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서로가 서로를 길들이려는 사회 > 교육칼럼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교육칼럼

5월 24일 [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서로가 서로를 길들이려는 사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05-19 13:43 조회80회 댓글0건

본문

[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서로가 서로를 길들이려는 사회


◆ 가스라이팅이 사람에게 당하는 것으로만 봤는데, 돈이나 권력에 가스라이팅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같은 교육을 받아도 사람에 따라서는 가스라이팅 당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있잖아요?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 두뇌가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따라 달라요. 예를 들어 내가 가진 지식이 틀렸다는 것을 스스로 계속 확인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자신감을 잃어가죠. 그러면 시간이 지날수록 타인의 지식이 더 정확하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져요. 그러면 누군가가 와서 ‘네가 가진 지식은 틀렸고 내가 맞아!’라고 하면 그 말을 믿고 받아들이게 되거든요. 


◆ 그런데 설명에서 ‘스스로’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시는데, 이유가 있나요? 


- 있어요. 가스라이팅의 핵심은 ‘내가 틀렸다!’라는 것을 내가 인정할 때라야 그 가능성이 쌓여가요. ‘난 틀리지 않았어!’라는 생각이 강하면 오히려 왜 틀렸다고 하냐면서 따지죠.


◆ 반항이라는 것이 곧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타인에 의해 길들여질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군요. 이렇게 생각하면 가정과 학교 모두에서 아이들은 처음부터 가스라이팅 당할 가능성을 키워가는 것 아닌가요? 집에서는 부모가 아이에게 아이가 틀리고 엄마 아빠의 말이 맞으니까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있고, 학교도 선생님들 뿐 아니라 시험을 통해 학생의 틀린 지식을 지적하잖아요. 


- 그것이 앞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이 가스라이팅 당할 가능성을 키운다고 말한 이유에요. 


◆ 그러면 가스라이팅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은 왜 그런가요? 


- 스스로 정답을 잘 찾아내는 사람 또는 고집이 세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사람이겠죠. 


◆ 스스로 정답을 잘 찾아내는 사람은 왜 가스라이팅에서 자유로울 수 있죠? 


- 자신이 가진 지식이 맞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다른 사람의 지식에 의존할 이유가 적으니까요. 


◆ 고집이 센 경우는요? 


-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고수하는데, 가스라이팅이 먹힐 이유가 없겠죠. 


◆ 현재 사회를 보면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반항하는 학생은 문제아로 낙인찍고 바꾸려고 하는데, 그러면 이런 아이들이 오히려 가스라이팅 당할 가능성이 적겠네요. 


- 학교에서는 그렇죠. 학교에서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음지의 사회를 스스로 받아들이면 이야기는 또 다르죠. 


◆ 이렇게 따지면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가스라이팅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 예.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 않는다면 세상 어디를 가도 덫은 존재해요. 그리고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렵죠. 


◆ 이것과 관련해 아직 질문이 조금 더 있는데, 이보다 아직 다루지 않은 내용을 먼저 질문할게요. 앞서 답을 정해놓고 생각하는 사람도 가스라이팅에 당할 확률이 높다고 했잖아요? 답을 정해놓고 생각한다는 것은 뭘 뜻하나요? 


- 예를 들어 두 연인이 있어요. 서로 사귀자고 해서 함께 데이트도 하고 사랑도 나누는 사이요. 이 연인이라는 관계는 서로 ‘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답이 정해진 것이라고 봐야겠죠? 


◆ 당연하죠. 


- 이렇게 서로 관계를 확정지으면 두 사람의 생각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겠는데, 서로 사랑하니까 서로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방향으로 흘러가겠죠. 


- 그렇겠죠? ‘당신이 나를 사랑하니까 내게 이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있을 것이고 또 이러한 기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도 하겠죠?


◆ 그런데요?


- 이렇게 사랑이라는 단어로 모든 것이 정해진 상태에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상대가 바람을 피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 당연히 난리가 나겠죠. 나를 사랑한다면서 바람을 피웠는데 그걸 용서할 수 있을까요? 


- 사랑하는 사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생각을 할 때 서로의 생각이 같으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반대로 사랑이 정해놓은 범위를 벗어난 일이 벌어진다면 상황은 쉽게 짐작할 수 있어요. 사랑이라는 단어로 서로를 묶어 놓으면 서로가 그 안에서 서로에게 가스라이팅을 하기도 하고 당하기도 해요. 


◆ 예? 가스라이팅을 하기도 하고 당하기도 한다고요? 서로가 서로를 길들이는 것인가요? 


- 예. 사랑이라는 정해진 틀 안에서 서로를 보기 때문에 그 틀 안에 서로를 가두려 하죠. 예를 들어 작년 생일에 작은 선물을 받았다면 올해는 조금 더 큰 선물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요. 


◆ 그런 것도 가스라이팅이라고 볼 수 있나요? 


- 물론이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부정적인 구속이 시작되면 그것을 가스라이팅으로 봐요. 하지만 실제로는 부정적인 면이 도드라지기 전부터 가스라이팅이 시작되거든요. 다만 문제가 표면화 되면 그 때서야 가스라이팅이었다고 결론을 내릴 뿐이죠. 


◆ 조금 복잡한 것 같은데 의미를 알 것 같기는 해요. 그러면 사랑의 범주를 벗어난다는 것은 상대로 인해 길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도 될까요? 


- 그렇다고 볼 수 있어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교육칼럼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964건 17 페이지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