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책] 밤의 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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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병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1-22 09:05 조회1,60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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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수 / 시인. 소설가
부러진 빛의 살대를 바위에 잠그고
둥지를 트는 달빛
바위살이 맑아온다
바람소리 만으로 나뭇잎의 개수를 짐작하는
물소리
물소리는 바람찍인 윗목을
아슬아슬 손젓고 간다
꽃과 꽃 사이의 간격을
알기 위해 부는 바람
나뭇잎 마다의 행방을 알기 위해
부는 바람
바람이 방향을 가른다
산은 마주 보되 서로 마주치지 않으니
산줄기 어디에고
달빛이 내릴 집 한 채
풀잎 하나 촛대 위에 꿰여온다
바람 한 장 칠색으로 가르고
그 각각의 색환을 가르키는 손가락
개암나무 아래서 개암을 터는
달빛의 길이는 몇 치인가
바람 한 장에 흔들리는 방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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