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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가스라이팅 당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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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05-09 15:26 조회5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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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가스라이팅 당하는 이유

   

◆ 사랑에 눈이 머는 이유가 결국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는 뜻인데, 조금 두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흔히 이야기하는 가스라이팅이 이런 것 아닌가요?

   

- 그렇게 볼 수 있어요. 가스라이팅의 뜻이 상대로 하여금 내 말을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과정이니까요. 

   

◆ 그런데 설득해서 상대가 내 말을 믿도록 만드는 것과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은 조금 다른 내용 아닌가요? 

   

- 달라 보이지만 근원은 같아요. 상대가 준비해 놓은 로맨틱한 분위기의 저녁 식사 자리를 통해 사랑을 느끼는 것은 분위기를 도구로 설득하는 경우이고, 말로 설득하는 경우에는 말이 도구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 결국 둘 다 신호라는 뜻인가요? 

   

- 예. 방법이 분위기든 말로 하는 것이든 둘 다 일방적인 내용을 전달해서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니까요. 

   

◆ 그러면 가스라이팅에 당하는 사람은 일방적인 내용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뜻인데,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요? 사람은 생각할 수 있는 두뇌가 있는데요.

   

- 분명 두뇌는 생각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교육은 쉽게 찾아볼 수 없어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니까요.

   

◆ 무슨 뜻이죠? 

   

-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샌델 교수처럼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생각을 하도록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 그 교수가 가르치는 과목이 정의에 대한 것이니까 정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겠죠.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서요. 

   

- 이런 훈련을 받은 학생들이 누군가 나타나서 ‘정의란 이런 것이다!’라고 주장하면 어떻게 할까요? 

   

◆ 일단 의심할 것 같아요. 그동안의 훈련이 정의에 대한 정의를 찾아가는 것이었으니, 다른 사람이 내린 정의를 의심하고 질문하지 않을까 해요. 

   

- 누군가의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겠죠? 반론을 제기하기도 할 테고요. 

   

◆ 가스라이팅이 먹히지 않겠네요?

   

- 맞아요. 이유와 근거를 찾아가는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가스라이팅이 소용이 없어요. 물론 가둬놓고 강제로 두뇌를 개조하는 경우는 조금 다르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의지로 상대의 말에 빠지지는 않는다는 거죠. 

   

◆ 그러면 가스라이팅에 쉽게 빠지는 사람의 특징이 혹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믿는 사람들인가요? 

   

- 아니요. 다른 사람의 말을 믿는다고 다 가스라이팅을 당하지는 않아요. 저도 집에서 아이가 하는 말을 일단 믿고 시작하는데, 그러면 제가 아이에게 가스라이팅 당했게요? 

   

◆ 그러면 어떤 차이가 있죠?

   

- 질문이요. 아이의 말을 믿고 받아들이는 것이 시작이지만, 이어서 아이의 말을 바탕으로 이유와 근거를 묻는 질문을 하죠. 

   

◆ 그건 의심이 아닌가요? 이유와 근거를 묻는다는 것은 곧 아이가 하는 말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묻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 아니요. 꼭 그렇지 않아요. 예를 들어 아이가 점심 먹은 흔적이 있는데 ‘너 점심 먹었니?’라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한다면, 일단 아이의 말을 믿어요. 그리고 ‘싱크에 음식 묻은 그릇이 있는데, 그러면 이 그릇은 뭐야?’라고 질문을 해요. 

   

◆ 그건 믿지 못하는 거잖아요. 분명 음식을 먹은 흔적을 보고 질문하는 것이니까요. 

   

- 그럴까요? 만일 아이의 답이 ‘간식 먹은 거야!’라면요? 

   

◆ 음, 실제로 점심을 먹은 게 아닐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 믿고 안 믿고의 차이가 아니라면 어떤 사람이 가스라이팅 당할 확률이 높나요? 

   

-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지식에 매달리는 사람과 답을 정해놓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어요. 

   

◆ 지식에 매달리는 것은 뭐고 답을 정해놓고 생각하는 것은 또 어떤 건가요? 

   

- 지식은 결과예요. 그러니까 네가 먹은 건 ‘점심’이다, 또는 ‘아니, 그건 간식이다.’와 같이 정해진 지식으로 접근하는 경우죠. 

   

◆ 잘 이해가 가지 않아요. 

   

- 앞의 예를 가지고 다시 설명하자면, 아이는 분명 ‘간식’을 먹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부모가 ‘너 점심 먹었잖아! 여기 그릇에 음식이 묻어있는데 왜 거짓말 해!’라고 이야기한다면 아이는 어떻게 될까요? 

   

◆ 자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니까 답답해서 울분을 터뜨리지 않을까요? 

   

-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었다면 말 그대로 전쟁이겠죠? 그런데 반대로 아이가 ‘내가 먹은 게 점심이구나!’라고 받아들이면요?

   

◆ 간식이 점심으로 바뀌는 건가요? 

   

- 예. 처음 나는 간식으로 생각했는데, 아빠의 주장에 의해 점심으로 생각이 바뀌는 거죠? 이 과정에서 내가 가진 간식에 대한 지식은 틀린 것이 되고 점심이 맞는 것으로 바뀌고요. 

   

◆ 지식의 맞고 틀림을 지적하면서 가르치는 교육이 곧 가스라이팅의 희생양이 되도록 만들 수 있다는 뜻인가요?

   

- 맞아요. 이유와 근거 찾는 질문이 빠진 상태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은 배우는 학생으로 하여금 가스라이팅 당할 확률을 높여요.

   

◆ 그러면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가스라이팅 당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겠네요? 

   

- 그러니까 하기 싫어도 시키니까 하겠죠? 돈에 가스라이팅 당하면 돈을 위해 타인을 해치기도 하고 사기도 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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