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지에 적힌 조리법대로 조리한 것(왼쪽)과 양배추와 양파 등을 추가해 끓인 후 치즈를 얹어 오븐에서 조리한 똑같은 제품의 떡볶이. 채소를 추가해 양이 푸짐하고 치즈가 녹아 먹음직스러워보인다.
매콤달콤한 양념 속 말랑말랑한 떡이 있는 떡볶이. 국민 간식이라는 애칭답게 동네마다 유명 떡볶이 가게나 프랜차이즈 떡볶이 전문점이 몇 개씩이나 있을 정도로 한국인에게 친숙한 요리다. 요즘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도 간편식 떡볶이가 인기몰이 중이다. 국물 많은 국물떡볶이부터, 테이블 위에서 바로 끓여먹는 즉석떡볶이, 간장 양념의 궁중떡볶이 등 종류가 다양해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양배추·양파로 소스 깊은 맛 더하고
체다·모짜렐라 치즈로 먹음직스럽게
간편식? 엄마표? 떡볶이 맛 승자는!
이마트에서는 24종의 간편식 떡볶이 제품을 판매중인데 이중 PB브랜드 피코크에만 '어묵이 들어있는 국물떡볶이''즉석떡볶이 매콤한 맛''즉석떡볶이 궁중식''신당동식 떡볶이''순대가 들어있는 국물떡볶이''엄마기준 떡볶이타임 레드' 등 6종이 있다. 떡볶이 제품이 이렇게 다양한 건 그만큼 찾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신경수 이마트 떡볶이 담당 바이어는 "떡볶이는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 떡볶이 양념의 종류는 물론 그 안에 들어가는 만두·라면·밥·치즈 등 토핑에 대한 선호도 매우 다양하다"며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떡볶이 중 아무래도 간장 양념보다는 고추장이 들어간 매콤달콤한 양념과 어묵 토핑이다. 피코크 제품 중에서도 '어묵이 들어있는 국물떢볶이'(이하 어묵 국물떡볶이, 2014년 3월 출시)가 가장 잘 팔린다. 도톰해서 씹을 때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사각어묵(50g)이 들어있다. 또 국물 떡볶이소스(80g)가 적당히 매워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떡볶이의 주인공인 떡은 말랑말랑한 식감의 쌀떡(300g)을 사용했다. 이외에 참깨와 대파 고명(1g)이 같이 들어 있다.
피코크가 내놓은 6종의 떡볶이 중 가장 잘 팔리는 '어묵이 들어있는 국물떡볶이'. [사진 이마트]
가격은 4150원(431g)으로 시중에서 파는 떡볶이보다는 아무래도 가성비가 좋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죠스떡볶이에선 1인분(370g)이 3000원. 간편식은 물 300g을 추가로 붓고 조리하기 때문에 요리 후엔 700g이 넘는다. 성인 두 명이 먹어도 충분한 양이다. 완성된 떡볶이를 기준으로 100g당 가격을 비교하면 죠스떡볶이는 810원, 국물 떡볶이는 567원이다.
봉지에 든 재료만으로 조리해보고,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재료를 추가해서도 만들어본 후 둘을 비교했다.
라면 끓이듯 7분이면 완성 우선 포장지에 적힌대로, 원래 들어있는 재료로만 조리했다. 봉지 라면 끓이는 법과 비슷했다. 물에 헹구어 건져낸 떡을 냄비에 소스, 어묵, 물(300g)과 함께 넣고 끓인다. 눌러붙지 않게 저어가며 5~7분 끊인다. 마지막으로 동봉된 참깨와 대파 고명을 넣은 후 그릇에 담으면 된다.
간편식 떡볶이는 냄비에 물과 떡볶이, 어묵, 소스를 넣고 5~7분 끓이면 된다.
완성된 떡볶이는 시중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국물 떡볶이와 비주얼이 똑같았다. 맛도 무난했다. 떡과 어묵에 소스가 잘 배어있었다. 다만 쫄깃한 식감의 어묵과는 달리 떡은 조금 질겼다. 소스는 맵지 않고 달았는데, 단 맛이 인공적으로 느껴져 아쉬웠다.
봉지에 든 재료만으로 요리했다. 시중에서 파는 떡볶이와 비슷했다.
양배추·치즈로 비주얼 업그레이드사먹는 게 아무리 맛있어도 어쩔 땐 집에서 먹던 덜 전문적인 느낌의 손맛이 그리울 때가 있다. 떡볶이도 마찬가지.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주는 떡볶이는 밖에서 파는 떡볶이와 다른 특유의 맛이 있다. 가게에서 파는 떡볶이가 달거나 매운 맛으로 강하게 유혹하다면 엄마표 떡볶이는 맛 불문 채소가 듬뿍 들어있어 정성으로 사람을 끌어당긴다. 그런 맛을 간편식으로도 재연할 수 있을까. 물론. 많은 재료를 더 넣을 필요도, 또 번잡스런 과정을 더할 필요도 없다.
냉장고 속 양배추·양파·대파만 있으면 충분하다. 세 가지 모두 한 주먹 정도씩 준비해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배추와 양파는 채썰고, 대파는 어슷썬다. 원 재료로 요리할 때처럼 물에 헹구어 건져낸 떡을 소스, 어묵, 물과 함께 냄비에 넣고 끓인다. 한 번 끓어오르면 양배추와 양파를 넣는다. 마지막으로 떡이 다 익으면 대파를 넣는다. 채소에서 나온 단맛이 국물에 배어 국물 맛이 더 깊어지고 양배추·양파 등 채소의 아삭한 식감까지 즐길 수 있다. 만약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소스를 넣을 때 매운 고춧가루 한 숟가락을 더 넣어주면 된다.
하지만 비주얼은 여전히 어딘가 허전해보였다. 이때 필요한 게 치즈다. 모짜렐라와 체다 치즈를 골고루 뿌린 후 오븐 또는 전자레인지에서 5분 정도 조리한 후 파슬리 가루를 뿌려 내면 완성된다. 푸드스타일리스트 문인영 101레시피 대표는 "간편식 그대로 먹었을 땐 떡볶이 양념 맛이 너무 강하지만 채소를 조금만 더 넣어도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운 맛이 난다"며 "오븐에서 치즈를 녹이는 동안 떡도 식감이 부드러워져 더 맛있어졌다"고 말했다.
떡볶이에 치즈를 올릴 땐 하얀색 모짜렐라 치즈와 노란색 체다 치즈를 함께 넣어야 더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치즈 양은 취향에 따라 조절한다. 다만 포크로 떡볶이를 찍어서 들어올릴 때 쭉 늘어나는 비주얼을 상상하며 그릇 위에 수북히 쌓는 건 피해야 한다. 주인공인 떡볶이가 가려질 뿐 아니라 이 정도 양의 치즈를 녹이려면 오븐에서 15분 이상 조리해야 하는데 그 사이에 떡이 불거나 떡볶이 맛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빨리 조리하고 싶다면 오븐 대신 전자레인지를 추천한다. 오븐처럼 예열할 필요가 없는 데다 치즈가 더 빨리 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