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 [라이프 스타일] 삼겹살의 품격 … 향 강한 신선육 vs 고소한 숙성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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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1-30 22:17 조회2,19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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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처럼 육질·숙성기간 다양해져
소비자 까다로운 입맛 따라잡기
마트·식당 차별화, 매출도 껑충
식당가에서 숙성삼겹살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마트의 숙성삼겹살 출시를 부추겼다. 실제 만덕식당·화포식당·숙달돼지 등 숙성삼겹살 전문식당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지난 26일 화포식당 시청점은 매서운 한파에도 불구하고 오후 6시 무렵 예약석인 2개의 테이블을 제외하고 만석이었다.
도축 4일 내 판매하는 초신선 삼겹살
초신선부터 숙성까지, 삼겹살이 이렇게 다양해지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선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진 점을 꼽았다. 이마트축산바이어 문주석 부장은 “과거엔 삼겹살이라고 하면 한 가지 종류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브랜드가 다양해지고 숙성 등 저마다 차별화된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돼지고기 시장이 판매자에서 소비자로 그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앞으로도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업체간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신선육은 그릴에서, 숙성육은 팬에서
숙성삼겹살과 초신선삼겹살은 정말 맛이 다를까. 생산·유통 방식을 다르게 했어도 맛이 비슷하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결국 마케팅 수단에 속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더 플라자 호텔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투스카니의 오창범 셰프, 중식당 도원의 김창훈 셰프, 일식당 무라사키의 최홍열 셰프 등과 함께 이마트의 숙성삼겹살과 정육각의 초신선삼겹살을 각각 그릴과 팬에 동일하게 구운 후 맛을 비교했다.
세 사람의 의견은 동일했다. 먼저 초신선육에 대해선 “고기 특유의 육향이 강하고 삼겹살 특유의 맛이 살아있지만 풍미는 약하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숙성삼겹살에 대해선 “첫 풍미는 약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면서 식감이 부드럽다. 다만 눈을 감고 먹으면 목살과 구분이 안될 만큼 지방 특유의 맛이 약해져 부위별 특징을 느끼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굽는 법에서도 차이가 났다. 초신선삼겹살은 고기 특유의 냄새가 있어서 그릴에서 구워 불향으로 냄새를 잡아주는 게 좋다. 허브 등을 넣어 함께 구워도 좋다. 반대로 숙성육은 어떻게 구워도 맛이 좋다. 다만 그릴 보다는 팬에 굽는 게 좋다. 오창범 셰프는 “그릴의 불향이 숙성하며 끌어올린 삼겹살의 풍미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팬에 구울 것”을 추천했다.
셰프들은 구이가 아닌 여러 종류의 요리에 사용한다면 초신선돼지고기가 더 적당하다고 했다. 이유는 돈향이다. 김창훈 셰프는 “동파육처럼 장시간 졸여 고기 식감을 부드럽게 하는 조림이나 찜은 숙성하며 부드러워진 숙성육이 맞지만, 이를 제외한 볶음이나 구이 요리는 짧은 시간 내에 돼지고기 특유의 향을 빨리 뽑아내는 게 관건이므로 돈향이 살아있는 초신선삼겹살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라이프 스타일] 삼겹살의 품격 … 향 강한 신선육 vs 고소한 숙성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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