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책] 그 가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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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순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9-12 16:35 조회2,00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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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이/시인(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멀리 고향엔
오빠와 함께했던
지난가을이 묻어 있어요
임상 실험 암
두 달씩 시한부 생명을
받아서 산다는 나의 오빠
그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온 힘으로 오르간 연주에
몰입하던 아름다운 모습
서로의 삶이 바빠
돌아보지 못했던
긴 시간이 아득하기만 해도
어릴 적 오빠 등에 어피고
오빠 손 잡고 따라다니던
보살핌받던 막네 동생
세월을 거슬러
그 시간의 잔잔한 오빠의
사랑이 이어짐을 느껴요
순간순간 어머니의
모습을 서로 풍기는 오누이
말은 안 해도 서로의 얼굴에서
엄마의 기억을 떠올려요
너무 오랜만에 만났어도
핏줄은 애틋한 마음을 이어주고
그 아침 시골길
오빠와 함께 걷던 그 가을 풍경은
나의 가을이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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