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 나전칠기 시계로 바젤월드 완판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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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1-10 11:40 조회2,74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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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만 만들 수 있는 시계가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나전칠기라는 전통공예에서 길을 찾았습니다.”
김한뫼 엠오아이(MOI)워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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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 빛깔과 보존성 높은 나전칠기
나전칠기의 가장 큰 장점은 천연 자개 고유의 빛깔과 뛰어난 보존성이다. 김 대표가 만드는 시계는 하나도 같은 게 없다. 자개마다 무늬와 빛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옻을 발라 열과 습도에 강하다. 수백 년 전 만들어진 나전칠기가 아직까지도 옛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처음은 쉽지 않았다. 기존의 나전칠기는 나무 위에 붙이면 된다. 그러나 시계의 경우 금속판 위에 하려고 했지만 자개와 옻이 붙거나 잘 마르질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3년 넘게 시간을 바치며 새로운 건조 방식과 접착 방식을 찾아냈다. 또 다른 문제는 두께였다. 자개를 얹어야 하고, 옻칠도 여러 번 해야 하니 시계가 두꺼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끈질기게 연구와 제작을 거듭했다. 결국 옻이 자개를 품고 있는 형태로 시계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 나전칠기와 달리 자개가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는 게 아니라 높낮이가 평평하다. 코팅을 더할 수 있어 일부러 강한 둔기로 내리치지 않는 이상 깨지지 않는 내구성 역시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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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월드서 관람객·바이어 높은 관심
“스위스 시계 역사를 길게 보면 300년인데 한국의 나전칠기 기술은 1000년이 된 기술이라고 당당히 말했습니다. 사실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이 거북선 동전을 가지고 해외에서 선박 수주를 받아온 일화에서 영감을 얻었죠. 놀라워하던 관람객과 바이어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김 대표의 시계 제작 실력과 이런 당당한 모습을 눈여겨본 이가 있다. 스위스 독립 시계 브랜드 아르티아의 대표 이반 아르파다. 아르파는 스마트워치인 삼성 갤럭시 기어S3의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아르파가 바젤월드에서 완판된 경우는 처음 본다며 나에게 협동 작업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조립용 장난감에서 시작해 라디오ㆍ컴퓨터 등 기계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뜯어서 구조를 살피고, 다시 만들기를 반복했다. 그 중에서도 시계에 가장 큰 흥미를 느꼈다. “시계를 뜯었다가 다시 조립한 뒤 태엽을 감아주는데 마치 생명을 불어넣는 듯한 느낌을 받았죠. 자세히 보면 작은 우주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푹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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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학 양성 위해 강좌 개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나전칠기 시계로 바젤월드 완판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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