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 뭘 사려고 하지마, 옷장 안에 답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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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11-23 11:46 조회2,68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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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새로운 옷은 없다. ”
사람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디자인은 이미 모두 나와 더는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단 의미로 패션업계에서 종종 쓰이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그 시즌에 꼭 사야하는 ‘잇(it) 아이템’ 대신 이젠 모두들 '잇 스타일'을 얘기한다. 비단 옷 뿐만 아니라 가방과 신발 등 그야말로 모든 패션 아이템을 믹스매치하는 '입는 법'이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자, 이제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지 말고 '어떻게' 입을지, 제대로 된 고민을 하자.
사람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디자인은 이미 모두 나와 더는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단 의미로 패션업계에서 종종 쓰이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그 시즌에 꼭 사야하는 ‘잇(it) 아이템’ 대신 이젠 모두들 '잇 스타일'을 얘기한다. 비단 옷 뿐만 아니라 가방과 신발 등 그야말로 모든 패션 아이템을 믹스매치하는 '입는 법'이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자, 이제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지 말고 '어떻게' 입을지, 제대로 된 고민을 하자.
WHAT(무엇)에서 HOW(어떻게)로 바뀐 패션
오버사이즈 트렌드 타고 레이어링 강세
다른 소재·컬러 섞는 믹스 앤 매치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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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트렌드 사라진 시대
복고, 오버사이즈, 스트리트패션, 애슬레저…. 올 겨울 트렌드라며 패션 매거진에, 또 백화점 쇼윈도에 등장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한 마디로 간단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메가 트렌드가 없기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오죽하면 트렌드가 없는 게 트렌드라는 얘기까지 나올까.
그렇다 보니 이제 패션계의 화두는 잇 아이템 찾기에서 스타일링으로 넘어갔다. 패션편집숍 10꼬르소꼬모·비이커의 강민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요즘 사람들은 최신 트렌드를 보여주면서도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남들이 다 입고 드는 옷이나 가방을 들 때조차 스스로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하니 자연스레 스타일링이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같은 옷이라도 어떻게 조합해서 입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옷이 되기도 한다. 또 남들이 미처 하지 않은 참신한 조합을 보여줬을 때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칭송받기가 더 쉽다.
그렇다 보니 이제 패션계의 화두는 잇 아이템 찾기에서 스타일링으로 넘어갔다. 패션편집숍 10꼬르소꼬모·비이커의 강민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요즘 사람들은 최신 트렌드를 보여주면서도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남들이 다 입고 드는 옷이나 가방을 들 때조차 스스로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하니 자연스레 스타일링이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같은 옷이라도 어떻게 조합해서 입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옷이 되기도 한다. 또 남들이 미처 하지 않은 참신한 조합을 보여줬을 때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칭송받기가 더 쉽다.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리다 지아니니가 떠난 이후 바닥으로 떨어졌던 구찌의 부활 역시 2015년 새로 부임한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획기적인 스타일링 덕이었다. 2015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미켈레는 구찌가 기존에 보여왔던 몸에 잘 맞도록 깔끔하게 재단한 고급스러운 옷 대신 다른 선택을 했다. 커다랗고 화려한 꽃무늬나 프릴·리본 장식이 가득 달린 블라우스 위에 어색할 정도로 큰 재킷을 입히는 등 벼룩시장이나 빈티지숍에서 구해온 것처럼 보이는 옷을 모델에게 섞어 입혔다.
과연 이게 먹힐까 싶지만 결과는 대성공. 쇼가 끝난 후 패션 관계자들로부터 엄청난 박수 갈채를 받았고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모델인 전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는 "잊고 있었던 패션의 즐거움을 찾아줬다"라고 호평했다. 이후 미켈레는 '스타일의 큐레이터'라 불리며 단숨에 패션계를 움직이는 거물로 올라섰다. 여기에 기다란 소매에 오버사이즈 코트, 어마어마하게 넓은 통의 바지를 셔츠나 후드티와 섞어 입힌 베트멍까지 가세하자 공식처럼 여겨졌던 기존의 점잖은 스타일링 법은 식상해졌다.
과연 이게 먹힐까 싶지만 결과는 대성공. 쇼가 끝난 후 패션 관계자들로부터 엄청난 박수 갈채를 받았고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모델인 전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는 "잊고 있었던 패션의 즐거움을 찾아줬다"라고 호평했다. 이후 미켈레는 '스타일의 큐레이터'라 불리며 단숨에 패션계를 움직이는 거물로 올라섰다. 여기에 기다란 소매에 오버사이즈 코트, 어마어마하게 넓은 통의 바지를 셔츠나 후드티와 섞어 입힌 베트멍까지 가세하자 공식처럼 여겨졌던 기존의 점잖은 스타일링 법은 식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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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사이즈 코트 안에 겹쳐 입기
올 겨울 유독 레이어링이 강조되고 있는 배경에는 ‘오버사이즈’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다. 몇 해간 슬금슬금 커지던 옷은 올 봄에 열린 발렌시아가·베트멍·알렉산더 맥퀸 등의 2017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정점으로 극에 달했다. 특히 코트와 패딩은 어마어마한 사이즈로 크고 길어져 그 안에 많은 옷을 껴 입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서수경 스타일리스트는 “오버사이즈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해도 큰 옷을 입는 것 자체만을 즐겼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큰 옷을 예쁘게도 입고 싶어한다”며 “3~4년 전만해도 몸에 딱 맞는 아우터가 인기라 안에 얇은 스웨터 한 장 입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는데, 아우터가 커지니 새롭고 다양한 스타일링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투가 넉넉하니 안에 입는 옷도 자유롭게 여러 가지 옷을 겹쳐 입어 멋을 낸다는 이야기다.
경량 패딩은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레이어링에 도전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유니클로를 시작으로 올해는 대부분의 SPA브랜드와 스포츠브랜드에서 경량 패딩을 대거 선보였다. 코트 안에 경량 패딩을 하나 더 입거나 아예 패딩 위에 패딩 조끼를 겹쳐 입는 '패딩+패딩' 스타일도 제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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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체크는 레이어링 모범답안
이번 시즌 패션업계에서 최고로 꼽는 레이어링 공식은 '체크 앤 체크'다. 말 그대로 체크 무늬가 들어간 아이템끼리 섞어 입는 방식이다. 예전같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스타일링이었지만 올해는 기본을 깬 스타일이 가장 세련된 스타일링으로 추앙받고 있다. 스웨터에 조끼, 바지, 코트 등 두 가지 이상을 체크로 입는 스타일이다. 이수진 앳코너 디자인실장은 "체크를 섞어 입을 때는 패턴의 강약을 조절해야한다"며 "상의나 하의 하나를 무늬없는 것으로 입으면 레이어링이 쉬워진다"고 조언했다.
글=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
[출처: 중앙일보] 뭘 사려고 하지마, 옷장 안에 답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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