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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쓰는 한국사] 신라인들의 근친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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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창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3-23 07:36 조회9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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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김 씨 왕족들이 가지고 있던 근친결혼 풍습은 넓게는 유목문화와 관련 있기도 하지만그 문화가 천산 주변에 살던 사카족의 그것과 맥이 닿아 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또한 중고기의 고총 고분에서 나온 토우 장식 항아리에는 수많은 토우가 부착되어 있는데토우 중에는 성애장면을 다양하게 연출한 것들이 많다이는 당시에 신라인들이 상당히 개방적인 성문화가 있었음을 방증한다자유로운 성애장면을 담은 천산 주변의 사카족의 암각화가 그러한 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삼국사기>

김대문은 본래 신라의 귀족 자제로서 성덕왕 3(704) 한산주 도독이 되었다그가 전기 몇 권을 지었는데 그중 <고승전>, <화랑세기>, <악본>, <한산기등은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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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권 4에 실려 있는 김대문이 쓴 <화랑세기> 

 

<삼국사기>가 편찬(1145김부식)될 당시만 해도 <화랑세기>가 남아 있었다는 얘기다통일신라시대 김대문이 쓴 화랑들의 전기이다그러나 애석하게도 오늘날에는 전하지 않는다. '삼국사기'에 극히 일부가 인용되어 <화랑세기>라는 책이 있었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이었는데필사본으로 보이는 '필사본 <화랑세기>'가 1989년과 1995년에 발견되어 신라시대 연구에 획기적인 사건이 되었다.

1989년 부산에서 발견된 것은 32쪽짜리 발췌 필사본이고 1995년 공개된 162쪽짜리 필사본은 이것의 '모본(母本)'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필사본은 193040년대 일본 왕실도서관에서 일하던 박창화(1889~1962)라는 인물이 베껴 적은 것이다이 필사본 <화랑세기>는 540681년 화랑의 우두머리였던 풍월주 32명에 대한 전기를 담고 있다화랑의 남녀관계근친혼처첩 관계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매우 충격적이다.

 

신라 귀족 사회의 문란한 성관계와 근친혼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통해서도 이미 알려져 있었다진흥왕의 아버지인 갈문왕 입종은 조카 지소(갈문왕 입종의 형제인 법흥왕의 딸)와 결혼하여 진흥왕을 낳았다또 진흥왕의 아들인 동륜태자는 고모 만호(진흥왕의 여동생)와 결혼하여 진평왕을 낳았다진평왕 역시 사촌이었던 마야부인과 결혼했다또한 김유신의 여동생 문희와 김춘추가 혼전 임신하고 결혼한 사건은 매우 유명한 일이다게다가 김춘추와 문희 사이에서 태어난 딸 지소부인은 김유신과 결혼했으니 김유신은 조카와 결혼한 것이죠통일 이후에도 이러한 근친혼은 계속되었다신문왕은 김흠돌의 반란을 진압한 직후 김흠돌의 딸을 왕비 자리에서 쫓아내고김흠운의 딸을 새 왕비로 맞이했다김흠운은 무열왕 김춘추의 사위였으니 무열왕의 손자 신문왕과 무열왕의 외손녀가 결혼한 것이 된다또 효성왕은 자기 외할아버지 김순원의 딸즉 이모와 결혼했다.

 

신라 왕실에서는 혈통을 순수하게 보존하기 위한 근친혼이 많았다권력과 재산을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에게 호락호락 넘겨준다인간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종욱

고려나 조선의 역사가들도 화랑도를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서거정은 <화랑세기>를 보았을 가능성도 있다그런데 <화랑세기>에 나오는 화랑도에 대한 사실들은 전하지 않고 있다.

 

그 까닭은 무엇이겠는가두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하나는 왕 중심의 역사를 기술하는 <삼국사기>나 <동국통감등의 사서에서 화랑도는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다른 하나는 그들로서는 <화랑세기>에 나오는 이야기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웠기 때문일 수도 있다어쩌면 김부식이나 서거정 등은 <화랑세기>에 나오는 신라인들의 근친혼 등 유교적 윤리에 어긋나는 이야기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수 있다.


신라의 골품제도를 보면 왕족으로는 성골(聖骨)과 진골(眞骨)이 있다이 두 계급에서 왕이 배출되는데성골은 부모가 다 순수 왕족 혈통이어야 하고 진골은 부모 중 어느 한쪽이 반드시 왕족이어야 한다성골만이 왕과 함께 궁궐에서 대대로 살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며부모 중 어느 한쪽이 왕족이라 진골이 된 경우 그 당사자인 왕이 죽으면 궁궐에서 나와 살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골품제도 때문에 신라에서는 왕이 되고 그 자손이 궁궐에 남기 위해서는오직 직계 혈통의 왕족끼리 결혼해 성골을 유지해야 한다그러므로 성골로 왕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근친상간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따라서 이는 윤리적인 잣대로 따질 수 없는 당대의 신라 사회가 가지고 있는 규범이었다고 할 수 있다.

 

<삼국사기내물왕조

()를 취할 때 동성(同姓)을 얻지 않는 것은남녀가 다름을 두터이 하려 한 것이다그러므로 노공(魯公)이 성이 같은 오()에 장가들고진후(晉侯)가 성이 같은 네 첩을 가지자()의 사패(司敗)와 정()의 자산(子産)이 크게 나무랐다신라와 같은 나라는 동성과 혼인할 뿐만 아니라형제의 소생과 고종·이종사촌 누이들까지 데려다 아내로 삼았다비록 외국의 풍속이 서로 다르다고 할지라도중국의 예속으로써 이를 나무란다면 크게 잘못된 일이다흉노가 어미 자식 간에 붙는 것은 이보다 더 심한 일이다.

 


김부식의 시각은 비록 외국의 풍속이 서로 다르다고 할지라도 중국의 예속으로써 이를 나무란다면 크게 잘못된 일이라는 데 집약되어있다. ‘우리의 예속이 아니라 중국의 예속으로 비판한다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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