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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욕 먹을 각오" 김경문은 가슴에 손을 얹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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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1-28 09:47 조회6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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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61) 야구대표팀 감독은 단상 위로 오르며 왼 가슴 위에 오른손을 잠시 올렸다. 수많은 격전을 치른 베테랑이지만 그 순간, 그는 꽤 긴장하고 있었다. 심장박동을 손으로 느끼며 심호흡을 한 뒤 입을 열었다.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취임일성은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였다. [뉴스1]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28일 서울시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 감독으로 김경문 감독을 모셨다"고 발표했다. 정 총재는 이어 "(NC 다이노스 감독에서 물러났던) 김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 제안을 받고 고민하다 '위기의 한국야구를 혁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내년 7월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을 이끈다.
 
대표팀 사령탑은 지난해 11월 선동열(56) 감독이 전격 사퇴하면서 두 달 동안 공석이었다. 선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나 팬들로부터 축하를 받지 못했다. 선수 선발의 공정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예선리그에서 대만에 패하는 등 경기력도 기대 이하였다. 이로 인해 선 감독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는 스포츠계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KBO는 2017년 해체된 기술위원회를 재구성, 새 감독 선정 작업을 시작했다. 김시진(61) 기술위원장을 비롯해 기술위원 6명이 지난 17일과 23일 두 차례 회의를 열었다. 김시진 기술위원장은 "1차 회의 때 후보자를 5명으로 압축했다. 2차 회의 때는 50분 만에 회의가 끝났다. 기술위원회가 선정한 1순위 후보가 김경문 감독"이라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 NC에서 통산 1700경기(896승30패774패)를 지휘한 리더다. 두 팀 모두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으나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은 넘지 못했다. 대신 그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하게 '올림픽 우승 감독'이라는 경력을 갖고 있다.  프로팀이 감독을 교체할 때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 감독은 '장외 거물'로 남지 않고 대표팀 감독을 선택했다.
 
한국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직업 중 하나인 야구감독, 그것도 국가대표 감독을 맡기까지 그는 어떤 고심을 했을까. 기꺼이 '독이 든 성배'를 받은 김 감독은 단단하게 각오를 밝혔다.
 

기자회견 후 손을 맞잡은 정운찬 KBO 총재, 김경문 대표팀 감독, 김시진 KBO 기술위원장(왼쪽부터). [뉴스1]

-대표팀 감독을 수락한 배경은.
"그라운드를 떠난 지 7개월 됐는데 가슴이 막 뛴다. (상황이) 어려운 건 다들 아시는 거다.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피하는 모습은 보이기 싫었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수락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감독이었다. 현재의 김 감독은 그때와 뭐가 다른가. 
"11년 전에는 젊었다. 지금은 연륜이 생겼지만 그때의 과감함이 남아 있을지 걱정이 된다. 지금은 마음이 더 푸근하다고 생각한다."
베이징올림픽은 김 감독의 뚝심이 유감없이 발휘된 대회였다. 대회 내내 부진했던 이승엽을 끝까지 4번타자로 중용한 결과, 이승엽은 일본과의 준결승전과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천금 같은 홈런을 연달아 터뜨렸다. 결승전 선발 투수 류현진의 구위가 떨어진 상황에서도 9회 1사까지 던지게 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우승을 이끌었던 당시의 김경문 감독 [중앙포토]

-현재 대표팀 전력은 어떻게 보는가. 
"(2008년에는 류현진·김광현 등) 좋은 왼손 투수들이 있었다. 어느 팀과도 싸울 수 있는 에이스급 투수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걱정이 드는 게 제 심경이다"
 
-아시안게임 때 야구 대표팀이 많은 비판도 받았다.
"경기는 다 봤다. 굉장히 가슴이 짠했다. 국가대표 감독은 약한 팀을 만나도 최선을 다 한다. 이겨도 그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해 선동열 전 감독께서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해에는 선수 선발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다.
"참 어려운 문제다. 11년 전에도 선수 선발 했을 때도 논란은 조금씩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 제가 선발해도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발을 하도록 하겠다."
 
-이승엽·박찬호가 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은.
"(코치의 커리어가) 너무 화려하면 선수보다 코치가 주목을 받는다. 이승엽·박찬호 등은 (미래를 위해) 아껴야 하지 않을까. 솔직히 코치진에 아직 포함하지 못했다."
 
-앞으로 계획은.
"다음 달 중순 코치들을 선임할 것이다. (도쿄올림픽에 앞서) 오는 11월 프리미어12 대회를 치를 때 선동열 감독 마음까지 합쳐서 선수들과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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