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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피·악마 사진 찾아봤죠"...'역대급 살인마' 만든 배우 전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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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2-04 02:00 조회1,8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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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5원소‘의 전성기 시절 배우 밀라 요보비치 같은 신묘한 카리스마에 ’사탄의 인형‘의 섬짓한 장난기, ’추격자‘ 시절 하정우의 독보적인 호흡을 겸비했달까. 아니, 넷플릭스의 새 오리지널 영화 ’콜‘은 이런 비교 따윈 의미 없는 ’배우 전종서(아래)의 재발견‘이다. [사진 넷플릭스]

“촬영하고 집에 돌아가면 온몸에 열이 났어요. 각성된 상태랄지, 잠이 안 오고 몸이 불같이 뜨거웠는데 2주 정도 지나니까 적응됐죠.”

새 영화 ’콜‘(감독 이충현)에서 연쇄살인마로 변신한 배우 전종서(26)가 지난달 30일 화상 인터뷰로 들려준 얘기다. 영화는 각각 2019년과 1999년, 같은 집에 살고 있는 20대 서연(박신혜)과 영숙(전종서)이 20년을 거슬러 잘못 걸려온 전화로 뒤얽히는 타임슬립물. 전종서는 서연의 과거를 쥐락펴락하며 현재까지 옭아매는 영숙을 연기했다. 서연을 통해 자신의 앞날을 알게 된 그는 외딴집에 감금된 비련의 소녀 같은 모습에서 껍질을 깨고 나온 살인귀로 거듭난다. 코로나19로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 직행한 영화가 지난달 27일 공개되자마자 “역대급 악역”이란 호평이 잇따른다.
 

코로나19로 넷플릭스 직행한 영화 ‘콜’
‘역대급 악역’ 변신한 배우 전종서
칸 초청된 데뷔작 ‘버닝’ 이어 주연

피, 악마, 갇힌 여자 사진 찾아보며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파격 연기

이창동 '버닝'서 아프리카 춤췄던 그 배우

지난달 27일 새 영화 '콜'을 OTT 플랫폼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트로 선보인 주연 배우 전종서를 지난달 30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사진 넷플릭스]

첫 주연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데뷔작 ‘버닝’(2018)에선 이창동 감독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라며 오디션을 통해 발탁한 그다. 전작에서 저녁 노을 속에 반라로 아프리카 부시맨 춤을 췄던 자유로운 영혼이 이번 영화에서 증폭됐다. 푸에르토리코 영화 ‘더 콜러’(2012)의 리메이크작으로, 타임슬립 스릴러, 하우스호러의 익숙한 장르법칙이 엿보이는 영화에서 전종서는 어디로 튈지 모를 신선한 광기로 등장 장면마다 긴장감을 끌어낸다.  
그는 “제가 영숙을 이해해야 관객도 납득하리라 생각했다”면서 “되레 (영숙에게 당하는) 서연을 나쁜 애라고 생각하며 연기했고, 영숙의 행동에 끊임없이 타당성을 만들었다. 극의 흐름상 설득력이 생겼고 거기서 만들어진 힘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폭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전종서 동물적 애드리브, 매 테이크 달랐죠 

여고생에 대한 선입견을 섬뜩하게 반전시킨 단편 ‘몸값’(2015)으로 주목받은 뒤 이번에 장편 데뷔한 이충현 감독은 전종서를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아름다움”에 빗댔다. “영화 찍을 때 동선이나 표정, 대사도 거의 매 테이크 자유롭게 다른 애드리브를 보여줬다. 서연과 전화하다 싱크대에 주먹질을 하며 울컥, 욕하는 대사도 대본에 없던 것이다. 배우의 동물적인 움직임을 카메라가 따라가며 촬영했다”면서다. 
전종서는 “대본을 하나부터 열까지 잘게 쪼개 보고 머릿속에 충분히 시뮬레이션해서 현장에서 그 느낌만 갖고 상황에 ‘입수(入水)’했다”고 돌이켰다. “영숙은 극단적으로 변화하는 역할이었죠. 감독님과 완벽히 사전 작업을 하고 촬영장에선 연기에만 몰두할 수 있었어요.”
 

서태지 노래·유혈낭자 사진…몸 만들듯 찾아봤죠

“몸을 만들기 위해 음식을 먹듯” 영숙스러운 마음의 양식도 쌓았다. “자주 봐야 생각도 닮잖아요. 마치 몸을 만들기 위해 음식을 먹듯 시간 날 때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수집했어요. 새빨간 색, 분수처럼 피가 쏟아지는 장면 등 자극적인 사진을 많이 봤어요. 작은 악마, 독방에 갇힌 여자아이, 노란 우비를 입고 산속을 비 맞으며 빨간 배낭 메고 뛰어가는 작은 여자아이 뒷모습도 기억에 남아요.”

이 감독이 극중 영숙 캐릭터와 닮아서 선곡했다는 서태지의 메탈곡 ‘울트라맨이야’, 촬영 당시 유행했던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이리시의 “약간 기괴하지만 장난꾸러기 악동 같은” 노래에도 연기하며 많이 기댔다.  

매 테이크 새로운 연기를 선보였다는 전종서는 ’제가 현장에서 디렉팅을 주면 그 틀 안에 갇혀서 강박에 사로잡힐 정도로 촬영할 때 예민해지는 성향향임을 이충현 감독도 1회차 촬영 때 파악하고 저한테 맞는 디렉션을 주셨다.사전작업을 완벽히 하고 촬영장에선 합의된 상황에서 연기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사진 넷플릭스]

아이 같은 천진함부터 광포한 살인마까지,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그는 목소리로도 표현했다. 간혹 입에 힘을 쭉 뺀 어눌한 말투조차 섬뜩하게 변주한다. 40대 영숙의 장면도 직접 소화했다. “영숙의 현재 상태로 20년이 지나면 어떤 느낌일까에 초점 맞춰서, 현재 행동, 의상, 얼굴 분장, 흉터에 힌트를 얻어 더 여유로워지고 좀 문드러진 것 같은, 해쓱하고 좀 더 차갑고, 어둡고 표정이 좀 더 없는 단순 시크한 모습을 가져갔다”면서다. 
 

20대부터 40대까지 악역 소화한 배경엔…

영숙은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장면만큼 그 자신도 사정없이 폭행당하는 액션신도 있었다. 맞는 장면을 위해 2주간 몸 관절 쓰는 법을 전문가에게 배우기도 했다. [사진 넷플릭스]

“영숙의 파워풀한 모습 이면에 살짝만 쳐도 깨져버릴 듯한 얇은 유리 같은 모습도 많이 표현하려 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런 철저한 준비엔 ‘버닝’의 경험이 뒷받침됐다고 했다. “이창동 감독님이 ‘버닝’이 앞으로 모든 현장의 기준이 될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연기하고 매 테이크 모니터링하는 습관을 가지라셔서 ‘콜’ 때도 그렇게 하며 자기객관화가 됐다. 봤을 때 거슬리거나 과하거나 약하면 바로 고쳐서 다음 테이크를 갈 수 있었다”면서다.  
무엇보다 상대역 박신혜와의 호흡에 공을 돌렸다. 전화 통화만 하는 장면에서도 서로 현장에 나가 대사를 받아줬다면서다. “영숙이 폭발하고 포효하려면 신혜 배우님이 맞비례하게 달려줘야 했다. 저는 폭발하는 순간이 많았다면 신혜 배우님은 바닥을 쳐야 했고 매 회차 눈이 충혈되도록 울고 가셨다. 그 중심을 놓지 않고 가주셔서 저희가 균형이 잘 맞았다”고 귀띔했다.  
 

한국에 없던 파격, 섹시한 영화로 기억되길 

배우 전종서가 주연 데뷔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 꿈을 좇다 실종되는 해미 역을 맡아 유아인, 스티브 연과 호흡 맞췄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해외 관객들도 넷플릭스 전세계 인기순위 1위에 올랐던 영화 ‘#살아있다’의 박신혜와 칸 화제작 ‘버닝’ 전종서의 만남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 일반관객 신선도는 100% 만점에 80%을 기록했다.  
“‘콜’이 코로나로 개봉이 연기되면서 마치 김장하듯 묵혔다가 제일 맛있을 때 보여드리게 된 것 같아요. 그간 제작진이 더 완벽하게 편집하고 다듬었죠. 기존 한국영화에 국한되지 않은 스타일이라 오랜 시간 파격적이고 섹시한 영화로 기억되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계속해서 창의적이고 싶어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나 저다움을 많이 넣은, 새롭고 신선하고 파격적인 시도를 거침없이 도전해보려 합니다.”

'콜'에서 전종서가 연기한 영숙은 외딴 집에 감금된 상태다. 주변 인물들의 캐스팅도 탄탄하다. 영숙을 감시하는 엄마 역은 배우 이엘, 서연의 부모 역은 박호산과 김성령, 영숙과 서영을 잇게 되는 이웃 역은 오정세가 연기했다.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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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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