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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제 | 비트코인 웹소설 '누가 사토시 나카모토를 죽였나' (1) 내 이름은 사토시

사도시 기자 입력18-02-01 10:29 수정 18-02-0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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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웹소설 '누가 사토시 나카모토를 죽였나' (1) 내 이름은 사토시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불리는 사토시 나카모토를 둘러싼 이야기를 픽션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물입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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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회룡 

 

법정에 들어선 순간 많은 사람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베일에 싸인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격렬한 찬반 논쟁으로 이어졌다. 인파 속에는 애플, 페이팔의 중역들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도 있었다. 그들은 내가 만든 비트코인을 한때 칭찬했었다. 세간에서 비트코인이 투기로 끝나는 것 아닌가 생각했었다. 애플과 페이팔이 연달아 비트코인 결제를 채택하면서 비트코인은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았다. 빌 게이츠는 미래에 금융거래가 완전히 디지털화돼 공간 제약이 사라지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비용이 적게 드는 지급수단으로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역사를 쓴 주인공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저마다의 생각만큼 달랐다. 법정에서 판사가 내 이름을 불렀다.

 

“사토시 나카모토”

 

몇 년 전 내게 노벨경제학상을 주겠다는 이야기는 이제 쑥 들어갔다. 과거는 과거다. 이제 내겐 결백만이 중요했다.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를 꿈꾸었다지요.”

 

나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검사가 조목조목 내 죄를 밝혔다.

 

“이 세상을 엉망으로 만든 인물 1위로 선정된 기분이 어떤가요. 세상을 투기판으로 만든 장본인으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가요? 우리는 비트코인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시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일명 실크로드 사이트의 배후 조종자로서 시세를 끌어 올린 주역이었습니다.”

 

억울했다.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초기 인터넷 사업에 가장 수익을 많이 안겨준 것이 포르노 사업이었습니다. FBI에 의해 체포된 실크로드의 운영자 로스 울버리치가 당신의 정체를 이미 밝혔습니다. 마약, 해킹, 해적판 영상을 주로 거래하던 그 사이트에서 압수된 비트코인을 증거물로 제출하였습니다. 당신은 비트코인이 세기의 사기극이 되도록 실크로드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당신으로 보이는 남자가 수많은 여성과 성관계를 나누는 장면이 나오는 포르노물도 있더군요.” 

 

내 변호인은 항의했다.

 

“증명된 사실만 말씀하시지요. 그 사이트는 사토시 나카모토와 무관합니다. 그 사이트가 악의 소굴이고 비트코인 거래를 위한 커뮤니티 형성에 기폭제가 되었다고 해서 그를 비난해서 되겠습니까? 그는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암호화폐를 만든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로스 울버리치의 자백은 음모라는 설이 있습니다.”

 

듣고 있는 내내 잊고 있었던 사실들이 생각났다. 무관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생각하니 아무도 안 믿을 거란 생각에 말하기조차 힘이 들었다. 검사는 몇 가지 자료화면을 틀고 싶다고 했다. 판사가 승낙했다. 

 

“여러분들은 지금 시세조작을 본격적으로 한 실크로드 사이트를 보시고 계십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이 사이트의 실제 조종자였습니다. 일련의 치밀한 계획 하에 세간의 관심을 끌어 올렸습니다. 그 사건 이후 일반인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돈이 비트코인으로 향했죠. 그는 본인이 시한부 인생을 사는 인물이라고 주장합니다만, 믿지 못하겠습니다.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처할 통곡의 눈물을 생각하면 용서할 가치가 없는 인물입니다. 국가를 전복하려했고 혹세무민한 죄를 엄중히 다스려 국제사회에 경종을 올려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사기극이 벌어져서는 안 됩니다.”

 

검사는 얼마 전 터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이야기를 했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암호화폐 광풍이 살인 범죄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터키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피해자의 비트코인을 빼앗기 위해 저지른 범행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족들은 범행에 가담한 비트코인 투자자가 더 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추가 수사를 촉구했었습니다.”

 

쉬크뤼 메르트 에르소이란 젊은이가 터키 남서부 안탈리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동차 안에 있던 시신은 구타당한 상처와 함께 목이 졸린 흔적이 있었다. 경찰 수사 결과 에르소이는 함께 암호화폐에 투자했던 5명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공동 투자자들이 그를 살해한 뒤 비트코인을 가로채려 했다. 경찰은 이들이 에르소이를 살해한 뒤 그의 지문을 이용해 비트코인 기기의 보안을 해제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안 시스템을 완전히 해제하지 못해 범인들은 비트코인을 확보하지 못했다. 나는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사건이 꼬였을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해졌다. 

 

“여기 한 순수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원칙이 있는 삶을 추구한 사람입니다. 그의 기술 의도를 보면 그건 명백합니다. 우리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누군가를 처벌할 수 없습니다. 그가 경제에 해를 끼쳤다고요? 여기 반대되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내 변호인은 일본의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비트코인이 일본경제에 미치는 효과’란 보고서를 손에 쥐고 있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비트코인 투자로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증가할 거로 예상합니다. 부의 증가 효과로 일본 경제가 좋아진다면 그것은 사토시 나카모토의 공적입니다.”

 

검사는 한 시세판을 들고 나왔다.

 

“사토시 나카모토씨가 비트코인을 만든 후 세상은 정신병을 앓게 되었습니다. 자본주의를 탐욕의 결정판으로 몰고 갔습니다. 미성년자까지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한 사람을 처벌하지 않는다면 이게 정의입니까? 그는 역사상 가장 큰 버블을 만든 장본인입니다. 이 시세판을 보세요. 그가 비트코인을 만든 후 오늘도 부를 따라 많은 사람들이 온통 돈버는 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금융의 본질이 투전판입니까? GAIN이라는 암호화 화폐는 어제만 900%로 올랐습니다. 이름 모를 암호화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쪽박을 찬 투자가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강물에 투신하겠다는 댓글도 수시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엄마 안녕'이라는 문구를 쓴 젊은이들의 절규는 가슴을 찢어지게 합니다. 모든 게 사토시 나카모토가 초래한 일입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숨어 지낸 10년이란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스쳐갔다. 내 의도와 관계없이 사람들은 기술은 보지 않고 돈만 바라보았다. 내 의도와 관계없이 비트코인과 관련한 무수한 금융상품이 만들어졌다. 의도가 선했다고 항변하고 싶지만 이미 검사에게 한두 번 말한 게 아니어서 더 말하는 것도 힘이 들었다. 변호사에게 모든 것을 일임한 상태였다. 

 

“우리는 기술이 주는 편리함을 사랑합니다. 거래가 쉽고 비용을 절약한다면 칭찬을 해야지 왜 비난을 하나요. 비트코인 투자로 가격이 올라 행복해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렇게 배 아파 할 이유라도 있나요. 주식투자도 투기적 성격을 가진 것은 매 한가지입니다. 돈 벌겠다고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지 돈 잃자고 주식 투자하는 사람이 있나요?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투자를 강요하였나요? 그가 꿈꾸었던 세상과 현실 세상이 다르다고 그를 비난할 수가 있나요? 비트코인을 낳은 블록체인 기술은 이제 시작입니다. 그에게 죄를 묻는다는 것은 기술의 싹을 자르는 것이나 매 한가지입니다.”

 

속으로 울고 있었다. 나를 키워주고 사랑해준 모든 사람들의 얼굴들이 하나둘 생각났다.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검사의 공격은 계속되었다. 

 

“여기 비트 코인 갤러리에 올라온 자살 암시 글을 보세요. 휴매닉이라는 잡코인에 투자한 자가 올린 글입니다. 이게 사실이든 아니든 이런 글이 올라오는 게 문제입니다. 검사로서 비트코인 구매자들을 조롱할 의도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무수한 버블의 종말을 보아왔습니다. 물론 비트코인 가격이 버블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누군가 던지는 것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괜찮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계속 갈까요. 사회적으로 열기가 꺼진다면 수많은 자살자나 부작용 문제가 발생하지 말란 법이 있나요. 사토시 나카모토. 당신이 호기심이나 재미로 시작했을지 모를 블록체인기술이 유쾌하지 못한 장난이 되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그게 아닙니다. 나는 게임이나 도박을 즐기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럼 당신의 실체는 무엇입니까?”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변호인이 말한다. 

 

“게임이나 카지노도 자신들이 큰 피해가 없는 선에서 즐긴다면 그 역시 하나의 삶의 즐거움이 되는 것입니다. 스트레스 해소가 되고 삶의 작은 행복일 수도 있습니다. 내일을 살아가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말일 수 있겠습니다만, 범죄와 도덕은 구분이 돼야 합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그 어떤 부도덕한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 나는 어쩌면 인간의 욕망을 간과한 건지도 모른다. 미국, 독일, 프랑스는 가상화폐를 진화하는 위협이라며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려하고 있었다. 세계적으로 규제를 위한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검사와 변호사간 한참의 공방이 이어졌다. 판사의 구형이 내려졌다. 

 

“사토시 나카모토, 사형!”

 

모든 것을 잃은 나는 공중으로 붕 뜨는 느낌이었다. 고개를 저으며 팔로 아니라는 시늉을 했다. 갑자기 차가운 물이 얼굴에 닿았다. 꿈이었다. 현실과도 같은 이야기였기에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내가 겪은 일을 추억하며 세상을 향해 사토시 나카모토의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눈을 감고 나의 연인 아니타와 사랑을 나누던 시기를 회상하며 내 이야기를 담담히 시작하고자 한다. 세상에 대한 내 의도를 알리는 게 의무라는 생각에서다. 지금 이 순간 비트코인과 많은 암호화폐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자초지종을 하나도 빠짐없이 이야기 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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