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 레드와인을 차갑게? 여름철, 시원한 와인의 색다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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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7-31 03:00 조회1,05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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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와인낫?] (14)
레드와인을 시원하게 해서 마시면 좋은 점이 있다. 첫째, 숙성이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확 풀어진 느낌보다는 단단한 구조감(structure)을 느낄 수 있다. 구조감은 설명하기 어려운 용어지만, 김치로 치면 오래 묵힌 신 김치가 아니라 막 양념을 해서 버무린 겉절이같이 단단하고 탱탱한 느낌이다.
둘째, 낮은 온도에선 알코올이 덜 느껴져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셋째, 당연한 얘기지만 더운 여름에 시원하고 상큼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016년 한국소믈리에대회 우승자인 양윤주 소믈리에는 “피노누아와 같은 레드와인을 차갑게 해서 마시면 딸기·크랜베리·체리 등 붉은 과일향이 더욱 신선하게 발산된다”며 “다만 너무 차게 하면 떫은맛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적당히 온도를 낮춰 마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푹푹 찌는 여름, 3만원 이하 가격으로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레드와인 3종을 소개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아름다운 항구도시인 몬테레이의 서늘한 기온과 강한 바람, 아침 안개와 낮 햇살 등 다채로운 환경이 합쳐져 꽃과 체리와 딸기 등 과일향이 잘 어우러져 있다.
그러면서도 누구의 입맛에도 무난하게 맞아 피노누아를 처음 마셔보거나 집에서 가볍게 마시는 데일리 와인을 찾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한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가성비 좋은 와인’이라며 SNS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맛보니(여·42) “맑고 가벼우면서도 레드와인 특유의 균형감이 잘 잡혀있어 평소 할인행사 때 자주 사서 마시는 와인이다. 그런데 냉장고에 30분 정도 넣어뒀다 마시니 오히려 부드럽고 풍부한 끝 맛으로 넘어가던 느낌이 줄어버렸다. 다시 실온에 좀 두니 그 맛이 살아나고 청량한 과실향도 확 퍼졌다. 이 와인은 조금만 차갑게 해서 마실 것!”
배비치 블랙라벨 말보로 피노누아
‘배비치 블랙라벨 말보로 피노누아’는 붉은 과실향도 풍부하지만 상큼한 산도와 미네랄(젖은 돌에서 나는 짭조름한 맛)이 도드라져 피노누아 치고 제법 농밀한 맛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양념이 강한 한국식 고기류나 피자 등과도 잘 어울린다. 부드러우면서도 레드와인다운 레드와인을 즐기고 싶을 때 좋은 피노누아다.
▶맛보니(남·38) “프랑스 피노누아는 좀 밋밋하다고 느꼈는데, 이 와인은 피노누아 치고 꽤 강렬한 쏘는 맛이 느껴져 좋았다. 너무 차갑지 않게 냉장고에 딱 10분만 뒀다 마셔봤는데, 온도를 낮추니 ‘강한 부드러움’이 확실히 더 뚜렷해지고 그냥 마셨을 때와 다른 와인같아 색달랐다.”
메디치 에르메테, 콘체르토 람부르스코 레지아노
메디치 에르메테는 대표적인 람브루스코 생산자로,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메디치 가문과 뿌리가 연결된 곳이다. ‘메디치 에르메테 콘체르토’는 엷은 루비색의 잔잔한 기포가 부드럽게 혀를 감싸면서 딸기류의 과일향과 꽃향기가 오래 남는다. 성악가 고(故)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즐겨 마셨고, 와인 작가 닐 베게트가 ‘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와인 1001’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맛보니(여·39) “잔에 따랐을 때 엷은 핑크빛 기포가 너무 아름다운 와인. 스파클링 와인이라서 차게 해서 마셨는데 이 더운 여름의 꿉꿉함을 날릴 만큼 상큼했다. 특히 달지 않은데도 과일 향이 풍부하고 알코올 도수도 낮아 술을 잘 못 하는 분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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