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센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달의 뒷면에 착륙한 인류 최초의 탐사선 ‘창어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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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1-10 09:10 조회2,57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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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일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을 했습니다. 중국의 창어 계획은 달 탐사를 위한 장기 프로젝트였습니다. 본격적인 탐사선이 보내지기 전 사전조사를 위한 궤도 임무를 위해 창어 1호와 2호가 각각 2007년, 2011년에 발사되었고, 2013년 발사된 창어3호가 달의 앞면에 착륙하여 탐사선을 이용한 조사를 진행중이었습니다. 이번에 창어 4호를 달의 뒷면에 착륙시킴으로서 중국은 세계 최촐로 달의 앞뒤면에 모두 탐사선을 착륙시킨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3,4호에서 채취한 표본들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한 왕복선 창어 5,6호의 발사가 예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달은 공전과 자전의 주기가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에 지구쪽에서는 한쪽면만을 볼 수 있고 반대편은 보이지 않습니다. 보름달인가 반달인가에 따라서 달의 전체, 또는 부분이 보이는 차이만 있을 뿐, 지구에서는 절대 달의 뒷면을 볼 수 없습니다. 공전과 자전의 주기가 일치한다는 것을 쉽게 설명드리자면, 가운데 한 사람을 세워놓고 그 주위를 한바퀴 도는데,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을 계속 바라보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면서 한바퀴를 도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하면, 그 사람의 주변을 한바퀴 도는 동안 정확하게 내 몸도 한바퀴를 돌게 됩니다. 이렇게 공전과 자전의 주기를 맞추어 돌게 되면,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은 나의 앞모습만을 볼 수 있을 뿐, 뒷 모습을 전혀 못보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렇게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곳이니 그곳에 대한 궁금증은 당연히 컸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제까지 달의 뒷면을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던 것일까요? 그것은 탐사선이 달의 뒷면으로 돌아가게 되면 지구와의 통신이 두절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주 밖에 보내져있는 모든 탐사선들과 위성들은 행성의 반대편에 숨어들어가는 순간 지구와의 통신이 끊겼다가 앞쪽으로 돌아나오면서 다시 연결되기를 반복하며 주기적인 탐사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달은 절대 뒷면이 앞쪽으로 돌아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런 주기적인 탐사도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 연구진은 “췌자오”라 불리는 통신위성을 띄워두고, 위성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췌자오’라는 위성의 이름은 ‘오작교’라는 뜻이며, 그 이름과 같이 지구의 연구센터와 달 뒷면의 탐사선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달의 반대편에 도착한 창어4호는 ‘위투’라는 이름의 탐사로봇을 이용해 크게 두가지의 연구를 진행합니다. 하나는 달의 뒷면에서 동식물 배양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시 달의 생성에 관련 미스테리를 풀 수 있는 증거를 채취하는 것입니다. 첫번째 실험을 위해 창어4호에는 감자, 양배추, 누에고치 알 등이 들어 있는 생육장치가 달려있으며 이들이 달 표면에서 어떻게 자라나는 가를 내장카메라를 통해 지구에서 확인하며 원격실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실 창어4호 탐사의 주목적은 바로 두번째에 해당하는 달 생성의 비밀에 관한 연구입니다. 우리의 밤을 밝게 비추어주는 달이기에 매우 친숙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달은 태양계에 있는 많은 위성 중 매우 특이한 위성입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위성들에 비해 달은 행성대비 위성의 크기가 상당히 큽니다. 달은 태양계 내의 모든 위성중 다섯번째로 큽니다. 나머지 큰 위성들은 모두 지구의 크기와 비교해 엄청난 크기의 행성인 목성, 토성과 같은 커다란 행성들의 위성인 반면, 태양으로부터의 거리가 화성보다 안쪽에 위치한 상대적으로 작은 행성 중의 하나인 지구로서는 자기 자신에 비해 엄청난 크기의 위성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운 수성과 금성의 경우는 위성이 아예 없고, 화성에 있는 두개의 위성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지름은 고작 22 킬로미터, 12 킬로미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달이 다른 위성들에 비해 커다란 이유를 과학자들은 그 생성과정에 따른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달에 관한 연구를 하던 과학자들은 1970년대 이후 아폴로 달착륙 임무를 통해 얻어진 달 표면의 암석들을 통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달 지각의 조성물이 지구의 조성물과 매우 흡사하다는 사실입니다. 이외의 많은 자료들을 토대로 현재 과학자들은 달은 원래 원시지구의 한부분이 떨어져 나간 조각인 것으로 생각하며 이를 빅 스플래시이론(Big Splash Theory)이라고 합니다. 원시 태양계 시절 지구의 궤도에 만들어진 테이아(Theia)라는 행성이 지구와 충돌을 하였고, 이로 인해 지구 지각과 맨틀 부분의 상당부분이 지구에서 부서져 나왔으며, 테이아 행성의 핵은 중력에 의해 지구 중심핵에 빨려 들어갔다는 것이 빅 스플래시 이론의 핵심입니다. 이렇게 우주공간으로 떨어져 나온 부스러기들이 다시 중력에 의해 뭉쳐져 지구 주변을 도는 위성, 즉 ‘달’이 만들어졌다고 이 이론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완벽한 이론이라고 받아들여지기 힘들었는데, 상당부분 일치하는 성분이 발견된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원소의 비율이 지구의 것과 맞지 않는 등의 문제점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반쪽짜리의 가설이었던 이론은 70년대 후반 아폴로 16호가 찍어서 처음으로 보게 된 달의 반대편의 모습을 통해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가능성 얻게 됩니다. 아폴로 16호가 보내준 달의 뒷모습은 같은 위성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우리가 항상 보고 있는 앞면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지구쪽을 바라보고 있는 쪽과 달리 반대편은 우주 공간 쪽으로 열려있기에 더 많은 소행성이나 운석의 충돌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것들에 의해 비교적으로 많은 크레이터(운석이나 소행성 등의 충돌로 생겨난 구덩이 모양의 지형)들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뒷면의 모습은 앞면과 크게 다른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이로부터 만들어진 보완된 빅 스플래쉬 이론은 테이아의 충돌에 의해 산산이 부서져 지구 밖으로 튕겨져 나오는 조각들은 초기에 두개의 다른 위성을 만들어 내었다가 오랜 기간을 거져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합니다. 마치 두개의 엄청나게 뜨거운 금속덩어리는 오랜기간 고압으로 눌러주면 한덩어리로 합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과정입니다. 지구와 비슷한 성질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렇지 못한 특징들을 갖는 것이 원래 처음부터 두개로 분리되었던 위성이 다시 합쳐진 결과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번에 채취되는 달의 뒷면의 표면들은 올해 말에 발사가 예정된 창어5호에 의해 지구로 회수될 것으로 기대대고 있습니다. 만약 새롭게 채취된 표본들에서 달의 앞면에서 채취된 표본들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면 두 원시위성이 합쳐져 지금의 달을 이루었다는 가설은 매우 강한 근거를 얻게 될 것입니다.
‘창어’는 한국식 발음으로 ‘항아’라고 읽히며 중국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의 이름입니다. 구전되는 설화에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신의 미움을 산 항아가 달에 머무를 때 함께 한 동물이 바로 토끼입니다. 이 때문에 달에 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가 산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창어3호와 함께 달의 앞면에 도착하여 탐사를 시작한 로봇은 ‘위투1호’이고 이번에 창어4호와 함께 달의 뒷면에 도착한 로봇의 이름은 ‘위투2호’입니다. ‘위투’라는 이름이 바로 ‘옥토끼’라는 뜻이니, 이제 달에는 정말로 옥토끼 두마리가 달의 앞뒷면에 각각 한마리씩 있는 셈이 되었습니다. 떡방아를 찧는 대신 우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열심히 실험과 채취를 하고 있는 두마리의 토끼가 끝까지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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