 임대생 오세훈은 자신에게는 아산 폴리스라며 경찰이냐고 그러던대라며 웃었다. 김경록 기자

 
2살 어린 이강인을 ‘막내형’이라 불렀죠.
이재익: 평소 생활에서는 어린 동생이에요. 친구처럼 장난치며 재밌게 지냈어요. 그런데 강인이는 경기장에 들어가면 확 바뀌어요. 소리도 많이 지르고. 그래서 우리도 그에 걸맞게 하려고 했어요. 경기를 앞두고 매번 강인이가 단체 카톡방에 장문의 편지글을 올렸어요.
 

이날 이강인이 팬들과 기념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 하고있다. [김상선 기자]

이강인은 결승전을 앞두고 ‘형님들~ 오늘이 마지막 경기네요. 저는 첫날부터 형들을 믿었고, 마지막까지 형들 믿을 거예요. 마지막 경기까지 미친 듯이 달려봅시다. 모두들 진짜 사랑해요’란 글과 함께 ‘날아라 슛돌이’에 나왔던 어린 시절 사진까지 올렸다. 그러자 “얘들아 사랑해~”란 답글이 이어졌다고 선수들이 전했다.
 
환영행사에서 이강인이 ‘형들 중 누나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란 질문에 “전세진 형이나 엄원상 형이다. 나머지는 정상이 아니다”고 농담을 했는데요.
이규혁: 말도 안 돼요. 그 둘도 비정상이에요.(웃음)
 
환영행사에서 정정용 감독이 “백성이 있어야 임금이 있듯, 선수들이 있어 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더군요.
이지솔: 감독님이 며칠 전부터 밤새 명언을 준비하신 것 같네요.(웃음) 그래도 그런 말씀을 통해 배운 게 많아요.

17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세 이하 대표팀 환영식에서 선수들이 정정용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김상선 기자]

  
훈련 땐 옛날 노래, 그래야 원팀 돼
 
감독님과 격의 없이 지냈죠.
이지솔: 감독님이 4강 진출 후 라커룸에서 갑자기 춤을 추셨어요. 이상한 웨이브 춤이었는데 왕년에 춤 좀 추셨다고 하시더군요.(웃음)

이규혁: 훈련 때 흥겨운 음악을 틀었어요. 1990년대 곡인 자자의 ‘버스 안에서’도 틀었지요. 옛날 노래가 떼창하기 쉽고, 가사도 좋고 신이 나요. 실은 요즘 노래는 쌤(선생님)들이 공감을 못 해요. 그러면 원팀이 못 되잖아요.
 
결승전 후반 35분에 처음 출전한 이규혁 선수는 경기 후 눈물을 흘리더군요.
이규혁: 감독님과 동료들이 믿어줘서 내게 최고의 15분을 선물해 준 것 같아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최선을 다했어요.

최준: 규혁이가 저랑 같은 포지션이잖아요. 경기를 못 뛰는데도 뒤에서 웃으면서 ‘네가 잘해야 한다’고 격려해 줬어요.
 
미드필더 김정민이 다소 부진해 팬들에게 비난을 받았는데요.
오세훈: 정민이는 생각보다 속이 깊어요. 실수할 때 우리가 더 못 도와주고 커버해 주지 못해 미안할 뿐입니다.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 이재익, 이지솔, 오세훈, 최준, 이규혁(왼쪽부터)이 17일 오후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여러분에게 ‘원팀’이란.
오세훈: 원팀이 되기까지 한두 달이 아니라 우리는 2~3년을 준비했어요. 웃기도 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죠.

이재익: 선수 21명뿐만 아니라 코치진, 지원 스태프, 국민까지 원팀이 된 거죠. 폴란드에 1000명이 넘는 한국팬이 와주셨어요. 경기를 마친 뒤 거리응원 사진을 보고 행복했어요.
 
“한국에 돌아오면 가장 해 보고 싶은 일이 뭐였냐”고 물어봤다. 오세훈은 “냉면을 먹고 싶다”고 했고, 이규혁은 “앞뒤 안 보고 신나게 놀기”라며 해맑게 웃었다. 이들은 내년 도쿄 올림픽과 3년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다. 최준은 “각자 소속팀으로 흩어지지만, 더 높은 곳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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