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동물의 두뇌 vs. 인간의 두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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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12-14 07:26 조회70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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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 보면 질문으로 목표를 세운다는 것이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울 것 같은데 이런 과정이 어떻게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요? 도대체 두뇌 발달이 뭐죠?
- 참 재미있는 질문이네요. 이런 질문을 먼저 드려볼까요? 학교든 아니면 강의든 참여해서 복어에 대해 배웠다고 가정해 볼게요. 예를 들어 ‘복어는 독이 있다!’라는 지식과 함께 독의 종류와 이름도 배웠다고 생각해 보죠. 그러면 이렇게 배운 지식은 내가 생각을 통해 익힌 것일까요?
◆ 아닌 것 같아요. 가르쳐주는 것을 배워서 기억하는 정도이니 생각이 아니라 그냥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것 같아요.
- 맞아요. 그런데 원숭이들도 신호를 배우고 익혀서 사용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인 것 아세요?
◆ 들어는 봤어요. 원숭이들의 신호 체계가 복잡하다는 내용이었죠. 그래서 원숭이들도 똘똘하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러면 배워서 기억하는 것이 원숭이들의 신호체계와 비슷하다는 뜻인가요?
- 예. 조금 더 다양한 단어가 있을 뿐 다르지 않아요.
◆ 인간을 원숭이 수준에 비유하는 건 너무 심한 것 아닌가요?
- 하지만 현실이 그런걸요. 배우고 익혀서 사용하는 두뇌 기능은 인간의 두뇌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아요. 지난번 까마귀 이야기 기억나세요?
◆ 예. 5살에서 7살 정도 아이의 지능을 가졌다는 이야기였죠?
- 하나 더 덧붙여서, 까마귀의 두뇌 크기가 얼마나 될까요?
◆ 사람의 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 아닐까요?
- 그렇겠죠? 머리 크기로 보면요. 그만큼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위해 방법을 찾는 두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회사의 매출을 얼마까지 올려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성취하는 방법을 찾는 두뇌 기능을 가진 부분은 아주 작다는 뜻이죠.
◆ 음,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까마귀 크기의 두뇌 정도만 사용하고 있다는 뜻인가요?
- 조금 과장은 됐지만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 한 거예요. 인간에게는 다른 동물들에게는 없는 예측하고 비교하면서 시뮬레이션을 하는 두뇌 능력이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방법을 찾는 두뇌 능력은 두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한 이야기예요.
◆ 하지만 배우고 익혀서 사용하는 두뇌는 원숭이 수준의 두뇌라고 했잖아요. 그건 무슨 뜻이죠?
- 그 부분은 배워서 습득하는 두뇌 기능을 이야기 한 것이에요. 그러니까 단순히 배워서 익히는 과정은 까마귀의 두뇌보다도 못한 수준에 갇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 그러면 원숭이들의 두뇌가 까마귀보다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단순히 배우고 익히기 위한 두뇌가 아닌가요?
- 맞아요. 단순히 배우고 익히는 선에서 끝나지 않아요. 제 가설로는 기억에 저장하기 전에 해석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보여요.
◆ 해석이요? 무엇을 해석한다는 뜻이죠? 예를 들면요?
- 원숭이는 사회를 이뤄 살아가는 동물이잖아요? 그러니까 개체 간의 상호작용이 많겠죠. 그런데 이런 상호작용을 해석할 수 있어야 상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두뇌를 이용해서 다른 개체의 생각을 분석해야 하거든요.
◆ 그러니까 원숭이들도 생각을 한다는 뜻이군요.
- 맞아요. 생각을 하죠. 그러니까 똘똘하다고 이야기하죠.
◆ 인간도 다른 사람의 의도를 찾기 위해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런 두뇌 기능을 원숭이도 가지고 있다는 뜻인가요?
- 저는 그렇게 봐요. 왜냐하면 침팬지들도 왕따를 하거나 거래를 하기도 하거든요.
◆ 그렇다면 결국 배우고 익혀서 사용하는 두뇌 기능이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방법을 찾는 두뇌,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서로의 의도를 찾기 위해 생각하는 두뇌 능력이 모두 동물들이 가진 두뇌와 같다는 뜻인가요?
- 예.
◆ 그러면 인간의 고유한 두뇌 기능은 무엇인가요?
- 논리적으로 예측하고 예방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기술 또는 개념을 창조하는 두뇌 능력이죠.
◆ 하지만 그건 천재들만의 두뇌 능력 아닌가요? 예방, 예측, 새로운 기술, 개념 등 이 모든 것들이요.
- 맞아요. 그래서 아인슈타인이 말했다죠? 똘똘한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고, 천재는 문제를 예방한다고요.
◆ 이해할 것 같아요. 문제를 예방하려면 예측도 해야 하니까 쉽지 않은 두 뇌능력일 수 있을 것 같아요.
- 단순히 쉽지 않다는 선에서 그치지 않아요.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한 사회의 지도자가 예측을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를요.
◆ 사건 사고가 잦아지나요?
- 예.
◆ 하지만 문제 해결을 잘 할 수는 있겠죠?
- 물론이죠. 다만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를 수습하면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거기에서 그치지는 않잖아요? 그러니까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데, 실질적으로 문제 해결 능력은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책임을 피해 가는 두뇌 능력을 발휘하거든요. 그러니까 책임을 지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두뇌 능력이 뛰어나다고 봐야죠.
◆ 그래서 예측할 수 없었다고 하면서 책임을 지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군요. 그러면 결국 사회 구성원들만 힘든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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