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책] 민들레로 여민 봄날-이승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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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승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05-17 11:49 조회16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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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돈 (시인, 캐나다 한인문학가협회 회원)
민들레로 여민 봄날
기다림도 힘이 되곤 할 땐
누군가 뿌리치고 간 온기조차
봄이라 다 일러주고 싶다
스스로 터득하거나 길들지 못한
세상이란 넓은 이치 때문에
눈을 뜨고서도 못 보았던 날들은
더는 봄이라 부르지 말자
혼자서 골몰해선 도무지
마음조차 때론 읽을 수 없어
날마다 나를 가볍게 여민 뒤로만
세상 밖으로 보낼 수 있었다
부질없는 허물은 귀로 걸러두고
머리 위로 낳은 자식들아
긴 겨울 네게 줄 당부의 말도
올 한해 염려밖에 없고
나중 일들은 또 바람에게 맡기자
멀리 등 떠밀릴수록 이마엔
가파른 경험이 쌓일 테고
깊게 치유된 상처 난 가슴일수록
견고한 기쁨들이 고여든다
그런 후면 우리들 함께 보낸
기다림의 마른 봄날 역시
슬픔뿐이었다고 단정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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