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겨울 요세미티의 또다른 재미 ‘자연설 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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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1-05 03:25 조회1,73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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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공원에도 스키장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국립공원은 많지만 알파인 슬로프와 리프트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요세미티(캘리포니아주)와 올림픽(워싱턴주) 국립공원, 단 2곳이다. 지난 겨울에는 심각한 가뭄으로 미국 서부의 스키장이 울상을 지었다. 대부분 자연설만 쓰기 때문이다. 다행히 올해는 눈이 많이 내려 국립공원 여행을 간 김에 빼어난 설질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게 됐다.
80년 역사의 캘리포니아 최고령 스키장 ‘배저패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는 스키장 ‘배저 패스(Badger Pass)’가 있다. 미국 국립공원은 자연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인공을 배제하지만 배저 패스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1932년 로스앤젤레스(LA)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만든 것이란다. 한데 LA는 뉴욕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멀쩡한 스키장을 놀릴 수 없는 노릇이어서 국립공원 측은 도로를 정비하고 시설을 보강했다. 캘리포니아 최초의 스키장은 호황을 이뤘다. 이후 레이크타호, 맘모스 등지에 수준 높은 스키장이 생겼지만, 설질만큼은 뒤지지 않아 배저패스의 인기는 여전하다.
스키장은 해발 2200m에 자리한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관광객 대부분이 머무는 요세미티 밸리는 해발 1200m다. 요세미티 밸리에서 스키장까지는 32㎞ 거리다. 자동차를 몰고 약 30분은 올라가야 한다. 겨울에는 4륜 구동차가 아니면, 체인을 챙겨가야 한다. 눈이 많이 오면, 4륜 구동차도 체인을 감지 않으면 아예 출입을 할 수 없다.
스키장은 크지 않다. 리프트 5개, 슬로프는 10개가 전부다. 리프트를 타고 오를 수 있는 최대 높이는 해발 2400m로, 스키장 베이스와의 표고차는 200m다. 가장 긴 슬로프는 640m다. 한국의 수도권 스키장보다도 규모는 작은 편이다. 초중급 코스가 대부분이어서 가족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그러나 100% 자연설인 만큼 한국 스키장과 설질을 비교할 수는 없다. 공휴일만 아니면, 사람이 많지 않아 리프트 대기시간은 제로에 가깝다. 규모가 작다고 우습게 보면 안된다. 눈이 가루처럼 날리는 파우더 스노(Powder Snow)여서 스키를 컨트롤 하는 게 쉽지 않다. 조금만 힘 조절을 잘못하면 무릎까지 잠기거나 눈 바닥에 뒹굴게 된다. 자연설에서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거대한 세쿼이아 나무를 끼고 도는 재미도 남다르다.
12월31일 현재, 배저패스 스키장의 누적 적설량은 76~121㎝다. 국립공원 측은 설질이 훌륭하다(Excellent)고 했다. 겨울에 요세미티를 가본다면, 스키를 신고 평생 잊지 못할 활강을 맛볼 일이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yosemitepark.co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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