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기억력의 종류와 기억법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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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10-26 12:29 조회63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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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기억력의 종류와 기억법 (2부)
◆ 앞서 치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기억의 종류까지 왔는데 지금 이 내용들이 치매와 연관이 있는 건가요?
- 그럼요. 사람들은 치매를 기억력을 잃어간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기억은 그대로 있는데 그것을 찾는 방법을 잊은 것이라고 보이거든요. 그러니까 가끔 기억이 돌아오기도 하죠.
◆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 그러면 채매와의 연관성에 대한 내용은 기억력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면 질문 드려도 되겠네요.
- 예. 그래야 치매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로 보여요.
◆ 그러면 앞서 질문으로 돌아가서 과일에 대한 책이 100권정도 있는 데 그것들 중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찾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고 보이는데 그렇지 않나요?
- 물론 그렇죠. 그런데 만일 책이 100배 정도, 그러니까 10000권이 있다면 어떨까요?
◆ 잘 정리해 두지 않으면 찾기 어렵겠네요.
- 맞아요. 정리를 해서 넣어두지 않으면 책을 찾기 어려워요. 그래서 정보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두뇌를 이용해 정리하지 않으면 그 기억은 후에 서로 얽혀서 찾기 어려워지거든요.
◆ 앞서 두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이 하나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정리하는 방법도 다르다는 이야기인가요?
- 달라요. 예를 들어 들어오는 정보를 감정으로 판단하는 경우 아무리 많은 정보를 저장했다고 해도 그 기억을 찾으려면 힘이 들어요.
◆ 예? 무슨 뜻이죠? 감정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또 어떤 걸 의미하죠?
-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여행을 다녀와서 좋았던 경험 또는 맛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서 너무 만족했다는 경험 등이에요.
◆ 그러니까 좋았다는 감정은 정보를 처리한 후 내린 판단이라는 뜻인가요?
- 맞아요.
◆ 그러면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은요? 감정이 판단이 내려진 것이라면 과정이 있어야 하잖아요.
- 5감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감정으로 판단하는데 과정이 있을까요? 길을 가다가 내 마음에 쏙 드는 이성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끌리잖아요? 이 경우 ‘내 타입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면 이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 있을까요?
◆ 없을 것 같기는 한데, 그러면 왜 끌린다고 판단을 하는 거죠?
- 본능이에요. 대대로 내려오면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내 두뇌가 생각을 거치지 않고 바로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죠.
◆ 그래서 본능적으로 끌린다는 말이 나오는 거군요. 그런데 앞서 이렇게 기억을 하면 기억하기 어렵다고 하셨잖아요? 왜 그런가요?
- 일반적인 예로 즐거운 여행을 한 후 시간이 지나면 여행을 어떻게 했는지 뚜렷하게 기억이 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요?
◆ 글쎄요? 기억하는 경우도 있고 좋았던 건 알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 그렇죠. 여기서 뚜렷하게 기억하는 경우는 조금 다른 내용이니까 넘어가고 좋았던 기억은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보죠. 이런 경우 기억을 찾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 그야 당연히 사진이나 동영상, 기념품 등을 보면 기억이 날 수 있죠.
- 사진이나 동영상은 여행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니 일단 넘어가고 기념품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 볼게요. 기념품이 어떻게 여행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일까요?
◆ 당연히 여행 중에 구입한 것이니까 여행과 연관된 물건이잖아요. 그러니까 기억이 나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
- 그렇죠. 여행과 연관되어 있으니까 그 물건이 기억을 떠올리도록 만들죠? 그러면 그렇게 떠올린 기억이 완전히 지워졌다가 새롭게 새겨진 것일까요?
◆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시네요.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졌는데 어떻게 떠오르겠어요. 기억이 있으니까 다시 기억이 나는 거겠죠.
- 바로 그 점이에요. 사람들은 기억이 지워졌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기억은 그대로 있어요. 다만 그 기억을 꺼내려면 무엇인가 연결된 것이 있어야하는데 그것을 찾지 못하면 기억을 되살릴 수 없다는 거예요.
◆ 그러면 앞서 이야기한 좋았다는 기억은요? 정보처리 과정이 없이 본능적으로 좋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는 해도 좋았던 기억은 있잖아요. 그러면 좋았다는 그 감정으로 기억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삶을 살아가면서 좋았던 기억이 그 여행뿐일까요? 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경험도 좋았을 수 있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해도 좋았을 텐데 과연 좋았다는 것만으로 기억을 찾을 수 있을까요?
◆ 조금 복잡해지는 것 같은데 그러면 좋았다는 감정으로는 기억을 되살릴 수 없다는 뜻인가요?
-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강한 자극이 들어오면 과거에 있었던 기억과의 연결고리는 끊어지고 새로운 더 강한 자극과 연결이 돼요. 그러니까 몇 년 전 여행이 너무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다고 해도 후에 그 여행에서 느꼈던 감정보다 더 강한 즐거운 경험을 하면 과거는 끊어지고 지금의 더 강한 자극이 해당 감정과 연결이 되거든요.
◆ 혹시 감정이 무뎌진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가요? 왜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같은 것이 반복되면서 처음에는 강한 감정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잖아요. 그러다가 더 강한 자극이 오면 그것에 반응하고요.
- 맞아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비슷한 강도의 자극이 오면 점차 무뎌져서 더 강한 것을 찾게 되죠.
◆ 그렇군요. 그래서 연인 사이에서도 매년 생일에 비슷한 수준의 선물을 하면 큰 감흥도 없고 또 무엇을 받았는지 후에 기억하기도 어려운 것이군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니까 질문이 떠오르는데, 그러면 감정으로는 기억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다는 뜻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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