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가 산책] 말 동무 삼기 > LIFE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LIFE

문학 | [문학가 산책] 말 동무 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승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9-28 09:06 조회1,515회 댓글0건

본문

 

 

            - 제주 만나서

 

 

 

                                               이 승 돈(시인. 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반딧불이 인도하는 길 반경 내

 

낚시 간 저수지 인근 젖은 풀밭

 

 

 

어린 말을 말뚝에 묶어두고

 

주인은 제 집으로 잠들러 갔다

 

 

 

한 움큼 들꽃 집어 환심 사렸더니

 

고개 내저으며 땅 긁는 품이

 

불청객 따윈 범접 말란 태세다

 

 

 

이제나 저제 나도 딴청 부리며

 

어신(魚信) 없는 떡밥 개다가 보니

 

 

 

저만큼 던져놓은 쑥부쟁이 망초 따위

 

어느새 콧김 방긋 호기심 갖는 낌새

 

 

 

슬며시 다가 콧등 악수 말 트는 사이

 

목덜미까지 내주는 게 사뭇 황감하다

 

 

 

이후로 친구 삼아 재롱 떠는 망아지

 

낮길 지나며 경적 울릴 때도

 

나임을 알아채고 기뻐 설쳐 나댄다

 

 

 

떼어놓은 젖먹이 마음 쓰인 어미처럼

 

밤배 불 밝힌 오밤 그를 찾아 나서면

 

망아지는 어떤 꿈 꾸다 새로 깼는지

 

 

 

혼자 심심치 않더냐고 머리 쓸 땐

 

괜한 걸 왜 묻느냐고 등 떠미는 그와

 

 

 

아침을 걷어갔던 안개들이 다시

 

개펄 밀물 흥건한 별 이슬 데리고

 

밤 이부자리 펴놓는 풀 더미 속에서 

 

 

 

벌레소리 한참은 귀 기울이거나

 

 

달 오름 민둥산을 오래도록 지켜봤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LIFE 목록

Total 5,760건 4 페이지

이미지 목록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