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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는 단어의 선택과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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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동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11-09 14:38 조회1,5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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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칼럼에서 주제를 객관적이며 구체적으로 서술하지 않았을 때 상대방은 주제를 벗어나서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며 나아가 논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객관적/구체적 서술 방법의 한 예를 필자는 제시 했습니다. 그런데 필자가 제시한 서술 방법을 적용하려 시도를 해보신 독자 분들이라면 아마도 이 방법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확인하셨을 것입니다. 비교적 간단해 보이는 방법이라도 실생활 적용이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칼럼에서는 단어의 선택이 객관적/구체적 서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 논쟁이 벌어지게 되는 또 다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단어의 선택과 객관적/구체적 서술의 관계를 예를 들어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여기 한 사람이 차를 운전하면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어떤 운전자가 차와 차 사이의 공간이 적어 다른 운전자가 양보를 해 주지 않으면 부딪힐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끼어들기를 시도 합니다. 이때 사람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까요? 아마도 욕설과 함께 ‘왜 저렇게 무리하게 들어오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험을 한 사람은 필자만이 아닐 것입니다. 여기서 ‘무리하게’라는 단어는 ‘차가 달리는 속도, 차와 차 사이의 공간 등의 상황을 모두 포함해서 위험하게 끼어든다는 것을 함축해서 표현하는 단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무리하게‘라는 단어는 자신의 힘에 부치는 것을 강행하는 다른 많은 경우에도 사용이 됩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한 표현이 얼마나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앞서의 예를 다시 생각해 보자면, 나에게 무리하게 보인 상황이라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무리한 상황으로 여겨질까요? 같은 상황을 보고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개인의 감정이 투영된 단어를 사용한 설명은 결국 개인의 주관적 관점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관적 관점에 근거한 설명이 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위의 예를 조금 더 확장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한 차에 두 사람이 타고 있었고 그 중 한 사람이 끼어들기를 한 운전자에 대해 ‘무리하게 끼어드네!’라고 했는데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그렇게 무리하게 끼어든 것도 아닌데 뭘 그래!’라고 답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두 사람의 대화는 어느 방향으로 진행이 될까요? 서로의 의견 차를 인정한다면 큰 소리 없이 대화가 마무리 되겠지만, 이전부터 감정의 골이 어느 정도 있었거나 서로가 자신의 의견을 관철 시키고자 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면 아마도 이 대화는 논쟁이나 싸움으로까지 번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한 사람의 주관적 관점을 표현하는 단어의 선택은 생각이 같으면 공감을 얻어 서로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화의 단절 또는 논쟁으로 번지게 될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객관적이며 구체적인 서술이란, ‘좋다/싫다’, ‘맞다/틀리다’ 등 여러 다른 상황에 적용되는 주관적인 단어의 사용보다는 인간이 지닌 오감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관찰한 그대로 서술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관찰한 내용을 객관적/구체적으로 서술할 수 있을 때 그 것에 공감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구별이 없어지고 나아가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글쓰기, 발표, 등이 가능해 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녀들이 논리적/객관적 관찰과 구체적 서술 능력을 키워가기를 바라신다면 ‘이것은 착한 일’, ‘저것은 못된 짓’, ‘이렇게 해야 해’ 등과 같은 주관적인 단어 또는 표현을 배제하고 객관적이며 구체적인 서술을 생활화해가는 것이 어떨까요?

 

 

글/민동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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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민동필 박사는 미 워싱턴 주립대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고 코넬대학의 의대인 웨일의과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쳤다. 이후 컬럼비아대학에서 연구원, 캐나다 국립연구소 연구원을 거쳤고 지금은 밴쿠버에서 교육연구소 ‘PonderEd’ 를 운영하고 있다.  <604-838-3467>  or starlee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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