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예정원] 사랑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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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순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7-13 08:16 조회67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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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배 / 캐나다 한국문협
마을버스는 좁은 길들을 구불구불 돌아
섰다가 떠나고 떠났다 다시 선다
차창 유리창에 둥근 빗방울이 맺혀 있다
주루 룩 미끄러져 내린다
다시 그 자리에 물방울이 맺힌다
그 모양이 사랑스럽다
달리는 창밖으로 젊은 남녀가 두 손을 잡고
한 손은 머리에 얹고 웃으면서 뛰어간다
그 모습이 사랑스럽다
앞좌석에 앉은 젊은 사내의 짧게 깎은 뒷머리와
목덜미가 싱그럽고, 그 곁에 앉은
아가씨의 비에 젖은 긴 머리가 사랑스럽다
빗길에서 기다리던 소년이 차에서 내리는 엄마에게 다가와
우산을 받쳐준다
한 우산 속에 사라져 가는 그 모자의
모습도 사랑스럽다
할머니와 손녀가 우산을 받고 서 있다
손녀는 차에 올라 할머니를 향해 손을 흔든다
그 환한 미소가 사랑스럽다
코로나 시국으로 어수선한 이때
세상은 여전히 사랑비가 내려
오늘도 내 가슴엔 작은 파문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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