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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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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1-24 10:17 조회3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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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열은 효종 대 북벌론(청 정벌)의 중심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문제로 효종과 비밀대담을 가지기도 했고, 왕과 비밀 서찰을 교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북벌 계획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효종과의 비밀대담이나 서신 왕래에서 송시열이 건의한 것은 극히 이념적이고 원론적이었으며, 실제적 대책은 아니었다. 

 

북벌론은 1659년 봄에 본격적으로 논의되었으나, 당시 형편으로는 즉각적인 북벌의 실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았고 민생의 안정과 국력 회복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역설하였다. 따라서 양민의 부담이 컸던 급료병(직업군인)을 줄이고 민병(농민군)을 활용하자고 주장했는데, 이것은 효종의 양병정책과 반대되는 것이었다. 송시열은 북벌의 실제 준비보다 그것이 내포한 이념성을 강조하였다. 명나라를 향한 존주대의와 병자호란의 복수설치 문제는 한시도 잊을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이며, 그것이 모든 정책의 기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물론 춘추대의의 관념에서 나온 유교적 명분론의 표현이기도 했지만, 이러한 강력한 이념이 국내 정치에서 부패와 부정을 억제하고 기강의 확립과 행정의 효율을 위한 방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북벌 이념은 송시열 자신과 그 일파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대의명분이 되기도 하였다. 

 

송시열의 북벌론은 효종의 죽음과 함께 침묵 되었다가 숙종 초기에 다시 제창되었는데, 효종 대에 송시열의 북벌론은 그 이념성과 함께 부국 안민의 정책을 내포하고 있었으나, 숙종 대에 국가의 전례 문제와 결부되어 다시 제창된 존주론에는 오직 당쟁에서 대의명분을 장악하기 위한 이념성만이 강조되었다. 

 

송시열의 사회사상을 살펴보면, 송시열은 매우 보수적인 정통 성리학자라고 할 수 있으나, 당시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 또 실제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먼저 사회 신분 문제에 있어서 양반의 우월성을 인정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특권은 제한되어야 할 것으로 보았다. 이에 우선 양민에게만 지워졌던 군역의 부담을 줄이고 양반에게도 군포를 부과하는 호포제의 실시를 주장하였다. 또, 노비종모법를 실시하여 양반의 노비 증식을 억제하고 되도록 양민이 노비가 되는 것을 막고자 하였다. 송시열은 또 서북 지방(평안도, 함경도) 인재의 등용과 서얼(서자와 그 자손)의 허통을 주장하고 양반부녀자들의 개가를 허용할 것을 말하기도 하였다. 

 

아울러 송시열이 가장 역점을 두었던 사회 정책은 양민의 생활 안정이었다. 이를 위해 공안을 개정하고 대동법(현물로 바치던 공물<궁중이나 나라에 바치던 물건>)을 쌀로 통일해서 바치게 하던 법)을 확대, 시행하며, 양민들의 군비 부담을 줄이는 호포제의 실시를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 자신이 빈민의 구제를 위한 사창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송시열도 노비제를 인정하기는 했으나, 노비도 같은 인간임을 인식시켜 부당한 사역이나 가혹한 행위를 억제하도록 역설하였다. 충절이나 선행이 드러나면 서얼, 농민, 천민에 이르기까지 전기나 묘문(무덤 앞으로 들어가는 문), 제문(죽은 사람을 조상하는 글)을 지어 표창하였다. 

 

여성 문제에서는 효행, 정절, 순종 등 전통적 미덕을 강조했으나, 동시에 가계의 관리와 재산 증식 등 주부의 권한과 관련된 경제적 구실도 중시하였다. 사회 풍속 면에서는 중국적, 유교적인 것을 숭상하였다. 

 

혼례 등의 예속과 복식,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세속과 다른 중국 습속들을 행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사치를 배격하고 근면,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여 교화의 모범이 되기도 하였다. 

 

송시열은 문장과 서체에서도 뛰어났다. 문장은 한유, 구양수의 문체에 정자, 주자의 의리를 기조로 했기 때문에 웅장하면서도 유려하고 논리적이면서도 완곡한 면이 있었다. 특히 강건하고 힘이 넘치는 문장으로 평판이 높았다. 시, 부, 책, 서, 발, 소차, 묘문 등 모든 글에 능했으나, 특히 비, 갈(지붕돌을 얹지 아니하고 머리 부분을 둥글게 만든 작은 비석) 지문(죽은 사람의 성명, 태어나고 죽은 날, 행적과 무덤의 위치, 좌향 등을 적은 글) 등 무덤 문에 명성이 있어 청탁을 받아 지은 것이 수백 편에 이르렀다. 그중에서도 영릉지문(효종릉의 지문)은 명문으로 손꼽힌다.

 

서체는 처음 안진경체를 익히다가 뒤에 주자를 모방하게 되어 정체를 잃었으나 매우 개성적인 경지에 이르러 힘에 넘치는 것으로 평판이 있었다. 그 글씨를 받아 간 사람들이 무수히 많았고 현재도 많이 전하고 있다. 

 

송시열은 학계와 정계에서 가졌던 위치와 그 명망 때문에 교우 관계가 넓었고 추종한 제자들도 매우 많았다. 교우의 중심은 역시 김장생, 김집 문하에서 동문수학한 송준길, 이유태, 유계, 김경여, 윤선거, 윤문거, 김익희 등으로 이들과 함께 세칭 산당으로 불렸다. 한때는 남인 권시, 윤휴와도 절친한 적이 있었다. 

 

벼슬에 나아간 뒤에는 김상헌의 손자들인 김수증, 김수흥, 김수항 형제들, 민정중, 민유중 형제, 이후원, 이시백 등 서인 권문세가 인사들과 정치를 같이하였다. 소론계인 남구만, 박세채, 이경석과도 친했으나 뒤에 당이 갈려 멀어졌다. 

 

송시열은 독선적이고 강직한 성품 때문에 교우 관계에서 끝까지 화합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경석, 윤휴 및 윤선거, 윤증 부자와의 알력은 정치적인 문제를 일으켜 당쟁의 한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만년에는 사돈인 권시와도 틈이 생기고, 이유태와 분쟁을 일으키는가 하면 평생의 동반자였던 송준길마저도 뜻을 달리하게 되었다. 

 

제자로는 윤증이 가장 촉망되었으나 그 아버지의 묘문 문제로 마침내 노소 분당을 일으켰다. 그리고 송시열의 학통을 이어받은 권상하 외에 김창협, 이단하, 이희조, 정호, 이선, 최신, 송상민 등이 고제(뛰어난 제자)로 일컬어진다. 

 

그 밖에 송시열의 문하에서 수시로 공부한 문인들은 수백 명에 이르렀다. 권상하의 문하에서 송시열의 학통을 계승한 학자로는 한원진, 윤봉구, 이간 등 이른바 강문팔학사들이 대표적이며, 이들의 문인들이 조선 후기 기호학파 성리학의 주류를 형성하였다. 

 

이들을 통하여 송시열의 존주대의 이념이 계승되어 조선 말기의 척사위정론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송시열에 의해 재정비된 정통 성리학의 체계와 광범한 문인들의 활약 및 그 정치적인 비중 때문에 송시열의 학문과 사상은 조선 후기의 가장 강력한 지배 이념으로서 작용할 수 있었다. 

 

송시열은 방대한 저술을 남겼는데, 그 자신이 찬술하거나 편집하여 간행한 저서들과 사후에 수집되어 간행된 문집으로 크게 나뉜다. 저서로는 『주자대전차의』, 『주자어류소분』, 『이정서분류』, 『논맹문의통고』, 『경례의의』, 『심경석의』, 『찬정소학언해』, 『주문초선』, 『계녀서』 등이 있다. 

 

문집은 1717년(숙종 43) 왕명에 따라 교서관(경서의 인쇄와 교정을 맡아보던 관청)에서 처음으로 편집, 167권을 철 활자로 간행하여 『우암집』이라 하였다. 이후 1787년(정조 11) 다시 빠진 글들을 수집, 보완하여 평양 감영에서 목판으로 215권 102책을 출간하고 『송자대전』이라 명명하였다. 

 

그 뒤 9대손 송병선, 송병기 등에 의하여 『송서습유』 9권, 『속습유』 1권이 간행되었다. 이들은 1971년 사문학회에서 합본으로 영인, 『송자대전』 7책으로 간행했고, 1981년부터 한글 발췌 번역본이 민족문화추진회에서 14책으로 출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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