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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 [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생각하는 도구로서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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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04-30 01:22 조회5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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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생각하는 도구로서의 언어


◆ 동물과 인간의 차이가 언어와 신호의 차이라고 생각했는데,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도 신호와 언어로 구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놀랐어요. 그런데 명령도 언어가 아닌 신호로 구분이 되는 건가요?


- 예. 특히 명령은 언어로 볼 수 없어요. ‘해/하지 마!’라고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신호의 특징이니까요.  


◆ 그러면 명령뿐 아니라 일방적인 의사전달은 모두 신호인가요? 


- 모두라고 볼 수는 없지만 대부분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있죠.  


◆ 일방적인 의사전달도 언어가 될 수 있다면, 어떤 경우에 그런 건가요? 


-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경우요.


◆ 아직 뚜렷하게 언어와 신호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운데, 명령도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내리는 경우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회사에서 매출을 늘리는 방법을 찾아 사원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명령을 내리는 경우요. 이 경우는 언어를 사용한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 그렇지 않아요. 명령은 내리는 사람의 두뇌에서 모든 정보가 처리된 결과물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이에요. 그러니까 이유와 근거를 찾아가며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은 빠진 상태죠. 


◆ 조금 복잡하네요. 이해가 될 수 있도록 조금 더 설명해 주세요. 지금까지 내용을 보면, 결론을 내린 후 명령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신호라는 점까지는 이해가 될 것 같은데, 아직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명령하는 것이 왜 신호인지가 이해가 가지 않아요. 그러면 도대체 우리 인간은 언어를 언제 사용하는 건가요? 


- 자폐와 같이 그림으로 생각하는 경우를 제외한 많은 사람은 언어로 생각을 하죠? 물론 아인슈타인은 가끔 음악으로 생각을 했다고 밝혔지만 이런 생각의 과정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니까 제외하고요. 


◆ 예. 그렇죠. 대부분 언어로 생각하죠. 


- 언어로 생각한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 글쎄요? 언어로 생각을 하는 건 맞는데, 질문의 내용을 뚜렷하게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무슨 뜻으로 하신 질문이죠? 


- 앞서 매출에 대한 예를 가지고 이야기자면, 매출을 늘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팀원들이 모여 생각을 하죠?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과정에서 언어를 사용할 것이고요.


◆ 그렇죠. 그런데요? 


- 매출을 늘리는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해 생각을 모으는 과정에서 어떤 언어가 사용될까요? 


◆ 당연히 매출을 늘리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겠죠.  


- 방법을 찾는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답을 찾고자 생각을 한다는 뜻이죠?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언어가 도구로 사용이 되고요.


◆ 그러면 질문과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것이 언어라고 볼 수 있다는 뜻인 것 같네요. 그러면 신호는요? 


- 신호는 일방적인 의사전달이라고 했죠? 일방적인 의사전달 과정에 질문과 답을 찾는 과정이 있을까요?  


◆ 아닌 것 같아요. 매출을 늘리는 방법이 결정되고 나면 실행에 옮기면 되니까 굳이 방법을 찾는 생각을 할 이유가 없죠.


- 이 때의 의사전달 도구가 신호예요. 언어와 형태가 같아 사람들은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언어는 생각의 과정에 사용되는 도구라면, 신호는 의사를 전달하는 도구죠. 원숭이도 신호로 의사전달을 하잖아요? 그리고 원숭이의 신호전달체계도 인간의 것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복잡하고요. 


◆ 조금은 알 것 같은데, 그래도 아직 뚜렷하지 않아요. 그러면 아까 일방적인 의사전달 중에도 언어가 포함되어 있다고 했는데, 어떤 경우인가요? 


- 가끔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두뇌에서 ‘내가 왜 이렇게 설명하고 있지?’ 또는 ‘어? 지금 내 말은 논리가 부족한 것 같은데?’와 같은 생각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죠? 그래서 말하는 도중에 ‘내가 설명을 잘 못한 것 같아!’와 같이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 예. 그런 경우가 있어요. 


- 이 때 말을 하는 과정 자체가 논리와 근거를 찾아가는 생각의 과정을 포함해요. 그러니까 이런 경우 언어를 도구로 사용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상대에게 전하는 것이니까 언어를 사용한다고 볼 수 있어요.


◆ 그러면 이렇게 정리해 볼게요. 결론이 없는 상태에서 논리와 근거를 언어라는 도구를 사용해 찾아가고 있으면 언어이고, 일련의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결론을 내리고 그 결론을 전달한다면, 이 때의 언어는 신호로서의 언어라고 보면 될까요? 


- 예, 일단 그렇게 정리하면 될 것 같네요. 


◆ 언어와 신호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네요.  


- 맞아요. 왜냐하면 언어는 두뇌의 작용과 맞물려있는데, 두뇌의 작용을 구분하지 못하면 언어와 신호도 구분하기 어렵거든요. 


◆ 그 말씀은 사용하는 것이 신호에 가까운 언어인지 아니면 진짜 언어인지에 따라 두뇌 발달도 영향을 받는다는 뜻인가요? 


- 물론이죠. 우선은 나 자신의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서는 상대방의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죠. 특히 어린 아이에게요. 


◆ 그렇군요. 그러면 우선 나 자신의 두뇌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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