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저 국숫집 직원들, 악귀 사냥꾼이라고 소문났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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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2-25 02:00 조회1,11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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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히어로물 ‘경이로운 소문’
8회 만에 OCN 최고 9.3% 시청률
지구보다 주변인 지키는 소소함
삶이 팍팍할수록 판타지에 눈길
이승과 저승의 중간계인 융 역시 ‘인간적’으로 그려진다. 사방이 하얗게 빛나는 공간에 머무는 융인은 얼핏 신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환생 여부는 전적으로 파트너에 달려있다. 파트너가 사고 치면 함께 처벌받고 죽음까지 각오해야 하는 운명공동체인 셈이다. 충남대 국문과 윤석진 교수는 “한국은 리얼리즘에 대한 강박이 심한 편이어서 어느 정도 현실에 발을 디딘 상상력이어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3~2014)의 외계인이나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2016~2017)도 모두 인간의 모습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 윤 교수는 “그간 영화나 게임, 웹툰과는 달리 TV 드라마에서는 변방 취급을 받던 판타지는 남녀 영혼이 뒤바뀌는 설정의 ‘시크릿 가든’(2010~2011) 성공 이후 유행처럼 번져나갔다”고 덧붙였다.
경기대 문예창작학과 백경선 강사는 총론에서 “현실이 살기 어려워질수록, 현실에 대한 불만이 커질수록 판타지는 자주 소환될 수밖에 없다”며 “판타지를 통해서라도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불만을 해소하고 싶은 대중의 욕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짚었다. 가톨릭대 학부대학 백소연 교수는 “2010년대 이후 등장한 판타지 수사 드라마들은 공권력의 합리적 운용을 불신하고 도리어 그 질서를 위반하면서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욕망이 두드러진다”며 “OCN ‘뱀파이어 검사’ 1, 2(2011, 2012)와 ‘귀신 보는 형사 처용’ 1, 2(2014, 2015) 등은 지상파에서 선보이지 못한 과감한 주제의식과 독특한 표현 양식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채널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OTT 플랫폼이 다양화되면서 이 같은 변화는 더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박기수 교수는 “넷플릭스 등이 활성화되면서 세분된 취향이 중요해졌고 이들을 겨냥한 좀비 사극 ‘킹덤’ 1, 2(2019, 2020)이나 크리처물 ‘스위트홈’ 등이 다시 대중의 인기를 얻으면서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의 공포에 더해 내재한 욕망, 과거의 상처 등과 싸우는 경향성을 보이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김제현 상무는 “올해는 코로나 시국에 각박한 정서 때문인지 정통 수사물보다는 ‘경이로운 소문’이나 실종된 망자들이 모인 마을을 그린 ‘미씽: 그들이 있었다’ 등 인간의 선한 의지로 함께 아파하고 고군분투하며 대리만족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작품이 큰 호응을 받았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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