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 조선 전기의 문학과 예술-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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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1-25 08:40 조회1,49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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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자 - 1
『자기는 모름지기 흰색 진흙을 사용하여 정성스럽고 곱게 구어야만 쓸 수 있다. 지방 여러 곳에서 자기를 굽는 자가 많지만 고령에서 만든 것이야말로 정말 깨끗하다. 하지만, 광주 것은 더욱 좋다. 해마다 사옹원 관리가 좌·우편으로 나뉘어 각기 서리를 데리고 봄부터 가을까지 사기 만드는 것을 감독하여 중앙에 바친다. 그 공로에 따라 등용되기도 하고 하사품을 내려지기도 한다.』
<용재총화>
『(숙종 40년 8월 임진) 흰색 점토(고령토)는 석산에 있다. 양구 지방 백성이 이 역을 맡았는데 5백도 되지 않는다. 이 5백호 백성들이 천길 깎아지른 봉우리를 뚫고 끊어 흙 맥을 찾아야한다. 낭떠러지가 갈라져 무너져 내려 일하던 백성들이 깔려 죽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는 해가 없다.』
<숙종실록>
『(인조 3년<1625> 1월 8일, 8월 3일) 분원은 앞서부터 숲이 무성한 곳을 찾아 옮겨가면서 설치하였다. 지금 분원을 둔 곳은 벌써 몇 년씩이나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썼기 때문에 땔감이 거의 없다. 어쩔 수 없이 나무가 무성한 곳을 찾아서 옮겨 설치하여야만 백자를 만들 수 있다.』
<승정원일기>
사옹원은 조선 시대 임금과 대궐 안 식사 공급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청이다. 1467년(세조 13) 사옹방을 사옹원으로 개편하고 녹관을 두었다. 궁궐에서 필요한 도자기를 굽는 분원은 서울과 가깝고 고령토를 운반하기 좋은 경기도 광주에 두었다. 분원은 땔감 문제로 광주의 6개면과 양평의 1개면에서 10년 정도를 주기로 하여 옮긴 듯하다.
세종실록 지리지 동국여지승람 자기소, 도기소 수 도표
자기는 백자, 도기는 분청사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청자에 비해 백자 도요지는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
■ 백자 – 2.
그 순수한 아름다움
『고려 비색(청자)이 천하에서 제일이지만 우리나라 자기는 맑고 깨끗한 흰색이 자랑이다. 어떤 그림을 그린다 해도 따라올 수 없다.』
<오주연문장전산고>
『우리 민족이 백색을 숭상하고 즐겨 백색을 쓰는 것은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자기 자신과 삼족을 멸하는 참극을 눈앞에 두고도 절개한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마음의 소유자가 되려고 했다.
흰 옷은 더럽혀지기 쉽다. 바로 더러워질 수도 있다. 그런데 그냥 흰 옷을 쉽게 해 입는 것이 아니라 흰 옷에 정성들여 빛을 내어 입는다. 대단히 비경제적이다. 거기다 여러 가지 물감을 들이면 좋으련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지금도 아름다운 농촌 풍경은 이른 아침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녹색의 산과 들을 오가며 또 일하는 선명하고 깨끗한 모습이다. 흰 바지를 넓적다리까지 걷어붙이고 그 진창 논 속에 들어간다. 흙이 튀면 마른 다음에 털고 더러우면 빨아 입는다.
이러한 것은 마치 불의에 박해 속에서 깨끗한 마음을 지키는 것과 같다. 이러한 것은 오랜 색채의 호상(호탕하고, 시원시원하다)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백설처럼 티 없이 깨끗한 마음과 행동, 굳은 의지, 이러한 것들은 그들의 생활의 이념이며, 이러한 모든 것을 내세가 아닌 실질적인 현세에서 구현하려는 것이다. 조상의 제사를 정성껏 받드는 것은 내세의 명복을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조상에 대한 마음속에서의 정성이요, 예의요, 길이 조상의 덕을 추모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자손은 조상의 음덕을 현세에서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상에 대한 오랜 숭배사상, 깨끗한 생활 등 모든 것이 오랜 옛날부터 있어 내려왔다. 그러나 이것이 항상 현실과 결부되어 새롭게 어떤 이념으로 받아들여져서 분위기가 조성되고 고유한 생활 정서와 어울려 흰 색을 발전시키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조선 왕조 도자기 발전사에서 우리가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처음에 말한 바와 같이 백색으로의 발전이며 백색의 세련이며 백색으로 향하는 과정이다.』
<조선 백자의 발달, 정양모>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서 3일 열린 한국 미술품 경매에서 18~19세기 조선 시대 작품인 붉은색 연꽃 줄기 무늬가 있는 백자가 25만5천5백 달러(이하 수수료 10~15% 포함)에 낙찰되는 등 총 1백34점이 출품돼 2백20만 달러어치(85점 상당)가 팔렸다.
최고가를 기록한 연꽃무늬 백자는 한 유럽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이날 경매에서 익명의 아시아 고객에게 예정가 1만 5천~2만 달러보다 열 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팔려 경매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1994년 12월 5일 중앙일보>
<그림과 글씨>
◉ 작품
고사관수도 : 강희안(1419~1464) 작. 사대부 화가. 절벽 밑 바위에 기대어 골똘이 생각에 잠겼다. 상투가 중국풍이어서 낯설다.
송하보월도 : 이상좌(1465~?) 작. 화원 출신.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 가지와 옷자락에서 생동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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