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바다건너 글동네]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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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경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6-24 08:07 조회1,02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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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제목부터 쓰고 글을 쓰려 했지
신발에 대해 쓰고자 했으니
신. 발. 이라고
그런데 신발창에는
꺾쇠 모양 흙 딱지가 끼어있고
구닥다리 먼지가 수북한데
홀연히 흙뭉치가 떨어지는 바람에
신발은 시발이 되고 말았던 거지
깜짝이야
민망함에 누가 볼까 어서 뜯어고치려는데
바로 이 시발에서
사람 사는 냄새가 진동하는 거야
밖으로든 안으로든
매콤한 격정을 그렇게 토하듯 재채기하면서
안 그런 척 입 닦는 것조차
우린 너무 닮은 거지
뒤꿈치는 걸어간 만큼
성숙을 남긴 후 기울고
은비늘 탱탱하던 표피는
나잇살로 주름 가득함이
우리 모두 사실인 것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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